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랑이 원하는 한국 음식 차림표다.

1. 소고기국

2. 해물탕 

3. 된장찌게

4. 김치찌게

5. 칼국수

6. 떡국

7. 막국수

8. 명태전 

9. 김치전 

10. 부추전 

11. 잡채 

12. 삼겹살(살 찐다고 한달에 한 번씩...)~ㅎㅎㅎ    

13. 김치 볶음밥 

14. 볶음밥 

15. 볶음김치

그리고 두부부침과 나물무침들....

매주 토요일마다 해 달라고 한다. 우리는 월~목요일은 저녁을 같이 못 먹는다. 울랑의 일이 바빠서 늦게 집에 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항상 토요일날 한국 음식을 만든다. 나도 그렇지만 울랑이 한국 음식을 안 먹으면 자꾸 생각이 나서 배가 더욱 고파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미국 음식은 잘 안 먹는 편이지만 아주 가끔씩 해 먹기는 한다.  

한국 음식은 무엇이든지 잘 먹으니 음식을 만들 때 신경을 안써도 되니 편하다. 특히 음식은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먹는다. 예전에 한국에 있을 때 일이다. 시내에 갔다가 저녁을 먹고 들어가려고 어느 식당에 들어가서 음식을 주문을 했다. 나는 배가 불러 수저를 놓았는데 울랑은 음식을 버리기 안깝다고 반찬까지 싹쓸이를 한 것이다. 주인 아저씨가 그릇을 치우려 오셨다가 깨끗하게 비워져 있는 빈그릇을 하나 하나 보시더니 하하하..웃으시면서 이런 손님을 닮아야 하는데...손님마다 음식을 남겨서 버리는 게 많다고 하셨다.   

내가 아는 언니네 집은 식탁이 하나가 아니라 두개다. 그것도 같이 붙어 있는 게 아니라 각자 멀찍히 떨어져 있는 것이다. 궁금증이 일어 언니한테 물어보니 남편이 한국 음식을 싫어한단다. 냄새까지도. 그래서 언니가 먹을 한국 음식은 언니가 만들고 남편이 먹는 미국 음식은 남편이 만든단다. 그래서 식탁이 두개! 난 어이가 없어서 내가 물었다.  

"그럼 뭐하려 언니랑 결혼했누?" 

언니왈 

"나도 궁금해서 물어보니 사랑하니까!" 

헉...정말 할말을 잃었다. 울랑은 더욱 놀란 얼굴 표정~ㅋㅋㅋ 

미국인이라고 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게 아닌가부다. 하지만 내가 아는 미국인들은 한국 음식을 즐겨 먹는다. 특히 김치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이 굉장히 많다. 울 시아버지도 김치를 잘 드신다. 물론 맵다고 펩시와 같이 드셨지만...~ㅎ  

울랑한테 감사해야겠다. 내가 힘들게 만든 음식을 맛나게 잘 먹으니 말이다. 그리고 미국 음식보다 한국 음식을 더욱 좋아해서 울 언니와 나는 편해서 좋다. 울 언니네 집에 가도 언니는 제부가 무엇이든지 잘 먹으니 음식하기에 편하단다. 

덧) 소주와 막창은 말이 필요없다. 이곳에 즐기는 소주와 막창이 없어 울고싶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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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9-03-13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여자와 결혼한 한국남자는 미국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요? 음...사랑의 힘이 못미치는 영역이 있나 봐요.여자들은 자기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남자가 그렇게 이뻐보인다고 하던데....

후애(厚愛) 2009-03-14 10:30   좋아요 0 | URL
전 처음에 미국에 와서 음식 때문에 고생했답니다.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미국 음식이라서 그런지 제 입맛에 맞지 않더군요. 아마 3개월을 음식 때문에 고생을 했지요. 이제는 미국 음식도 맛있게 먹고 있지요. 사랑하는 여인이지만 그 여인의 나라 음식은 사랑할 수가 없는 사람이 있나 봅니다. 제가 만든 음식을 울 신랑이 맛있게 먹어주니 고맙고 이쁘게 보이는 것은 사실이에요.^^;;

마노아 2009-03-13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오빠도 한국 음식을 더 좋아해요. 한국 왔을 때 패밀리 레스토랑, 이런 데 가자고 하면 질색팔색이구요, 갈비나 샤브샤브... 이런 걸 더 좋아해요.^^

후애(厚愛) 2009-03-14 10:29   좋아요 0 | URL
미국인들 중에 한국에 나갔다 온 사람들은 한국 음식중에 무조건 갈비와 불고기 그리고 김치맛이 최고였다고 합니다. 울 신랑도 제 언니가 해 주는 갈비찜을 좋아하지요.^^

무스탕 2009-03-13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메뉴들은 한국사람들이 먹어도 매우 행복한 음식들이에요 ^^
정말 부인 사랑이 막 형광핑크색으로 보이는듯 싶어요. ㅎㅎ

후애(厚愛) 2009-03-14 10:38   좋아요 0 | URL
메뉴를 보는데 군침이 어찌나 돌던지요.^^
한국 음식은 저만 만들 줄 아니 제가 안 만들면 쫄쫄 굶는이가 바로 저랍니다.~ㅋㅋ

비로그인 2009-03-14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외숙모가 결혼 초기엔 음식솜씨가 별로 좋질 않았는데 유일하게 맛있게 먹는 사람이 저였죠. 원채 입맛이 까다롭질 않아서 왠만하면 다 맛있거든요. 다른 사람들의 반응으로 볼 때 외숙모의 음식솜씨는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후애(厚愛) 2009-03-14 13:52   좋아요 0 | URL
전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에요. 그래서 거의 집에서 한국 음식을 해 먹고, 한인 식당에는 별로 안 가지요. 외숙모님의 노력의 댓가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