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환경에 지배 받는 말투(2)
그런데 내가 아프고 나서 결혼 후 3년 동안 아내와 아내가족의 영향을 받았는지 ,
내 무의식의 폭발이었는지, 간간히 열 받고 안 좋은 상황을 만나면 돌려차기 욕을 했다.
쓰뎅, 오뎅 ,덴프라 같은 종류다 이런 쓰레받기...등 ,
아내는 ‘흥하는 말씨 망하는 말투.’ 를 지금도 친정에 가면,
엄마와 동생이 싸우는 게 싫어서 자기가 보고, 무의식중에 욕을 하는 내 자신도 고치고 ,
자기 보고 친정엄마 보여 주려고 산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맘먹고 부지런히 읽어 3일 만에 한권을 다 봤는데,
막상 친정에 가니 엄마가 별 욕을 안 하는 것 같아서, 읽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어
집에 두었다고 한다 . 책 읽어 가며 내내 재밌다고 나 보고 읽어보라고 했는데,
그땐 귓등으로 듣고 대꾸도 안했는데 , 그 책을 나도 모르게 일자리로 들고 나간 것이다.
나 역시 욕 한마디 안하는 사람이지만, 아내의 영향을 받았느지,
아내에게 따식군 이란 욕을 한번 꺾어서 장난삼아 말하곤 하는데 아내는 질색을 한다.
내가 왜 따식이냐고 여잔데, 이 무식한 인간아 하고 , 역공이 날라 온다.
이 세상에서 가장 센 욕은 무식한 인간 이란다 . 책에 쓰여 있다고,
날은 추운데 책을 술술 잘 넘어 간다.
‘험담은 세 사람을 죽인다.’ 라는 구절이 가장 맘에 와 닿는다. 험담을 하는 사람 ,
듣는 사람 그 속에서 화자 되는 사람 이렇게 세 사람이 다 간접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말은 입을 통하여 밖으로 나와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 영향은 상대방보다 자신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인지 좋은 말만 하면서 살아가는 성직자들은 보통 사람보다 장수하면서
행복한 인생을 살아간다. 반면 주로 험담을 잘하는 사람치고
장수하거나 행복하게 살았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자기가 하는 말의 영향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우리는 남의 말은 함부로 하면서도,
누가 자신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하면 쉽게 흥분을 하곤 한다.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탓이다.
그러므로 욕을 들었다고 해서 쉽게 흥분을 할 게 아니라
오히려 그 사람을 불쌍히 여겨야 할 것이다.
12시가 다 되가는 데 아직 마수를 못했다. 아내에게 톡을 넣었다.
‘마수의 기 좀 불어넣어주세요.’
‘음~~ 얍, 마수해라 마수해라 수리수리 마수리...!’
정말 놀랍게 톡이 오자마자 마수 했다. 자주 놀러 오시는 남자 어르신이 오셔서
차를 타 드렸다. 그리고 70이 다 된 할머니가 오셔서 마늘을 살까 말까 고민 하셨다.
“1만 5천원짜리 이천원 깎아 드릴 테니 갖다 드세요.”
“많이 깎아서 미안한데, 천원만 더 깎아 줘.” 라고 하셨다.
많이 안남지만 그냥 깎아주고 어르신의 인생사를 30분간 들어드렸다.
젊어서 혼자 과부돼서 갖은 행상으로 4남매 대학 다 가르치고, 지금은 삼밭에 가서 일해
주는데 겨울이라 이장 저장 다니며 구경하러 나왔단다. 이웃의 할머니가 그랬단다 .
“ 거, 추운데 뭐라 나가슈.?” 집에 있음 우울증 걸린다고 바람 쐬고, 사람구경 하러 간다고
나 오 신거다. 얼마나 자제분 키우시느라 고생하셨느냐며 , 경청과 반영을 해줘가며 ,
들어 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