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해록, 조선 선비 중국을 표류하다 - 기행문 겨레고전문학선집 14
최부 지음, 김찬순 옮김 / 보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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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한 교수는 ‘과거 중국인들은 마르코폴로의 이탈리아 여행기만 알고 있었지 조선에 최부란 기막힌 여행기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표해록은 중국에 대한 이웃나라의 가장 친절한 묘사라 할 수 있다.’라는 말로 그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

500여년 전 성종18년 전라도 나주 출신의 최부는 제주도로 부역이나 병역을 기피한 자들을 잡기 위한 임무를 띠고 파견된다. 그런데 바로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일행 42명과 함께 나주로 향한다. 폭풍이 있을 것이라며 만류하는 것을 뿌리치고 출항을 강행한다. 결국 바다에서 풍랑을 만나고 13일간의 표류 끝에 그들이 도착한 곳은 중국대륙 강남지방의 영파부였다. 여기서 해적을 만나 물건을 모두 빼앗기고 바다로 다시 탈출한다. 다시 3일간의 표류끝에 다시 육지에 도착한다.

최부 일행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표착한 곳은 강남 절강성 태주부 삼문현으로 추정되는데 도착하자마자 관가로 끌려가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조선의 관리이며 이에 대한 심문을 받는 데 조선과 중국간의 거리, 조선의 역사와 도읍에 관한 질문에 막힘이 없이 대답하자 그들의 일행의 말을 믿게 된다. 오해가 풀린 후 조선에서 온 손님으로 격상되어 보호를 받으며 중국 황제가 있는 북경으로 향하게 된다.

풍부한 독서력으로 무장한 최부, 그의 지식과 당당함으로 천자가 있는 북경으로 향하면서 소흥, 향주, 소주 등 중국의 강남지방과 회안, 제령, 천진을 거쳐 황제를 알현하게 된다.

그 후 산해관을 거쳐 만 5개월만에 조선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중국에서 돌아온지 8일만에 초선판 동방견문록이라 할 수 있는 5만 자 분량의 표해록을 완성한다. 그가 동국통감이나 동국여지승람을 편찬하는데 참여했던 것이 해박한 역사의식과 조선의 상황을 잘 알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때의 경험이 자신의 힘든 여정속에서도 빛을 발휘한 것이라 하겠다.

표해록은 15세기 중국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불가결한 1차 사료로 활용이 되고 있다니 우리가 너무 홀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복식에 관한 내용, 강남과 강북의 도시 차이점, 관리에 대한 인물평, 해안의 방어체계 까지 방대한 자료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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