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네킹 > 새마을 학교에 대한 추억-입학

1월 중순이 되면 굳게 닫혀있던 교무실 문이 열리고 얼어붙은 교무실 난로는 석유 몇 방울에 몸을 녹이고 온기를 되살려 낸다.

그동안 만나지 못해 밀렸던 이야기가 교무실을 가득 메우고 학교 운영에 관한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학생 모집에 들어간다.

모집광고에 대한 초안 작성과 더 많은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원서를 준비하여 인쇄소에 맡기고 모집광고문이 마련되면 여기 저기서 자전거를 구하고 풀을 끓여 그릇에 담는다.

몇 개 조로 편성하여 이리시를 분할 한 다음 시내 구석구석을 누비며 광고게시판, 전신주, 벽 등에 무언가 붙어 있는 곳이면 하나고 남김없이 붙이고 다닌다.

그것도 근로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을 중심으로 붙여 나간다.

학생을 통한 모집이 모집이 가장 중요하여 재학생과 졸업생들을 동원해서 새마을 청소년학교를 홍보한다.

다른 야학에 인원을 빼앗기지 않아야 학교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전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교무실을 개방하고 3-4교대로 근무를 한다.

찾아 오는 학생들에게는 배움의 필요성과 우리 학교의 장점 그리고 단점을 이야기 해 준다.

그래도 장점이 주로 이야기 되지만.....

그리고 2년동안에 3년간의 과정을 마치기 때문에 수업 부담이 있으며 검정고시를 보아야 한다는 설명도 함께 해 준다.

낮에 시간을 내서 시내를 돌아다니며 홍보물을 붙이고 밤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게 되면 뱃속이 출출해 진다.

그 때 가장 우리가 먹는 훌륭한 음식은 순대국밥.

순대국밥에 묵은 김치를 쭉찢어 걸쳐 먹은 그 맛이란!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나지만 실제 먹어 보면 그당시의 느낌이 나지 않는 것은 시간의 흐름때문일까!

2월말이 되면 교무실도 취업이나 군입대 등으로 선생님들고 바뀌게 된다.

새로 들어오는 선생님들은 모두가 각오들이 대단하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보수가 있는 것도 아닌데.

젊음 그 하나만의 열정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보람된 일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3월이 되고 입학식이 시작되면 모두가 새롭게 만나는 친구들 그리고 교실.

교과서도 학생수에 맞게 구입하고 나누어 주고 환경정리도 하면서 교복은 없지만 새롭게 시작한 학창시절이 꿈처럼 느껴지는 시기이다.

그당시 신상훈 산부인과원장님이 새마을 청소년 학교 교장선생님이셨었다.

학생들을 위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학교 운영비의 대부분을 도맡아 학교 운영에 도움이 많이 되었었다.

지금쯤은 많이 주름진 얼굴이 되어 있을 것 같다. 그래도 그 모습을 한 번 보고싶다.

아마 우리들 얼굴은 잊지나 않으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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