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회 올림픽공원 졸업식
아침부터 잔 눈이 내렸다. 천안에서 친정 식구와 같이 타려고 서둘렀다. 아뿔싸! 근데 한참
가다가 핸드폰을 안 가져왔다. 다시 유턴해서 30분이 지체됐다. 엄마 집도 못가고 천안역에
서 바로 차를 탔다. 서울에 사는 고교 베프를 그냥 올수 있겠냐고 해 본건데 월차까지 내서
온다고 했다. 결혼 한지 10년 됐으니 10년 만이다. 그리고 채팅으로 만난 동생도 오기로
했다. 한 아이는 온다고 했는데 갑자기 부모님이 쓰러지실거 같아 병원 가야 된다고 해서
오지 않았다.
10년만에 만난 친구는 어찌나 곱고 이쁜지 그런 천사가 없다 . 그렇게 수원서 서울 서 와준
친구들을 모두 이끌고 올림픽 홀로 향했다. 하도 오랜만에 서울에 가서 아리 까리 했다. 거
기다 6명을 이끌고 가는 내 맘이 바빴다. 그래도 다행히 식장에 잘 도착했고, 점심도 잘 사
먹고 , 아직 까지 눈비가 같이 오고 있었다. 시간이 부족해서 더 좋은 메뉴를 선택 하지 못
한 게 아쉬웠다. 인터넷 검색으로 맛 집이라고 돼있는데 면이 바빠서 그런지 덜 삶은 느낌
이었다. 엄마는 3만원짜리 꽃을 미리 맞춰 놓고 , 친구한텐 선물을 받았는데 꽃도 산다기에
사지 말라 해도 만 오천원이면 사라했다 .2만 5천원을 달란 단다. 주고 싶음 마음 그 마음
도 받아야 한단다. 그래서 그럼 꽃 사라고 하고 만오천원짜리 하나 더 샀다. 내가 젤 좋아
하는 후리지아 향기 들고만 있어도 행복하다. 정화 동생은 언니 짐 들어주고 사진 찍어줬
다. 부부가 캠퍼스 커플이라고 학보에 사진이 올라간다고 찍혔다.
학보사에서 보내 주었다. 나도 그렇지만 웃고 있는 나의 사랑 반쪽
이 더 멋있었다. 내년엔 이 자리에 우리 신랑이 있을 지니. 그간의 고생을 생각하니 눈물이
절로 흘렀다. 배울 수 있는 힘이 있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인생이다. 70세 어르신도 졸업
을 하신단다. 45세 내 나이에 벌써 눈이 침침해서 책을 못 보다니 늙음 이란 이런 안타까움
인가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책을 많이 읽어 노을 걸 하고 후회가 된다 . 그래도 그런
분을 본받아 항시 공부하는 자세로 살아야 겠다. 평생교육사로서 나로 인해 사람과 세상이
변화가 되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살리라 맘먹으며 졸업식은 아름답게 끝났다.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