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체를 줍는 이유 - 자연을 줍는 사람들의 유쾌한 이야기
모리구치 미츠루 지음, 박소연 옮김 / 가람문학사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체를 줍는다?? 책 제목부터가 자극적이다. 하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은데 독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 이렇게 정했나본데 좀 그렇다.

어릴적부터 식물이건 곤충이건 나름대로 그리며 자신만의 생물도감을 만들려 했던 모리구치 미츠루. 대학에서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을 찾던 중 '교사'라는 직업을 생각해 낸다. 우리나라와는 정서가 무척 다른가보다.  교직관이 어떻고 어떤 수업능력을 가지고 있느냐가 교사선발의 기준이 되고 시험이라는 것을 통과해야 하는데.. 무엇인가에 열중할 수 있다는 것이 교사로서 선택기준이 되는 학교가 있다는 것. 우리로 말하면 대안학교 정도라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교사채용시험에 합격하고 나서는 시골에 있고 여자친구와 헤어지기 싫다는 이유로 포기하려고 했던 미츠루. 그래도 자신을 믿고 합격시켜준  곳에 한 번 가보기로 마음먹고 찾아간 '자유의 숲 중고등학교'. 여행삼아 둘러보고자 한 학교를 보고 나서는 결심을 바꾸고 선생님으로 지내게 된다. 교사가 되고 나서는 학생때보다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했다는 것에 불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교재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에 재미를 찾는다.

생물학 전공학도에게 보이는 진귀한 생물들을 보는 순간 '한노 박물지'를 발행하게 되고 아이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동물의 사체를 들고가면 선생님께서 좋아하실지도 몰라'하면서 두더쥐, 참새, 찌르레기 등을 주워오는 학생들. 선생님 책상이나 냉장고에는 학생들이 가져온 것을 버리지 않고 여기저기 쌓아두다보니 쓰레기장 수준이 되어버렸다.

생물도감과 같은 내용의 책이지만 사진은 한 장도 볼 수 없다. 모두가 손으로 그린 그림뿐이고 날짜와 그림설명이 간단히 되어 있다. 해부하는 실험실 모습까지도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진작 본인은 그림에 소질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어릴적 그려놓은 생물의 모습을 다시 그리면서 본래의 의미를 잃고 죽어있는 그림이 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학생들이 주워온 황금두더쥐가 아직 살아있는 것을 보고 살리려 노력하는 모습이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과 흡사하다.
'생물의 몸이 크기에 따라 먹지 않고 버틸 시간이 다르다. 몸집이 작은 동물은 체온을 유지하기가 더 어렵다. 몸집이 작을수록 몸에대한 표면적의 비율이 커 열이 빠져나가기 쉽기 때문이다. 그 열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먹이를 섭취해야 한다.- 50 
손의 체온으로 입김으로 불어가며 황금두더쥐를 살려내는 모습 그 자체가 감동적이다.

동물의 사체를 통해 발견되는 시기, 위속을 들여다보며 무엇을 먹고사는가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하여 많은 것을 유추하는 능력을 키워주기도 한다는 것을 일반인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흔히 말하는 살아있는 교육을 몸소 실천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자녀가 동물의 골격만들기를 한다는 말을 듣고 함께 실험실에서 도와주는 아버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취미가 직업이 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만족해하며 행복해 하는 교사 미츠루. 이런 교사를 우리 주변에서 바라고보고자 하는 것은 너무 허황된 꿈이 아닌가 한다. 입시지옥이라 불리는 우리의 현실에서 이런 선생님을 중고등학교에서 만난다면 학생들이 좋아할까 아니면 부모들이 좋아할까 그것도 아니면 살아있는 교육을 하고 있으니 교육인적자원부라는 곳에서 상을 줄까? 인성교육을 한다는 미명하에 무언가 만들어줄지도 모르겠다.

우리 주면에도 특별한 것들을 수집하여 전시하는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폐농기계를 주워다 용접을 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로봇등을 만들어 전시하기도 하고 옛날책, 책상,의자, 난로 등을 모아놓고 추억의 학교를만들어 놓은 곳도 있다.  독특한 것이면 사람의 이목을 충분히 끌게 되는 개성이 넘치는 사회가 조금씩 되어가고 있다.

책장을 덮으며 한편으로는 부러운 생각이 든다. 교육현실에 대한 참 모습이 이랬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입시라는 거대한 관문을 뚫기 위해 밤낮으로 책과 씨름하는 현실이 우리 스스로가 지나왔으면서도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식물에 곤충에 관심이 있는 아이라면 적극적으로 추천을 해 봅니다. 관찰하는 방법이 잘 제시되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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