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세다 1.5평 청춘기
다카노 히데유키 지음, 오유리 옮김 / 책이좋은사람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 인생에 있어 청춘이라는 단어는 무엇을 의미할까? 어떤 두려움없이 무작정 달려들어 무언가 해보겠다는 의지와 깡다구가 계획보다는 앞서는 나이인만큼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인 시기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 시기를 이 책의 저자 다나카는 1.5평의 노노무라 하숙집에서 참 배우고 겪었는지 모른다.

온갖 독특함으로 무장한 탐험대 동아리 멤버들 나카에와 나리타 그리고 이시카와, 사십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고시를 공부하는 중년남 겐조, 지질이 궁상인 수전노 마쓰무라, 어떠한 세상의 변화에도 의젓한 하숙집 아줌마. 일본 거품경제가 끝나고 침제된 경제상황속에서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과 싼 하숙비에 덜컥 입성(?)한 하숙집 생활이 무려 11년 가까이 이어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오픈된 개인생활들, 기약없는 막막함으로 가득찬 젊은 영혼들에게 이 하숙집은 괴이한 인간 군상의 집합체로 보이면서도 떠나지 못하게 했던 것은 끈끈한 정과 살가움이 아닐는지? 성인 남자 하나도 제대로 자리 뻗고 잠잘 수 없는 그곳에서 그들은 서로를 위하는 마음과 있는 그대로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는지 모른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일본사회속에서 얼키고 설킨 그들의 삶은 지나가나면 웬지 아쉬움이 남는 그리움으로 기억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이 하숙집 아줌마의 후덕한 마음 씀씀이 아니럴지?

멀리 여행을 떠난다고 해도 바로 방을 빼지 않고 기다리는 모습이나 정겹게 한사람 한사람에게 애정을 쏟는 그녀의 모습속에 오랫동안 잊어버렸던 어머니의 참모습을 보는 것 같아 따듯했다. 느닷없이 수영대회에 나가거나 점집을 차려보겠다는 생각들. 목욕비가 아까워 간단한 수영으로 해결하는 그들의 삶의 방식들이 어찌보면 엉뚱하고 이상하게 보일 수 있으나 어디서나 자기 나름대로 삶을 지탱해가는 인간의 솔직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재미가 있으면서도 즐거웠다. 결국 운명의 연인을 지속적으로 만나기 위해 그 하숙집을 나왔지만 그대도 잊지 못하는 맘이 이 책속에는 가득하다.

청춘이라는 시기가 내게 있었을까 되묻게 되면서도 여전히 그때 그리워함은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일지 모르겠지만 읽는 내내 (지금도 젊지만) 즐거웠고 이런 집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노무라 하숙집을 통해 청춘이라는 통과의례를 겪은 저자의 변화무쌍한 삶이 왠지 읽고 난후 더 궁금하고 부러워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런지? 다시금 책을 앞에 두고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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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0-04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밌게 읽은 책이랍니다 ^^

암리타 2007-10-05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재밌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