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네킹 > 평범한 아이들의 보통 이야기
사립학교 아이들
커티스 시튼펠드 지음, 이진 옮김 / 김영사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립학교! 우리의 사립학교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귀족화된 학교. 영국이나 미국에서 가끔 소설에 나타나기도 하고 캔디처럼 만화에 등장하는 학교. 이 곳에 자신이 원했지만 입학허가가 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지원하고 기다리다 덜컥 합격통지서와 장학금 지급대상자가 되어 시작되는 보통 소녀 ‘리’의 학교생활기이다.


학교에서 조용한 생활을 영위하다가 동급생과의 만남 그리고 암살자 놀이 등과 같은 상급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성장해가는 줄거리이다. 학교생활이란 것은 우리의 모습이나 그들의 모습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여기저기에서 느낄 수 있다. 사랑에 대한 표현도 적극적이지 못한 ‘리’의 기숙사와 학교생활은 너무 고독한 모습이 그려지고 있어 답답함을 느끼게 하였다. 신준이라는 한국학생의 이야기가 가끔 등장해 조금은 그 모습을 기대하게 한다.

 

'리'의 수업시간 모습을 보여주는 예의 하나로 체육시간에 짝을 지어 하는 경기에서 혼자 짝을 찾지 못하던 중 ‘콘치타’라는 친구와 함께 수업을 받고, 지금까지 자전거도 타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전거타기를 가르쳐주면서 가까워지는 모습은  그들만의 사람 사귀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남자 친구와의 만남이나 관계도 자신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짝사랑하던 ‘크로스’가 취한 모습으로 자신을 찾아왔을 때 키스를 하고 섹스를 한다. 그리고 나선 크로스의 농구시합을 자주 보러 간다. 그리고 뛰는 모습을 보고 감동한다. 이런 이야기는 그저 그들만의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다. 크로스의 생각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하고 졸업을 앞두고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생활이 힘들었었다’라는 표현을 한 후 친구들에게 왜 그런 말을 했느냐 하는 비난에 시달리기도 하면서 자신을 질책하기도 한다. 그리고 학교와 기숙사 생활에서 많은 괴로움을 겪었으니 대학은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다니게 되어 좋다는 부모님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받는 느낌은 멋진 내용의 글이 가득찬 것이 아니라 너무 일상적인 내용을 재미없게 나열하고 있는 듯한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저렇게 재미없는 학창생활을 하는 사람은 아마 우리 주변의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소설이나 영화에서 본 듯한 것을 자신의 모습인 양 만들어 이야기하는 것은 군에 다녀온 사람들의 약간의 허황된 이야기를 지껄이고 싶은 사람이들이 많다.

 

강하지 않으면서도 꿋꿋하게 자신을 지켜가며 보통사람들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혹시 작가는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신데렐라 시리즈마냥 성공하는 내용이 아닌 소외감에 빠진 변변치 못한 백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는 작가는 사회의 중심에서 지내지 못하는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일반인들의 모습과 생각을 담아내려 한 것은 아닐까. 돈에 대해서는 저속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선생님의 학벌이나 부모의 사회 경제적 위치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것이다. 이런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그 심각함을 문제 삼지 않는다. 그냥 읽는 독자들이 그냥 알아서 판단하라는 것처럼.


재미와 문학성을 동시에 갖추었다는 미국의 성장소설이라는 뉴욕타임즈의 서평은 우리 나라의 현실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같다. 방송에서 나오는 인간시대의 한 편을 보는 듯한 잔잔함 속에서 미국의 평범한 소시민으로 커가는 '리'의 성장모습을 그냥 그려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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