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찍 네 사람은 계곡으로 고고씽~ 조카들은 친구들끼리 계곡에 간다고 해서 그래 가거라 하고는 우리 네사람도 시원하게 보낼 자유가 있다고 생각해서 갔다. 지인님이 초대하신 계곡이 바로 치산이다. 아침일찍 언니랑 장을 보고 계곡에서 먹을 음식들을 챙겼다. 언니가 좋아하는 맥주와 지인님과 옆지기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소주 한병. 그리고 삼겹살, 상추, 깨잎, 고추, 콜라, 물, 과자 등등등... 근데 삼겹살 가격도 그렇지만 야채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한주먹도 안 되는 상추가 오천원이다. 미국도 그렇지만 한국도 장난 아니게 물가가 너무 올랐다. 서민들은 어떻게 살라고 이러는건지... 거기다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피해가 많다. 김밥을 준비하려고 했더니 시금치가 없는 것이다. 시장 세군데를 다녔는데 시금치가 없더라.
 아이들이 시원하게 노는 걸 보고 어찌나 부럽던지. 이번에 처음으로 물속에 들어갔다. 속으로 괜찮다를 몇 번이나 세기면서... 물론 옆지기가 옆에서 지켜 주었지만. 근데 내가 몰랐던 사실을 이날에 알았다. 언니도 물을 무서워 한다는 사실을... 지인님이 물으니 동생을 잃은 뒤로는 물을 무서워한다는 언니... 나랑 같구나... 언니도 남동생을 잊지 않고 있었구나... 잘 나가다가 우울한 이야기로 넘어가 버렸네...ㅋㅋㅋ 재밌게 노는 아이들을 보고있던 옆지기가 나한테 투덜거렸다. 사실은 옆지기가 수영복 갖고 나오려고 했는데 내가 반대를 해 버렸거든.ㅎㅎㅎ 그래서 못 갖고 온 수영복 때문에 옆지기 옷만 젖었다는. ㅎㅎㅎㅎ
    고기는 역시 지인님이 잘 굽는다. 그리고 맛이 있다. 경치좋고, 시원하고, 물 좋고, 음식좋고, 기분도 좋고, 재밌는 이야기도 좋고, 무조건 다 좋았다. 무엇보다 비가 안 와서 제일 좋았다. 식당이나 집에서 먹는 삼겹살은 역시 틀리다. 밖에서 먹는 삼겹살이 최고였다. 1년안으로 다시 먹을 수 있을꺼나... 올해는 지인님이 우리를 좋은 곳으로 많이 대리고 가셨다. 거기다 옆지기와 지인님이 술을 좋아해서 그만 술친구가 되어 버렸다. 말도 통하지... 주거니받거니... 언니와 난 외로워서 자매끼리 주거니받거니 ㅋㅋㅋㅋ
 옆지기랑 화장실 갔다가 나오면서 우연히 옆지기 머리를 봤다. 근데... 우핫하하하하하~ 머리위에 잠자리 한마리가 앉아 있는 것이다. 오랜만에 보는 잠자리~ 내려오면서 난 계속 웃고, 옆지기는 잠자리 때문에 목도 못 돌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고는 웃고, 참 이상한게 잠자리가 도망을 가지 않는 것이다. 아주 편하게 옆지기 머리위에 앉아 있는데... 아니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아니라 옆지기 머리를 간질간질 거려서 옆지기가 킥킥 거리는데... "여보야~ 머리 간지러워." 크크크크크크크 물가에 내려가는데 잠자리가 날았다. 근데 멀리 도망가지 않고 바로 돌 위에 앉는 것이다. 가까이 가도 가만히 있는데... 옆지기가 한국에 있을 때 그만 머리를 다 밀고 말았다. 절에 가면 스님이 옆지기가 스님인 줄 알고 활짝 웃으시는데... 그러다 스님이 나를 보고도 웃으시는 것이다. (난 머리 안 밀었는데... ㅋㅋㅋ) 시내에 갔다가 길 가던 스님이 옆지기를 보더니 아주 해 맑게 웃으시는 것이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가시는데... 하여튼 잠자리도 재밌고 옆지기 머리도 재미있었다. 계곡에서 대충 놀고 떠날 차비를 했다. 차를 타고 내려오다가 지인님이 한티재에 들렀다가 가자고 해서 내렸다.
    경치도 아름답고 시원하고 참 좋았다.  
한티재는 아주 오래전에 한번 와 본 기억이 있다. 그 때 누구랑 왔더라... 
 한티재 휴게소뒤에 피어있는 호박꽃을 보고 너무 반가워서 찍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호박꽃. 보고 또 보고... 호박잎으로 된장에 밥을 싸서 먹으면 정말 맛 있다. 미국 들어오기 전에 언니가 해 주었는데 정말 맛 났다.
호박옆에 가지가 있었다. 처음에는 몰라서 자세히 보고나서 가지라는 걸 알았다. 가지무침 많이 좋아하는데... 냠냠냠~
가지옆 밭에는 상추가 자라고 있었다. 나두 저렇게 상추와 가지를 기르고 싶다. 저런 상추가 제일 맛 나는데... 따서 가지고 가고 싶었지만 붙잡히면 쇠고랑이라는 언니 말에 겁을 먹었다. 요즘은 옛날과 달라서 서리하면 무조건 벌금 아니면 잡혀 들어간단다. 국도로 달리다 보면 허수아비를 볼 수가 있지만 원두막은 안 보이더라. 하여튼 저 상추를 따서 무침해서 밥에 비벼 먹으면 딱 좋은데... 냠냠냠~
마지막으로 상추옆 밭에는 고추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맛 있게 보였지만 좀 맵게 보이기도 했다. 안 매운 고추를 된장에 푹 찍어서 먹고 싶은데... 한국에 있을 때 음식점에 가면 고추가 나온다. 쪼개서 냄새를 먼저 맡는 나다. 매운 냄새가 안 나길래 먹었더니 혀바닥 불 나는 줄 알았다. 다른 음식점에 가도 마찬가지였다. 포기를 하면 되는데 눈에 보이면 자꾸 먹고 싶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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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8-19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아름답네요

후애(厚愛) 2011-08-20 10:29   좋아요 0 | URL
직접 보시면 마음에 드실 것에요.^^

울보 2011-08-1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시원한 여름날이었겠어요,
저도 물이 너무너무 무서워요,

후애(厚愛) 2011-08-20 10:31   좋아요 0 | URL
날씨는 더웠는데 물이 시원했어요.^^
저두요... 물을 가까이 하려고 노력은 많이 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