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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다케타즈 미노루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2년 3월
평점 :
제목: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지은이: 다케타즈 미노루 / 옮긴이: 김창원
펴낸 곳: 진선출판사
도심 한복판에 살지만, 늘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꿈꾼다. 따스한 햇살과 함께 귀엽게 지저귀는 새소리로 아침을 열고, 문을 나서면 푸른 초목이 펼쳐지는 전원의 삶. 자연을 존중하며 소박한 애정을 담아 교감하는 아름다운 황혼을 꿈꾸며, 홋카이도의 사계절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본다. 2008년 양장본으로 출간됐던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가 귀여운 일러스트 표지와 함께 반양장본으로 재출간되었다. 홋카이도 북쪽 땅에서, 수의사로 여러 야생동물을 치료하며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따스한 나날. 고즈넉한 시골 풍경을 감탄하며 그려보다가, 갑작스레 품 안으로 뛰어든 여러 동물이 펼치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가슴이 뛴다. 심심하고 단순할 것 같지만, 조용할 날 없이 즐겁고 바삐 돌아가는 숲속 수의사의 진료소. 이 귀한 경험을 책으로나마 나눌 수 있다니 행운이다.
자연 속에서 하나로 어우러진 삶!
홋카이도 숲속 진료소의 1년을 여는 달은 특이하게도 4월이다. 아이누족은 복수초 꽃이 피면 한 해가 시작된다고 한다. 한 해의 첫 달이 4월이 되는 셈이다. 인기리에 성업하던 고로쇠나무의 수액이 마르고 산나물의 계절이 시작되면 홋카이도의 새해가 시작된다. 강한 바람에 해안으로 밀려와 어미를 잃은 바다표범, 이리저리 누비며 봄이라 외치는 하늘다람쥐, 짧은 3주간의 동거를 마치고 하늘의 별이 된 새끼 여우 헬렌, 마치 흰 꽃처럼 나무를 뒤덮는 상제나비 떼, 어린잎을 즐기는 일본사슴, 빨갛게 익어가는 주목 열매, 대어를 꿈꾸며 낚아 올리는 연어 낚시, 진료소에서 몰래 셋방살이를 시작한 무산쇠족제비, 동면을 앞두고 잔뜩 살을 찌운 너구리. 홋카이도의 1년 열두 달은 경이로운 자연과 생명끼리 나누는 따스한 교감 덕분에 하루하루가 행복 그 자체다.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눈앞에 숲이 펼쳐지고 야생동물이 노니는 느낌. 싱그러운 자연의 향취에 취해 한참이고 머무르며 떠나기 아쉬운 순간이었다.
'지복'이라는 말이 있다,
다람쥐가 바로 지금 그런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지그시 눈을 감는 모습과 졸음에서 깨어나
당황하지도 않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꽃을 먹는 저 표정이야말로
'지복' 그 자체가 아닐까.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p76 중에서...
더없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연 교감 에세이!
인터넷, 유튜브, 핸드폰. 편리하다는 이유로 현대 문물에 내 인생을 너무 내어 주고 있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본 시간이었다.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던 인간은 언제부터 자연과 이토록 소원해진 걸까?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는 자연이야말로 끝없는 이야깃거리와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는 가장 멋진 친구라고 속삭인다. 쉴 새 없이 진료소를 찾아오는 야생동물 손님들과 정을 나누고, 꽃과 나무를 비롯한 대자연과 교감하는 숲속 수의사의 삶은 가슴 뭉클한 감동과 포근한 위로를 선사한다. 바쁘고 치열한 삶에 치여 몸과 마음을 돌보지 못한 채, 오늘도 쓰러지듯 침대에 몸을 던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힐링 영양제! 여느 문학작품 못지않게 아름답고 고운 문장을 따라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감상하노라면, 이 책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행복으로 촘촘하게 차오른다. 근심 걱정은 물론 딴생각까지 떨쳐내고, 오롯이 느끼며 가슴 깊이 담아본 따스한 이야기. 책을 처음 손에 든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모든 순간이 아름다웠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