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 들리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박소현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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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클래식이 들리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지은이: 박소현

펴낸 곳: 페이스메이커 / 원앤원북스




클래식에 특별히 관심을 두고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클래식 음악을 거의 들을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오산!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리는 법! 우리도 모르는 사이, 생활 곳곳에 자리 잡은 클래식은 변함없이 우리를 반기며 늘 함께하고 있다. 뜻밖의 장소에서 마주한 클래식 음악, 어디선가 들었는데 무슨 곡인지 알쏭달쏭했던 경험, 다양한 제품에 쓰인 음악 용어, 언젠가 영화에서 흘러나왔던 그 음악까지 클래식에 관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책을 만났다. '어, 이 음악이 클래식이었어?' 머릿속 전구가 반짝 켜지며, 기쁜 마음으로 '유레카'를 외칠 흥미로운 클래식 이야기 『클래식이 들리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클래식에 대해 잘 모르는 클래식 병아리들에게 추천합니다!










책 읽기와 영화 감상을 즐긴다는 그녀 박소현. 4년 넘게 클래식 전문 비평지 <리뷰>에 칼럼을 썼고, 영화 속 클래식 음악을 주제로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올린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아니, 이 정도면 정말 엄친딸?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배움을 실천하는 그녀가 전하는 쉽고 재밌는 클래식 이야기. 1980년대 자동차 후진음으로 사용했던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과거 수도권 지하철 환승곡이었던 비발디의 '조화의 영감 6번' 등등 생활 속 클래식 이야기로 유쾌한 여행의 물꼬를 뜬다. 우리가 어디선가 접했을 곡을 제시하고 작곡가의 일생을 잠시 살펴본 후, 이 곡을 또 어디서 만날 수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어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기분! 김연아 선수가 사용했던 곡인 <세헤라자데>와 그 곡의 영감을 준 <천일야화>, 프랑스 노래인 줄 알고 1897년 국가로 채택했지만 실은 이탈리아 곡이었다는 <라 마르세예즈>, 최초로 클래식 음악 원곡을 그대로 연주한 가요 <희망사항>, <비창 소나타>와 <빗방울 전주곡> 등 클래식 곡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는 <워킹데드>! 아니, 좀비와 클래식이라니 이게 무슨 조화입니까?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다채로운 생활 속 클래식이 아닐 수 없다.









<보헤미안 랩소디>, <킹스맨>,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아가씨>, <황산벌>, <검은 사제들> 같은 유명한 영화들. <개구쟁이 스머프>, <슈렉 3>, <크리스마스의 악몽> 같은 추억의 애니메이션. <로미오와 줄리엣>,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등 다양한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클래식 음악은 원작의 감동과 추억을 되살리며 다시 한번 보고, 읽고 싶게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컴퓨터로 직접 찾아들어도 되겠지만, 곡을 소개하는 장마다 그 곡으로 바로 연결되는 QR코드가 있어 상당히 편리! 책을 읽다가 바로 음악이 듣고 싶을 때면 유튜브 채널 '우리 주변의 클래식'으로 연결되는 QR코드로 곡을 감상하곤 했다. 생활 곳곳에 숨어 있는 클래식 이야기이다 보니 확실히 훨씬 더 쉽고 재미있었던! 이 책은 소장하며 두고두고 봐도 좋을 책이다. 나와 같은 클래식 초보들에게 다시 한번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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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공간 - 나를 이루는 작은 세계
유주얼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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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기만의 공간

지은이: 유주얼

펴낸 곳: 허밍버드



가만히 살아온 날을 돌이켜보니 혼자 살았던 적이 없음을 깨달았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대학만 가면 바로 독립해서 드라마에서나 있음 직한 멋진 인생을 살겠노라 다짐했건만, 막상 현실에 직면하자 따스한 부모님 품에서 안주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결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릴 때까지 늘 내 곁엔 사랑하는 가족 혹은 고마운 누군가가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지만, 사실은 외로움이 두려웠던 걸까? 무딘 듯 섬세하고 씩씩한 듯 여린 나라는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어려운 숙제다. 혼자 산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늘 궁금했다. 대학교에 진한학 20살부터 서른 중반인 지금까지 10번의 이사를 했다는 유주얼 작가. 그녀가 담담하게 써 내려간 1인분의 삶은 때론 외롭고 때론 따스하다. 등본이 3장이 될 정도로 잦은 이사를 한 그녀이기에 '자기만의 공간'을 논하기엔 정말 적임자가 아닐지!





고시원에 살았던 신입생 시절, 친구 어머니가 챙겨주신 정성 가득한 반찬. 직장 동료가 살던 집에 놀러 갔다가 그 아늑함에 반해 그 집으로 이사한 이야기. 한밤중에 변기가 막혀 전문 업체에 연락했다가, 하필 은행 점검 시간에 걸려 계좌이체를 하지 못해 식은땀을 흘렸던 순간. 입금 확인 후 떠나겠다며 현관에 우두커니 서 있던 업체 사장이 '여자 혼자 사나 보네요'라고 했을 땐, 정말 내 가슴도 철렁했다. 여자 혼자 살기엔 너무 무서운 세상이기에. 그럼에도 그녀가 비우며 채워간 자신만의 공간은 특별한 매력이 있다. 원룸을 가득 점령했던 짐을 정리하고 비워내며 실천한 미니멀 라이프. 하지만 그 미니멀 라이프는 예쁜 집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닌 물건과 들뜬 감정들이 치워진 빈자리에 '비어 있음'을 그대로 놓아두고 사는 것이라고. 요즘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를 보며 나 역시 내가 떠난 자리에 물건이 많이 남지 않기를 희망하지만, 미니멀 라이프를 제대로 실천하려면 아직도 수련이 많이 필요할 듯하니 이를 어쩐담! 유주얼 작가는 집의 색을 채운 자신만의 공간에서 오롯이 글을 쓰고 책을 읽겠구나 생각하니 부러움이 앞선다.










집이 크든 작든, 내가 어디에 있든 나만의 공간은 꼭 필요하다. 지치고 힘든 하루, 내 마음을 편히 누일 자신만의 공간. 솔직 담백하게 슬그머니 커튼을 젖힌 그녀의 잔잔한 삶을 공유하며 일렁였던 마음이 평온해졌다. 방 안의 삶에서 품은 온기가 바깥의 생활에도 스며들기 마련이라는 그녀의 말을 떠올리며 이제부터 천천히 내가 정말 바라고 원하는 공간을 꾸려보자고 다짐한다. 나도 어린 시절 피아노 배우느라 헛돈 꽤 날렸는데, 우쿨렐레는 배울 수 있으려나? 쉽게 배우고 재밌게 연주할 수 있다는 말에 슬그머니 도전해볼 마음이 생긴다. 마흔 살까지는 글쓰기를 본업으로 다지고 싶다는 유주얼 작가. 글쓰기로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는 자리와 언제까지라도 오래도록 포근하게 머물 그녀의 공간을 찾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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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괴물 백과 - 신화와 전설 속 110가지 괴물 이야기
류싱 지음, 이지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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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계 괴물 백과

지은이: 류싱

옮긴이: 이지희

펴낸 곳: 현대지성




눈이 마주친 사람을 돌로 만들어 버린다는 메두사, 보름달이 뜨면 처절하게 울부짖으며 변신하는 늑대인간, 아름다운 목소리로 선원을 홀려 잡아먹는 세이렌...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부터 성인이 되어 읽은 각종 신화와 고전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다채로운 괴물들! 하지만 세월이란 파도에 쓸려 기억 저 멀리 가버린 것인지 생각나는 괴물은 손에 꼽을 정도인 듯하다. 괴물은 다양한 장르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글감이자,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는 신비로운 존재다. 신화와 전설 속에서 만났던 그 괴물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나누어 한눈에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상상만 해도 흥분되는 괴물 모음집이 내 눈앞에 나타난다면? 이건 꿈이 아닌 현실이다. 신문학을 전공한 작가 류싱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여러 민간 문화와 그 사유체계를 탐색한 결과를 한데 모은 책 『세계 괴물 백과』. 이 신비로운 책에서 그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었던 기이한 괴물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고대 근동 신화, 이집트 신화, 그리스 신화, 종교 전설, 동방 여러 민족 전설, 유럽의 전설과 괴이한 일' 편으로 나뉘어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신비로운 괴물의 이야기가 촘촘하게 박혀 있다. '고대 근동 신화'의 경우 기원전 혹은 초기 고대 문명 시절의 괴물 이야기라 '이게 대체 뭐야?'라며 물과 기름처럼 몰입하지 못했다. (현대인의 눈에는 너무 신비로웠기에...) 이집트 신화로 들어서자 그나마 눈에 익은 존재들이 속속 등장! 갯과 동물의 머리가 달린 사람의 모습을 한 아누비스, 사람 머리를 가진 새 '바'. 이집트 신화는 나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처음 보는 괴물들이 즐비했다. 그리스 신화 편은 그래도 제법 친숙했지만... 상체는 말, 하체는 바다 괴물인 히포캄포스? 맙소사. 그리스 신화를 몇 번이고 읽었건만 너는 누구냐! 종교 전설 편에서는 성경이나 다른 종교의 경전에 이토록 해괴한 괴물이 많이 등장했다니 충격이었다. 가장 무시무시했던 괴물은 헬 마우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지옥으로 가는 문'을 뜻하며, 새로운 영혼이 고통 가득한 지옥으로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두려운 존재다. 동방 여러 민족 전설 편을 지나 유럽의 전설 편의 시작은 유니콘이다. 아, 반가운 존재! 아이를 괴롭히는 악마 크람푸스는 정말 비호감! 괴물에게 잘생기기를 기대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좀 호감형일 수는 없겠니?










'괴물'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인간을 고통스럽게 괴롭히거나 잡아먹는 무서운 존재. 대체로 그런 사악한 괴물인 경우가 많지만 아시리아 신화에 등장하는 수호신 '라마수'나 신비롭고 성스러운 영물로 자리 잡은 '유니콘'처럼 특별한 존재도 꽤 있었다. 어느덧 동심으로 돌아가 책에 푹 빠져 괴물의 생김새를 상상하며, 각 이야기 시작 부분에 정성스레 실어 놓은 사진과 그림 자료로 상상했던 모습이 맞는지 확인해보곤 했다. 눈을 뗄 수 없는 괴물들의 모습에 뒤로 갔다가 앞으로 돌아가기를 여러 번. 이 책 『세계 괴물 백과』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대체 무엇을 알았던 걸까? 세상에 이토록 많은 괴물이 있을 줄이야! 현실에서는 만나기 싫은 존재들이지만, 어쩐지 마음이 끌려 손에 붙들고 한참 읽었던 괴물 이야기. 이 책에 미처 실리지 못한 괴물이 꽤 있겠지만, 이 정도만 알아도 괴물 박사 수준이 아닐까 싶다. 전래동화보다 재밌고 신화보다 더 신비로웠던 괴물과의 만남. 상상력을 무한대로 채웠으니 이제 글쓰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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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디테일 - 위대한 변화를 만드는 사소한 행동 설계
BJ 포그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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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습관의 디테일

글쓴이: BJ 포그

옮긴이: 김미정

펴낸 곳: 흐름출판




습관이란 대체 어떤 존재일까? 어떤 행동을 두고 좋은 습관인지 나쁜 습관인지 구분 짓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습관 자체의 성질과 개념을 보통 사람의 머리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습관은 의지력 문제라는 어른들의 핀잔을 누구나 한두 번은 들어봤을 터. 하지만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깊숙이 파고들어 간 인간의 뇌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물론 의지력도 중요하겠지만, 습관의 원리를 파악하고 성공 확률이 높은 작전으로 접근해야 비로소 좋은 습관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정말 흥미롭지 않은가? 이쯤 되면 이 책의 저자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지기 마련. 미국 최고의 습관 설계 전문가이자 행동과학자라는 스탠퍼드대학교 행동설계연구소장 BJ 포그. 그가 습관의 정체를 낱낱이 파헤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이 책 『습관의 디테일』은 나도 몰랐던 나의 마음을 들춰내며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위로가 필요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끊임없는 감정 소모와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지친 자신을 학대하지 말자. 무슨 말인고 하니, 내가 원하는 일을 해내지 못하거나 좋은 습관을 갖지 못한다고 자책하지 말라는 것! 저자는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당장 '내 탓 하기'부터 그만두라는 일침을 놓는다. 그래, 결국 좋은 습관을 못 들인 건 나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자자, 안도의 숨을 쉬십시오!) 작은 것은 강하다. 작은 결심이 행동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매일의 작은 습관이 될 때 우리의 인생은 극적으로 바뀐다. 의지가 강한 사람조차 사소한 행동을 습관으로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내 탓 하기를 멈추고, 원하는 것을 아주 작은 행동으로 쪼개고 실수는 새로운 발견이니 이를 발판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게 원하는 습관을 들이는 첫걸음! 지속적인 변화를 만드는 세 가지 방법은 깨달음을 얻고 환경을 바꾸고 아주 조금씩 습관을 기르는 것! 작은 성취에도 스스로 칭찬하며 긍정의 기운을 만끽하자.










『습관의 디테일』은 실제 사례를 통해 독자에게 친근하게 접근하며, 원하는 습관을 형성하는 비법과 실패라는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다양한 팁을 아낌없이 알려준다. '습관'이란 주제로 쓴 책을 몇 권 읽어봤지만, 이 책은 정말 실용적이라고 할까? 굉장히 구체적이고 꼼꼼하게 원하는 습관에 도달하는 이정표를 제시해주어 당장 실천하고 싶은 의지가 샘솟는다. 지난 6월부터 저녁 6시 이후 금식, 이달부터 매일 운동하는 습관을 지키고 있는 나의 다음 목표는 미라클 모닝이다. 프리랜서라 업무시간이 불규칙한 올빼미가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날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번번이 실패했지만, 저자가 알려준 방법대로 성공 확률을 높여줄 황금 행동을 추려보니 뭔가 답이 보이는 느낌이었다. 원하는 열망에 도달하게 해줄 10가지 행동을 적고 효과적일 듯한 방법에 별표,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에 동그라미를 치면 겹치는 행동이 성공 열쇠다! 10가지 행동을 생각해내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서 고심했지만, 저렇게 황금 행동을 찾아내니 '나의 게으름'을 정복할 효과적인 작전을 세울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한 번의 성공을 어떻게 습관으로 굳히고 나쁜 습관을 버리며 밝고 긍정적인 삶을 영위할 비법과 조언이 한가득하니, 나의 오늘과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만족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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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흑역사 - 인간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톰 필립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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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실의 흑역사

지은이: 톰 필립스

옮긴이: 홍한결

펴낸 곳: 윌북




새빨간 거짓말이 난무하는 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거짓말은 무엇일까? 아마도 '나는 태어나서 거짓말이란 걸 해본 적이 없어!', 이 말이 아닐지! 인간은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 'White lie'라고 불리는 소의 악의 없는 하얀 거짓말도 있다지만, 그래도 거짓은 거짓인 법. 대체 이 거짓말의 기원은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찾을 수 있을지 궁금했던 한 남자가 상당히 흥미로운 조사를 펼치며 책을 냈다.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인류학과 사학, 과학철학을 전공했다는 톰 필립스. 현재는 영국 비영리 팩트체킹 기관 '풀팩트'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덕업일치! 근데 이를 어쩌나. 모두 예상했듯이 인류란 날 때부터 툭하면 거짓말을 하고, 속고, 혹 거짓임을 눈치채도 귀찮아서 묵인해왔다. 과연 거짓의 기원을 찾을 수 있을까 싶지만, 톰은 인간이 망쳐온 진실의 흑역사를 집요하고 파고든다. 그가 늘어놓는 언론의 황당한 만행과 이건 '멍멍 개소리'구나 싶은 웃픈 과거의 사건들이 실소를 터트리게 하는 이 책, 신박하다!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경위는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돈과 명예, 그것도 아니라면 천성이 사기꾼인 거라는데... 누군가의 농간에 다 같이 속아 넘어간 경험이 있는 나는 사기꾼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자마자 가슴이 욱신거리며 그 아줌마를 떠올렸다. 희대의 사기꾼인 그녀. 하여튼 뭐 살면서 안 속아본 사람이 있겠는가. 거짓말의 기원을 찾아 떠난 역사 탐험 중, 신문이라는 대중매체가 생겨난 초창기의 엉망진창 보도는 실소를 터트릴 만큼 황당했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날조, 17세기에 신문과 커피하우스가 왕권에 악영향을 초래한다며 견제 대상이었다는 사실. 1830년대 뉴욕에서 《선》지가 유포한 달나라의 신비는 정말 압권이다. 양서류가 공처럼 굴러다니고 염소처럼 생긴 파란색 유니콘이 있으며 구릿빛 털을 가진 박쥐 인간이 은밀한 유희, 즉 섹스를 즐기는 모습을 망원경으로 관찰했다나? 놀랍게도 당시 사람들은 그런 말도 안 되는 사실을 진짜라고 믿었고, 소위 '자발적 기만'으로 그 거짓을 진실로 확고히 하는데 앞장선 멀끔한 신사들도 있었다고 한다. 아이고, 지금이라면 진짜 수갑 철컹철컹할 사기꾼들!









게이츠와 잡스가 오늘날 전 세계의 경영대학원 수업 자료에 꼭 등장하는 이유는 '우긴' 다음에 '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직감적으로 결단을 내렸는데, 실제로 해낸 것! 작가는 이 사례를 통해 '모든 건 결과론적이다'라는 요지를 전한다. 역사에서 '우긴 사람'으로 남을지, '되게 한 사람'으로 남을지는 해보고 나서 나중에야 알 수 있다니... 정말 맞는 말이다. 대체 어떻게 저런 이야기에 속았을까 싶을 정도로 황당했던 지난 거짓말의 역사를 살펴보며, 문득 지금 세상도 그다지 별다르지 않다는 씁쓸한 진실에 도달했던 시간. 황당한 망상이나 남을 해하려는 의도의 거짓말은 죽어도 하지 않겠지만, 원대한 꿈을 품고 '우긴 사람'이 아니라 '되게 한 사람'이 되자는 다짐을 마음에 새겨본다. 같은 문화권의 독자라면 더 재밌게 읽을 책인 듯. 한국판 진실의 흑역사가 나오면 우리에겐 안성맞춤이리라! 하여튼 우리 모두 거짓말하지 말고 착하게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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