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회 웃픈 달달함

 

사랑하는 당신에게!

 

장사도 힘든데, 공부까지 하느라 정말 고생이 많았어요. 3학년이 젤 넘기 어려운 고개에요.

 

그 고개를 잘 넘김에 진심으로 축하하며, 여기까지 잘 와주어서 너무도 감사합니다.

 

어디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러운 1등 남편입니다.

 

제 곁에 있어 주어서 너무도 감사하며, 사랑합니다. 미리 크리스마스! 카드도 준비 못했어.

 

지난날 어릴 적 과자 선물세트 받음 참 행복했지. 그간 머리 쓰느라 고생했으니,

 

종합과자 선물세트를 추억하며, 머리에 달달한 영양공급하며, 행복하세요.

 

오늘도 추위에 장사하고 공부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랑해요 .2016.12.12

 

“아유 울 애기 편지도 참 잘 썼네.” 하고 칭찬해주었다.

 

울 아내는 어튈돌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맹이.

 

“너 어튈돌 맞지?” 하며 장난을 치니.

 

“구래 나 어튈돌이야 , 재밌잖어.” 하며 까르르 웃는다.

 

앞으로 내 인생도 어디로 튈까 ? 아내 따라 나도 어튈돌이 되 볼까나 ? 하하하

 

과자를 먹다보니, 엄마가 나 데리고 장사하며 기차에서 사주셨던, 과자와 아이스크림이

 

생각난다. 어머니는 부모님이 언제 돌아가셨는지도 모르고 혼자 건어물 장사를 하셨다.

 

엄마는 예쁘고, 똑똑하시고 , 밝고 상냥했다. 그렇게 혼자 장사를 하시는데 , 나를 낳아주신

 

아버지를 만났다. 총각인줄 알고 결혼을 했는데 , 집에 가보니 안방에 풍으로 쓰러진

 

큰마누라가 있었다. 그리고 이미 장성한 자식들도 있었다. 이미 뱃속엔 내가 크고 있었고,

 

엄마는 그렇게 나를 낳고 몇 년을 사셨다. 그러다 아버지는 양반집 자재로 생활력이 너무

 

없어서 나를 데리고 나와 다시 장사를 하셨다. 그때 물건을 떼다가 가는 길이 기차로

 

다녔는데, 철없는 나는 맛있는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고 , 엄마와 함께한다는

 

점에서 그 길이 참 좋았다.

 

아내는 나 주려고 준비한 과자선물세트에, 아이처럼 더 신이 나서 종알종알 수다를 떨었다.

 

“허니, 어렸을 때 과자선물세트 사먹었어? 언제? 어땠어? 나는 크리스마스 때나 손님이

 

선물 사올 때, 하나하나 까먹는 재미가 좋았었는데,”

 

“나도 돈 줘서 사먹었는데 , 재미 보단 배부르라고 먹었어.”

 

아내는 그 말에 안타깝다는 듯이“ 이런....” 하고 대답한다. 웃픈 달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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