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각본 살인 사건 - 상 - 백탑파白塔派 그 첫 번째 이야기 백탑파 시리즈 1
김탁환 지음 / 황금가지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실존인물을 등장시켜 소설을 현실적인 사건에 가깝게 구성한 책이다. '불멸'로 세인들에게 다가왔던 김탁환의 조선 후반기로 접어드는 정조때의 이야기를 방각본 소설을 중심으로 그려냈다.

학교에서 배웠던 실학자들의 실명이 나오고 그들의 삶이 조금씩 소설이라는 허구에 녹아들어가 있다. 방대한 연구서적을 탐닉하고 정갈하게 엮어낸 것은 작가의 열정이 대단하였음을 알게 한다.

시대를 휘어잡는 베스트셀러 개념에 버금가는 소설가의 죽음과 그 소설에 얽힌 왕실, 사대부, 관직과는 거리가 먼 서얼들의 암투. 그리고 희생양은 사대부 일부와 서얼들 대부분.

홍국영은 받느시 제거해야 할 인물로 먼 친척이기도 한 항재와 연암을 꼽았다. 백동수는 박지원을 반 강제로 연감골로 떠밀어 내려보냈다. 고굉지신(임금이 가장 믿고 중히 여기는 신하) 홍국영과 맞서는 것은 -- 45

남자들의 의리와 우정. 그 뒤에 숨은 모략이 이 책의 말미에 드러난다. 그것이 정치고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라 하면서.

침착함과 느림은 단호함을 더욱 완벽하고 눈부시게 만드는 징검다리다. 이 섬세한 매설가는 오로지 자신만의 눈으로 세계의 흐름을 읽고 자신만의 귀로 변화의 속삭임을 들으며 유혹과 고통을 물리쳐왔다. - 27

상권에서는 매설가 청운몽의 소설을 읽은 사람들의 죽음이 잇다르면서 시작한다. 점차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청운몽이 용의자로 지목되고 고문에도 자신이 아님을 주장하던 그가 어느날 모든 것을 스스로 자백한다. 청운몽을 잡아들이고 처형한 의금부 도사 이명방 그가 백탑파 서생들과의 만남이 소설의 주류를 이루고 역사를 다룬 소설답게 조선후기에 회자했을 당시의 어투나 생활상이 읽는 동안 잠깐의 여유를 주기도 한다.

청운몽의 죽음 뒤에도 다시 이어지는 살인에 이명방의 입지는 좁아지는데... 두 번 세 번은 정독을 해야 그 모습이 확연이 드러나고 줄거리를 파악할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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