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썼다 잠 깨려고 커피를 마신 적 있나?있다있긴 있다만대개는 잠을 깨려고 마시기보다깨어 있어서 마셨다,라고 나는 썼다커피는 썼다인생이 쓰고 즘생도 쓰고뭐든지 쓴 밤쓰지 않은 건 잠뿐트리플 샷을 마셔도쏟아지는 잠그래, 커피는마시는 것보다 쏟는 개더 잠을 깨게 한다지뭐라도 써야 하는 밤
뭐라도 썼다
잠 깨려고 커피를 마신 적 있나?
있다
있긴 있다만
대개는 잠을 깨려고 마시기보다
깨어 있어서 마셨다,
라고 나는 썼다
커피는 썼다
인생이 쓰고 즘생도 쓰고
뭐든지 쓴 밤
쓰지 않은 건 잠뿐
트리플 샷을 마셔도
쏟아지는 잠
그래, 커피는
마시는 것보다 쏟는 개
더 잠을 깨게 한다지
뭐라도 써야 하는 밤
망중한 땀에 푹 젖은 손수건들물에 헹궈 짜서 의자 등받이에 걸쳐놓았다숨을물속에서 쉬는 것 같다짜고, 따뜻한 물 후루룩빨려 들어오고훅, 빠져 나간다나이 들면 땀에서나쁜 냄새가 난다지숨에서도 그럴까날숨, 날숨, 날숨냄새를 맡아볼 날숨 만들려고들숨, 들숨, 들숨깊게도 쉬어보고 얕게도 쉬어본다잘 모르겠네, 코가 맹맹하다물고기 눈읋 벙벙한여름 하오들숨날숨숨 쉬기 놀이 너희 매미들아, 쉬어가며 울렴숨 막히겠다
망중한
땀에 푹 젖은 손수건들
물에 헹궈 짜서 의자 등받이에 걸쳐놓았다
숨을
물속에서 쉬는 것 같다
짜고, 따뜻한 물 후루룩
빨려 들어오고
훅, 빠져 나간다
나이 들면 땀에서
나쁜 냄새가 난다지
숨에서도 그럴까
날숨, 날숨, 날숨
냄새를 맡아볼 날숨 만들려고
들숨, 들숨, 들숨
깊게도 쉬어보고 얕게도 쉬어본다
잘 모르겠네, 코가 맹맹하다
물고기 눈읋 벙벙
한여름 하오
들숨날숨
숨 쉬기 놀이
너희 매미들아, 쉬어가며 울렴
숨 막히겠다
옛이야기 아무리 애 터지는 슬픔도시간이 흐르고 흐르면흐릿해지지시간은 흐르고흐려지지장소는어디 가지 않아어디까지나 언제까지나 영원할 것 같은영원한 것 같은아플 것 같은아픈 것 같은
옛이야기
아무리 애 터지는 슬픔도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
흐릿해지지
시간은 흐르고
흐려지지
장소는
어디 가지 않아
어디까지나 언제까지나
영원할 것 같은
영원한 것 같은
아플 것 같은
아픈 것 같은
아무 날이나 저녁때 1 온종일 저녁 같은날 창밖 멀리 하늘, 그 아래 건물들도어딘지삭아가는 시멘트 빛 아, 정작저녁이 오니건물들이 희게 빛나네하늘과 함께건강함의 진부함을뿜내네 2 어제 우연히 발견한10년은 좋이 지난 너의 메모좋은 펜으로 썼나봐글자가 선명하네'아무 날이나 저녁때' 내게 아직 진부하게도저녁이 있었을 때아무 날이나저녁때
아무 날이나 저녁때
1
온종일
저녁 같은
날
창밖 멀리 하늘,
그 아래 건물들도
어딘지
삭아가는
시멘트 빛
아, 정작
저녁이 오니
건물들이 희게 빛나네
하늘과 함께
건강함의 진부함을
뿜내네
2
어제 우연히 발견한
10년은 좋이 지난 너의 메모
좋은 펜으로 썼나봐
글자가 선명하네
'아무 날이나 저녁때'
내게 아직
진부하게도
저녁이 있었을 때
아무 날이나
저녁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