“교실은 붕괴됐고 사교육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교사와 학생 간의 끈끈한 정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교사들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일선 교사들은 교육당국에 할 말이 많았다. 7차 교육과정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게 평가다. 불만은 교육 정책에 집중됐다. 빨리 제도를 고치지 않는다면 학교 교육의 미래는 없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서울 ㅅ고 교사 김모씨는 “7차 교육과정은 학습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로 출발했지만 정작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양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 수업을 충실히 해도 내신, 수능, 논술 모두를 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문은 길어지고 문항도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ㄷ고 교사 박모씨는 “고교 교육과정이 대학입시에 빨려들어가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과 ‘수능 시험을 보는 과목’ 간의 괴리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씨는 “현재 방식으로는 수업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는 학생만 더 늘어나는 등 교실은 황폐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ㄱ고 교사 최모씨도 “교육 당국에서 현 정책을 고수할 바에는 차라리 이전의 예비고사, 본고사 체제가 더 낫다”고 주장했다. “이전에는 과목에 따라 점수 차는 있었지만 학생들이 수업을 열심히 들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설명이었다. 학력과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 풍조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ㄱ고 교사 김모씨는 “선진국의 경우 일찍부터 취업을 할 것인지, 진학을 할 것인지가 결정되지만 우리는 ‘일단 대학만 가고 보자’는 인식이 너무나도 공고하다”며 “대학을 가지 않아도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ㅇ고 교사 이모씨도 “학벌 위주의 사회가 타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대학 서열화가 존재하는 한 입시와 교육 정책이 어떤 식으로 바뀌어도 고3 교실은 삭막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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