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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이미경 지음 / 남해의봄날 / 2017년 2월
평점 :
자라는 이야기
사랑방, 방앗간, 다방, 미용실, 이발소 등 이야기가 생겨나는 장소는 많지만 그중 으뜸은 뭐니 뭐니 해도 구멍가게다. 신작로에 있는 구멍가게에는 남녀노소, 동네 사람, 외지인 할 것 없이 무수한 사람들이 오고 가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생겨나 '그래서, 그랬데, 그러더라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가지처럼 자란다.
때로는 부풀려진 소문에 오해와 다툼이 생기기도 한다.
이야기는 지나간 시간의 기억을 풍성하게 하고 풍성한 기억은 삶을 다채롭고 의미 있게 만든다.
조용한 골목을 걷자니 마음도
한가롭다. 집집마다 담장 안에는
주황색 감들이 저 높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선연한 색감은 말할 수 없이
아늑하다. 고향집 감나무에는 감이
풍년이고 구멍가게 감나무에는
그리움이 가득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