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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희망보고서 유한킴벌리
KBS일요스페셜 팀 취재, 정혜원 글 / 거름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IMF이후 현재 우리 기업들은 계속적으로 투자를 축소하면서, 고용없는 성장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결국 청년실업의 증가와 국내산업의 공동화라는 극단적 모습으로 나타나 결국 소비침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낳고 있다. 이보다 더 문제인 것은 이런 침체가 일본과 같은 "L"형 형태의 장기적 침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사회와 경제, 학계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런 총체적 위기속에서 해결책은 없을까라는 물음과 이를 대처하기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는 상황속에서 국내기업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계속적인 성장과 고용안정을 보이고 있는 유한킴벌리의 사례는 우리에게 희망의 빛을 주고 있다.
과연 그들의 발전과 성장의 이면에서 무엇이 있을까라는 질문과 호기심으로 이 책은 시작하고 있다. 보통 IMF이후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회사의 역성장을 지나치게 비대한 조직과 인원에 초점을 두고, 물만난(?) 고기처럼 예외없이 대량 감원 및 신규인원의 채용 취소나 축소를 통한 인건비 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모든 관심을 두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떠한가? 임시방편적으로 실시한 그들의 행동들은 결국 회사는 살렸지만, 그들 조직의 구성원들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회사에 대한 인간적 공유감이 끊어지면서 와해되거나 공동 목표를 향한 의지와 노력은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소비 또한 이것에 맞물려 위축되면서 그들은 더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반해, 유한킴벌리 경영진들은 '4조3교대제'라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통해 오히려 인원의 재배치 및 일자리 나누기를 시작함으로써 정리해고가 없는 고용안정과 발전의 토대를 만들었다.
이 역시 경영진 강압적인 실시와 집행이 아니라 노사가 충분히 그것에 대해 평가하고, 공유함으로써 최대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제거함으로써 합의된 상태에서 시작했기에 어떤 시스템보다 안정된 상태에서 실시되었는지 모른다. 또한, 이 시스템을 통해 얻게 되는 사원들의 여유시간을 자기충전과 계발 그리고 교육에 투자함으로써 공장내 안전사고 감소 및 품질 향상으로 나타나 결국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수익성 증대로 나타났다. 단순히 인건비와 교육비 증가 측면에서 초점을 두었다면 실시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원들 각 개인들을 회사의 기계와 같은 소모품이 아닌 충분한 교육과 독려를 통해 최고의 지식노동자로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경영진의 믿음과 사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는지 모른다.
'4조3교대제'를 통한 자기계발과 교육 그리고 평생직장의 보장이라는 유한킴벌리의 뉴패러다임은 사원들을 손(HAND)도 머리(HEAD)가 아닌 마음(HEART)으로 움직였을 때에는 더 큰 역량과 재능을 보인다는 '3H 이론'에서 나타난 것처럼 그들은 인간 존중의 경영을 통해 노사가 신뢰와 믿음이 가득한 회사로 만든 것이다. 처음에는 혹시나 내가 피해를 볼까라는 두려움과 의심들을 회사의 경영진들을 의심했던 사원들도 계속되는 경영진의 설득과 이해를 통해 해결했다는 자체가 노사화합의 하나의 모델이 되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원칙을 받아들여지기까지 많은 이해와 시간이 필요했음에도 포기하고 않고 밀고 나아간 문국현 사장의 의지와 노력도 무시못할 것이라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회사는 인원과 인건비 비중을 줄여야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 반면 노조는 인원을 늘리고, 임금을 올려야 하는 제대로 된 노동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대립하면서 언젠가부터 우리나라는 노사화합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나라로 인식되었다. 그러기에 유한킴벌리가 제시한 뉴패러다임은 회사와 노조 그리고 국가가 동시에 살 수 있는 트리블 윈윈전략임을 말할 수 있겠다. 말로는 쉽게 할 수 있지만, 행하기까지 대립과 고통의 산고를 이겨낸 유한킴벌리 사례를 단순히 대단하다는 관점에서가 아니라 우리기업들이 다가올 미래에 성장과 고용안정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접경의 방법으로서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외국기업문화의 모방적 차원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에게 어울리고 맞는 한국적 모델로서 유한킴벌리 사례를 적극 추천하고 싶어지며, 이런 회사에서 신명나게 근무하고 싶은 맘이 가득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