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생각
등나무에 기대서서 신발 코로 모래 파다가
텅 빈 운동장으로 힘 빠진 공을 차본다.
내 짝꿍 왕방울 눈 울보가 오늘 전학을 갔다.-21쪽
어머니
비바람 눈보라에 제일 먼저 닿는 탑신
제일 밑바닥에 남아 사람 만드는 초석
온몸이 모서리가 된 둥근 이름 어머니-31쪽
풀잎에게 배우다
비에도 땡볕에도 바람에도 지지 않고
여린 연둣빛들 일어선다 자란다
고난은 용수철인 것 풀잎에게 배우다-33쪽
사람이 좋다
봄 여름 가을 가고 살다 보면 어느덧
꽃보다 상처이고 사랑보다 사람이라
사랑은 가고 없어도 사람은 남습니다
가을 겨울 봄 오고 살다 보면 또 어느덧
상처 여물어 씨앗 눈비 녹이는 햇살
사람은 가고 없어도 사랑음 남습니다-50쪽
사랑을 믿는다
열매도 없이 꽃이 시들었네
꽃 진 그 자리에 애절했던 눈물만
눈물만 남아 있기에 그 사랑을 믿는다-53쪽
고독
세상 구석구석을 구경하고 온 이가
가지 못한 곳만이 진정 아름답다 하길래
내게도 있다 하였지
내 마음속 오지-67쪽
내가 먼저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그 누구도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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