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이 왜 사회 문제가 되는지 기본적인 것부터 정리해 봐야 한다. 결혼이나 이혼은 사적인, 개인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가족 공동체가 사회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냐고 물었을 때 그렇지 않다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혼이 증가하고 있는 원인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가치관 측면에서 그리고 제도적인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의 특수성을-전통 가족과 현대가족의 비교를 통해서 파악- 분석해 제시한다면 더욱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이혼이 사회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면,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예방책과 사후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원인을 분석했다면 그에 따른 대책을 논리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가치관과 제도적인 측면에서 어떤 방안이 필요한지 정리해 두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논리적인 연계성이다. 여러 가지를 나열하는 것보다는 한두 가지의 원인에 힘을 실어서 그것을 중심으로 논리를 펴 나가는 것이 말하는 입장에서도 편하고 듣는 입장에서도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섣불리 이혼이 좋다, 나쁘다는 식의 흑백 논리로 가치 판단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는 자칫 집단주의 혹은 이기주의라는 잘못된 가치를 옹호하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치 판단은 조심스럽게 사례별로 해야 한다.
위의 순서에 따라 한 번 생각해 보자.
왜 이혼이 사회적 문제일까? 이혼은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인 가족을 해체하는 현상이다. 가족은 사회구성원의 재생산과 더불어 양육과 사회화, 개인의 정서적 안정 등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할 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이혼이 행해졌을 경우 개인과 사회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단순히 개인의 정서적 불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혼한 부부의 자녀 양육과 사회화, 이혼과 함께 불거지는 법적 갈등, 청소년 문제, 노인 문제 등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혼, 가출, 청소년 탈선 등 가정 해체를 지칭하는 단어들이 사회 문제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가정해체는 가난이나 갑작스런 사고, 미혼모 증가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혼’으로 인한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현재 4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 중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이혼의 예방을 위해 필요한 상담기관이나 심리치료기관 등은 전무한 상태이다. 사회복지 서비스 차원에서 이런 기관을 만드는 것은 이혼율을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 그리고 이혼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혼으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혼에 대한 인식변화, 세법이나 이혼관련법과 관련된 법제도의 개선, 이혼 자녀를 위한 다양한 보육 시설 등의 확충이 필요하다. 이혼과 관련된 자료나 실태는 통계청(nso.go.kr), 서울모자의집(mojawon.or.kr), 한국여성개발원(kwdi.re.kr) 등에서 구체적으로 살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