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여섯 달마다 장난전화가 걸려 온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섯 달이 넘어도 장난전화가 없어서 이제 정신을 차렸나 했더니...쩝!
목소리를 들어 보면 외국인은 결코 아니다. 처음에 걸려 온 전화를 받으니 상대방이 헬!~~로~~~우~~~아주 길게 하더니 내가 헬로 하니 잠잠하다. 그러면 내가 전화를 끊으면 이제부터 시작이다. 하루에 30통이 넘는 장난전화. 울랑이 받으면 숨소리조차 안 들린다고 한다. 또한 울랑이 받고 끊으면 다시는 전화가 걸려 오지 않는다. 울랑이 전화국에 문의를 해 보았더니 걸려오는 장난전화가 미국안에서가 아니라 밖이라서 전화번호 조회가 안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전화번호를 바꿀 수도 없고. 물론 바꿀 수도 있겠지만 여러가지로 번거롭기 때문이다.
잠잠하던 장난전화가 또 다시 시작 되었다. 요즘은 전화가 걸려 와도 울랑이나 나나 신경이 곤두선다. 시아버님이 건강이 안 좋아 모두가 걱정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놈의 장난전화가 새벽 3시에 걸려 와서 울랑이나 나나 자다가 얼마나 놀라고 간이 덜컹 하는데....울랑은 혹시나 시댁에서 안 좋은 일로 걸려 온 전화인 줄 알고 자다가 벌떡 일어나 불안한 눈으로 나를 보는 것이다.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하면서 내가 전화를 받았다. 그랬더니....윽!!! 정말 이놈을 잡아서 경찰서에 콩밥을 실컷 먹이고 싶었다. 여전히 길게 헬로를 부르는 나쁜 놈!
내가 전화를 끊었는데 계속 걸려오는 전화. 울랑이 드디어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나서 전화를 받자마자 있는 욕 없는 욕을 마구 퍼부어 주고는 끊었는데...헉! 잠잠하다.
그랬는데 오늘 오전부터 또 시작이다. 그래도 한 가지 기쁜 것이 있다면 미국안이 아니라 밖이라고 했으니 전화요금 엄청 나오지 싶다. 얼마나 돈이 많기에 이런 못된 짓을 하는지는 몰라도 그저 전화요금 엄청 많이 나오라고 비는 나다. 내가 안 받아도 자동응답기가 받으니 전화요금은 올라 갈 것이고.
아무도 받지 않으니 지도 지쳤는지 아니면 재미가 없었는지 잠잠하기에 오늘 몇 번이나 걸려 왔는가 싶어 IDBox를 확인을 해 보니 헉! 25번이다. 정말 지독한 놈일세!
그런데 목소리를 들어보면 할아버지 목소리 같다. 나이가 꽤 있어 보였는데....나이를 떠나서 이런 못된 장난을 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거늘....할 짓이 정말 없는건지....이렇게 여러 사람 피해를 주면 지한테는 복이 올줄 아나본데...천만의 말씀!
하여튼 제발 그만 걸려 왔으면 좋겠다. 정말이지 너무 피곤한 하루였다.
덧: 고운 말을 쓰자고 한 내가 "놈"을 세 번이나 아니 요거까지 합쳐 네번을 불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