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회 점쟁이의  피그말리온 효과

 

결과가 어찌 됐던 간만에 시험도 끝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쉬고 있었다. 그런데

 

낯선 전화번호로 전화가 왔다. 어제 올 봄 상담해 주었던 점 손님 이었다.

 

“일이 재계약 하는데, 잘 될 것 같아요?”

 

“그때 평 하게 넘어간다고 나왔으니까 잘 되실 거예요. 걱정 안 해도 되요.”

 

하고 상담해 줬는데 오늘 전화가 또 온 것이다.

 

“부적 안 해도 되요?”

 

“안 해도 되는데 원하시면 해드려요.”

 

역술가 나 점쟁이들이 점 만 봐 줘 가시곤 생계가 유지 되지 않기에 부적이나 굿을 권한다.

 

그렇지만 나는 그 업을 주로 삼지 않기 때문에 부득이 원하는 사람만 해준다.

 

부적은 경면주사로 쓴다. 이 경면 주사가 몸의 신진 대사를 원활히 해서 기운을 좋게

 

돌게 하는 기능이 있다. 경면주사는 안신(安神), 정경(定驚), 청간명목(淸肝明目), 해독(解毒),

 

제심열(除心熱), 열택안면(悅澤顔面), 하사태(下死胎), 행혈(行血), 발두장(發痘漿),

 

조중(調中), 하기(下氣), 보허(補虛), 소체(消滯), 제번(除煩)하는 효능이 있는 약재이다.

 

 

사람의 건강은 정신과 몸 건강을 따로 볼 수 없다. 몸이 건강하면 매사에 자신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극히 미약한 양이 그것도 먹는 것도 아니고 몸에 지닌다고 해서

 

과학적으로 효과가 얼마나 클까?

 

나는 부적은 믿으면 효과 있고 ,안 믿으면 효과 없다고 한다.

 

원하면 써주고 , 원하지 않으면 안 써준다고, 내담자에게 말한다.

 

내가 이 부적을 지녀서 잘 될 거야 하고 믿으면,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정말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피그말리온효과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이름에서 유래한 심리학 용어

 

이다. 조각가였던 피그말리온은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고, 그 여인상을 진심으로 사랑하

 

게 된다. 여신(女神) 아프로디테(로마신화의 비너스)는 그의 사랑에 감동하여 여인상에게

 

생명을 주었다. 아름다운 조각상이 진짜 여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정말로 여인이 됨에,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굿은 지금으로 말하면 심리치료에 해당 된다.

 

세계의학사전에 화병이란 단어가 등재 할 만큼

 

우리 민족은 한도 많고 참고 살기도 많이 했다.

 

당시 훌륭한 의사도 없었고 무당이 심리치료사 역할을 했다.

 

굿은 사이코드라마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걸 통해 우리 내 여인 들이 속 풀이를 한 경우

 

다. 점은 맞고 안 맞고 가 문제가 아니고 가서 상담하고 속풀이 하는데 의의가 있다.

 

그런 긍정적인 면을 보지 않고, 일부 돈벌이에 급급한 점사를 보는 사람들이 터무니없는

 

굿 값과 부적 값에 쇠고랑 까지 차는 뉴스를 보면, 역술 공부를 한 나로선 어디 가서 역술

 

공부했다고 말하기도 민망하다.

 

노력도 안 고 부적하나 써서 잘되길 바라는 사람들, 나는 그 판이 싫어서 떠났다.

 

세상을 바꾸려면 판을 바꿔야 한다.

 

100세 시대 우리는 우리의 판을 2번 3번 바꾸고 다시 짜야 한다.

 

그러려면 매일 매일 공부해야 한다. 책으로 공부하는 공부만 공부가 아니고 나와 관계된

 

사람 속에서도 항상 배우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 한 사람 한사람 마다, 책 한권이다.

 

그 사람의 인생 속에 배우는 게 많다.

 

지난날의 인연으로 나를 아직도 가끔 찾는 내담자에게 상담을 해주며 ,

 

내가 더 배우고 치유되는 것이 많다. 부적 값으로 3만원을 입금 받고 우체국으로 아내와

 

산책 겸 걸어갔다. 날이 푹했지만 쌀쌀한 겨울이다.

 

정성을 다해 부적을 써서 그런지 피곤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