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애인에게 묻곤 한다.

"내가 죽으면, 당신 슬플까?" 라고

"그야 슬프지. 아주 슬프지."

애인이 그렇게 대답하면 나는 이어, '왜?'라고 묻는다.

애인은 그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그럼 당신은?" 하고 내게 되묻는다.

몸을 시트로 휘감고 손가락으로 내 머리칼을 쓸어내리며.

"내가 죽으면, 당신 안 슬프겠어?"

안슬퍼, 하고 나는 대답한다.

옛날에, 아빠가 가르쳐주었던 것처럼.

"죽는 건 슬픈일이 아니야"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나는 거의 울음을 터트릴 것 같다.

애인은 죽지 않았으면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당신은 죽지마, 라고.

 

"이런 바보."

애인은 희미하게 미소짓는다. 내 머리를 끌어안고, 내 볼에 소리내어 키스를 해준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바란 대답이 아니었다.

나는 애인에게, 걱정할 것 없어, 란 대답을 듣고 싶었다.

영원히 죽지 않을테니까, 란 대답을.

하지만 물론 애인은 그런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에쿠니 가오리 / 웨하스의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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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6-23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많이 한 생각이네요.

후애(厚愛) 2011-06-24 11:48   좋아요 0 | URL
가끔씩 저도 그래요.

루쉰P 2011-06-24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너무 좋아여, 걱정할 것 없어! 외워 놔야 겠어요. ^^

후애(厚愛) 2011-06-24 11:49   좋아요 0 | URL
네 마음에 드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