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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 The Man from Nowher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두가지 사실에 놀랐다. 첫번째는 한국영화 성장속도가 더이상 거대자본으로 뭉친 할리우드 영화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 두번째는 단순히 얼굴만 잘생긴 미남배우 원빈이 이제는 자신의 외모를 뛰어넘어 연기파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스토리는 간단하다. 불행한 사건으로 아내와 뱃속에 있었던 아이까지 잃어버린 전직 특수요원 차태식은 세상과 등지고 전당포 주인으로서 삶을 조용히 살고 있다. 그런데, 그에게 가끔 놀러오던 천방지축 술집 무희의 딸인 여자아이와 친하게(?) 지낼려는 순간 그는 그만 큰 죄악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 그 아이의 엄마가 그만 범죄조직의 물건을 손대게 되면서 아무런 상관도 없던 그가 얽히게 되고, 전직 특수요원의 재능을 살려 소탕하게 된다는 다소 황당무계한 이야기이다.
이 영화속에서 경찰과 범죄조직은 위대한 슈퍼맨인 원빈의 원맨쇼에 도저히 갈피를 못잡고 당한다는 사실에 웃습게 보일지 모르지만 감독이나 배우는 침작함과 대담한 영상을 통해 진실처럼 그려내고 있다. 오히려 영화속에 나오는 장기와 마약등을 매매하는 범죄조직의 추악한 행위를 처단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희열을 느끼게 되었다. 한 마디로 이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하는 한번의 액션영화를 보았다고 규정하고 싶다.
더불어, 부모에게 버림받고 힘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할망정 오히려 그들을 상행위로 도구로 생각하고 무참히 살해하고, 이용하는 범죄자들의 모습에 보는 내내 역겨움마저 느꼈다. 굳이 이 영화에 놀랐던 세번째 요소라고 말하고 싶은 점은 한국영화가 너무 잔인하고, 성적인 요소에 집착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충분한 영화 근거를 세우기 위해 극단적인 선과 악의 나누기 위한 작업이라고 하지만 영화의 내용보다 오히려 그것이 더 강조된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 여자분들이 원빈이 범죄자들은 소탕하기 위해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장면에서 나오는 원빈의 몸에 한동안 숨막힘을 느꼈다고 하는데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너무나 멋지게 보였고, 남자답게 연기한 것에 대한 애정표현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나약하고, 슬픈 영혼의 소유자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그가 더이상 자신을 규정하는 껍질을 깨고 새로운 도약을 했다는 사실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마지막으로 원빈을 너무나 멋지게 그리다보니 주변인물들이 소소하게 그려진 것 같았지만, 악마 같은 범죄자 역할을 했던 많은 조연들 그리고 차태식(원빈)을 세상과 소통하게 했던 소녀의 구슬픈 눈빛 연기를 영화를 보고 나서도 지워지지 않았다. 정말 한국영화를 몇 년만에 재밌게 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