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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컬러링북
무한도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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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은 이제 대한민국뿐만이 아니라 세계인의 예능이 되었다. 멤버들의 11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던 것이다. 차팔고 배팔던 시절은 이제 희미해진 옛추억으로 남을 위기가 되고

'한류'에 힘입어 이런 콘텐츠가 무한수출의 기틀이 된 것이다. 아 대단한 대한민국 예능이여!


 


500여편에 이르는 주제를 소화한 멤버들은 그 사이 바뀌기도 했지만 핵심멤버들의 면면은 여전해서

무한도전의 감동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이 한권의 컬러링북에 무한도전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우린 자연인이다', '바보전쟁','언니의 유혹','자유로가요제','배달의무도'같은 쟁쟁한 예능들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도대체 이런 것들을 기획하는 PD나 작가들의 역량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 어려운 미션들은 수행하는 멤버들의 역량은 또 어떻고.


 


이런 재미있는 예능들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만들어진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러기에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수출까지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예능인이지만 수출의 역군이기도 하다.


 


예능인이라고 해서 무엇이든 다 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단 미션이 주어지면 전문인 못지않은 완성도로

시청자들을 감동시키는 그들의 열정은 세월이 흘러가도 전혀 식지 않았다.


 


컬러링북을 들쳐가면서 추억에 잠겼던 내가 이 '배달의 무도'를 보면서 당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던 우리나라 사람들을 찾아가 엄마의 정성을 배달해 주었던 그 장면들 말이다.

아프리카는 물론 극지방, 그리고 일제징용의 뼈아픈 역사가 깃든 군함도에서 젯밥을 올리던 장면에서는

대한민국 국민 절반은 울지 않았을까.


예능이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무한도전의 끝은 어디까지 일지 살짝 궁금해진다.

언젠가 멤버들의 회갑연이나 칠순잔치까지 보게되는 것은 아닌지...그야말로 기대가 커진다.

우리를 웃기고 울렸던 장면들이 고스란히 녹여있는 '무한도전 컬러링북'을 보면서 추억에 잠겨

어린시절로 돌아가 색칠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막상 해보니 잘하고 싶은 마음도 불끈거리고 요즘 세상이 하도 시끄러워 골치가 지끈거리는데

잠시 시름을 잊기에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열심히 색칠을 하다보니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만한 놀잇감도 없다. 열심히 칠하고 열심히

추억해보자.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 어른들의 추악함조차 퇴색되는 경험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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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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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느새 봄이다. 3월호 특집 '그래도 봄은 온다'가 너무도 반갑다.

한계절 먼저 만나는 샘터가 이 계절 특히 반가운 이유는 몸보다 마음이 봄을 일찌감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3월호의 표지는 이제는 기억도 가물해지고 있는 카메라이다. 불과 몇 십년 전까지 추억을 담기

위해 필수였던 이 카메라도 이제는 사진찍는 작가의 품이나 박물관에서나 만나봐야 할 물건이 되었다.

스마트폰으로 후딱 찍어 내는 사진과는 다른 기다림이 있었던 그 시절 사진들은 늘 그리움이었다.  아마도 봄을 기다리는 설레임을 이 카메라로 대신하는 것은 아닌지.


 


먹방에 자주 등장하는 홍신애씨가 나처럼 이북 평양이 고향인 부모님의 자손이었다니 참으로 반가운 마음이다.

이북이 고향이신 분들은 만두와 냉면이 바로 고향 그 자체로 생각하신다. 주먹만한 만두 서 너개면 배가 부를 정도로 큰 만두를 만들면서 고향을 떠올렸던 수많은 실향민들은 이제 당신세대에선 다시 고향을 밟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만두에 깃든 그리움은 맛으로만 기억할 수가 없다. 이렇게 맛의 대가가 그 고향의 맛을 이어가고 있으니 절손(?)의 위기는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샘터로 만난 그녀가 더 가깝게 다가온다.


 


 


겨울뿐 아니라 사철 우리 식탁에 오르는 국민 음식 김치찌개가 또 이렇게 요리가 될 수도 있다니

새롭다.

김치에 돼지고기 넣고 물만 부으면 다인줄 알았던 찌개를 나도 요리로 승화시키고 싶어진다.

또다른 맛의 즐거움을 늘 전해주는 '할머니의 부엌수업'은 대대로 내려오는 가문의 비법을 만날 수 있어 늘 기대가 된다.


 


올봄에 또 반가운 소식은 '이달의 샘터작가'에 도전하라는 소식이다. 늘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도

'작가'라는 타이틀이 내심 부러웠던 많은 독자들이 화이팅하며 도전해볼만한 소식이 아닐까.

머리속에서만 맴돌던 재능을 맘껏 꺼내볼 절호의 기회이니 나를 포함한 독자들이여 도전해볼지어다.


'이야기꾼' 성석제의 연재소설 '만남'은 난폭운전, 보복운전으로 요즘 말도 많은데 공포의 운전자를 '오함마'의 뜻밖의 등장으로 물리치는 반전의 드라마가 시원스럽다. 역시 이야기꾼답다.


미싱으로 삶을 일군 옥자씨의 이야기며 가수 김장훈이 만난 '내 인생의 한 사람'이 준 교훈이 감동스럽다.

삶이란 참 거대한 무엇인가보다 소소한 것으로 인해 더 가치가 있는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2017년 다가오는 봄에 나는 어떤 기억을 새길 수 있을지 마음의 카메라가 벌써부터 튀어나오려고 한다.  이 봄 모두 샘터의 반가운 소식과 함께 기쁜일들로만 새겨지는 계절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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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따위 - 내 청춘의 쓰레빠 같은 시들
손조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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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3살 이었을때 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 바로 그 때일 거란걸 알았다.

그보다 더 젊을수도 더 아름다울수도 더 날씬할수도 더 자신감이 충만할 수도 없으리란 것을 말이다.

아마도 그 짧은 시간을 지나오는 동안 읽었던 수많은 책들의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다소 시크하면서도 시니컬한 자신감 같은 것들은 책을 많이 읽어 허접한 정보까지도 너무 많이

집어 넣은 결과였던 것 같다.

암튼 그 시절 최루탄이 남발하던 교정을 지나오는 시간을 건너 오면서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책이었다.

특별히 시보다는 소설쪽이나 인문학쪽을 선호했는데 시는 학생시절 교과서에 실린 정도의 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한권의 긴 소설보다도 몇 줄의 싯귀가 주는 어마어마한 충격과 감동의 맛을 알고야 말았다.


 


호흡이 긴 소설이야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그저 몇줄에 불과한 싯귀마저도 나같은 평범이하인 사람에게는 수학공식처럼 어려웠다. 아 이정도는 나도 쓸 수 있는데...하고 보면 이미 누군가 지어놓은 귀절들이었고 '시따위야..'하는 자만을 품곤 했다.

세월을 고단하게 살아온 사람들은 흔히 내 인생을 책을 쓰면 몇권은 된다고 말하지만 그렇다면 시집이라면 몇권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이 인생일까.


 


베이비붐세대의 일원으로 배고프고 지단한 세월을 지나온 나로서는 풍요롭다는 이 시대에 배고픈 청춘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이 영 이해할 수도 없고 용서할 수도 없다.

허리띠 졸라매고 기껏 키워놨더니 백수라니...일자리가 없는 건지 의지가 없는건지 이 현실이

통탄스러운데.

그들이 바라보는 시는 어떤 느낌일까. 어린 시절 읽었던 책중에 '술 권하는 사회'라고 있었는데 당시 암울했던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한 작품이었다. 이렇게 모든 것이 넘친다고 믿어지는 시대에도 '술 권하는 일'들이 너무 많이 놀랍다.


 


서른 전이면 의례 결혼은 당연지사였던 내또래들에게 지금의 서른들은 참으로 비려보인다.

결혼을 한다면 아직 어린 것 아냐? 싶을 정도로 우리와는 다른 서른을 보내는 것 처럼 보인다.

그들이 어린시절 그렸던 서른은 어린애의 티를 벗고 제법 어른 흉내는 내는 시간이 될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대의 서른은 여전히 들어갈 자리조차 없는 미숙한 시간일 뿐이다.


 


그런 그들에게 손위에 얹혀진 스마트폰 말고 시란게 들어오기는 할까 싶어지는데 이 책의 저자는 그래도 어린시절부터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인용한 시들이 제법 비장하다.

젊음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거나 사랑찬가가 아닌 삶의 지긋지긋한 일상이나 암담한 미래같은 것들이 느껴진다.

그래서 시란게 그냥 눈으로만 읽을 수가 없는 것이다.

하루 밥을 벌기 위해 시장통에서 소리지르는 장사치의 노래처럼 비장하고 파도를 넘어 고기를 잡으로 떠나는 어부들처럼 서글픈 것이 바로 '詩"임을 청춘들은 벌써 알아버렸다.

그래서 지켜보는 중년들은 가슴아프다. 시를 보고 울먹거리는 젊은이들을 보면 같이 울고 싶어진다.

차라리 '시란게 뭔데'하면서 생뚱맞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철없는 젊음이 낫지 않을까.

그마저도 사치인지라 조심스럽다는 청춘들에게 위로의 글을 보낸다.

'그래도 견뎌라 영원한 파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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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비움 - 차근차근 하나씩, 데일리 미니멀 라이프
신미경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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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려면 일단 비워라'라는 말에 동감한다. 일상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다.

불황이 계속되고 정국이 어수선한 요즘 허한 마음은 오히려 뭔가로 채우고 싶어하는 것으로

달래고 싶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만히 주변을 살펴보았다.

옷장에는 몇 년째 입지 않은 옷들이 쌓여있고 창고는 뒤죽박죽 뭐가 들어가 있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끔찍이도 사랑하는 책들도 책장을 넘어서 방 여기 저기에 쌓여있어 처치곤란한 지경이다.

 

 

가난했던 시절을 지나온 탓일까 버리지 못하고 챙겨두고 보는 습관이 문제이다.

집은 자꾸만 커지는데 공간은 점점 적어지는 현상은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비우지 못하는

이 습관을 어찌할까.

최근 미니멀리즘이 인기를 끌고 간편하게 정리하면서 살자는게 트랜드라는데 늙은 여인은 따라가기가

버겁다.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묵혀두고 있던 유행지난 옷가지는 사실 다시 입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호랑이 답매 물던 시절의 옷이 기적처럼 다시 유행이 돌아와도 내 몸매는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유행을 타지 않는 단조로운 디자인의 옷이라면 겨우 한 두벌쯤 건질지도 모르긴 하지만 말이다.

옷장속에 묵혀둔 옷들처럼 내 머리속도 뒤죽박죽이다.

 

 

홈쇼핑에서 왕창 주문해놓은 생활용품이 쌓여있는 창고는 또 어찌할꼬.

이 책을 덮는 순간 난 당장 창고정리부터 시작하자고 마음먹었다. 박스별로 어지러히 흩어져 있는

물건들을 같은 규격의 수납함들로 옮기고 테깅부터 해야겠다. 그리고 정말 다시 쓸 수 없을 것 같은

물건들을 과감히 정리해버려야겠다.  정리 정돈을 하지 않아도 실상 살아가는데 큰 문제는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럼에도 '비움'을 해야하는 이유는 주변이 정리될수록 머리가 정리되고 일상이 가벼워질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토록이나 아끼던 100켤레의 구두를 정리하고 명품가방이며 속옷까지 정리해버린 저자의 용기가

부럽다.

아마 난 저자보다 100분의 일쯤이나 정리가 가능할 것 같다. 몽땅 끄집어내어 미래에 쓸수 있을 것인지

가늠해보다가 결국 다시 옷장에 넣는 일들이 반복되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 그전보다는 많이

비울 수 있을 것같다. 가볍고 우아하게 미니멀 라이프 스타일을 따라가 나도 깔끔한 나로 거듭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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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있습니다 - 때론 솔직하게 때론 삐딱하게 사노 요코의 일상탐구
사노 요코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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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가 살다간 시간들은 그녀의 조국 일본이 고단했던 것처럼 온 국민들이 힘들었던

시대였던 것같다. 물론 일본인 특유의 기질을 살려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어 그 시간들이

짧아지긴 했지만 그 시대의 사람들은 결코 그 시간을 지우지 못했다.


 


일본의 침략으로 고통을 받았든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을 물론이고 당사국인 일본사람들도 결코 행복하지 않은 시간들이었다. 글쎄 패배하지 않고 승승장구 했더라면 행복했으려나.

사노 요코는 그런 조국을 그런 시간을 살아온 것은 결코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다고 항변한다.

누구든 선택해서 태어나는 이는 없으니까. 더불어 그녀가 그토록 원망했던 부모마저도.

어려서 죽은 아버지에 대한 느낌은 그리움보다는 아쉬움이었고 아흔 넘어 치매를 앓는 엄마와는 내내 원망과 슬픔같은 것들이었다. 치매를 앓아 어린애가 되어버린 후에야 겨우 화해 비슷한 걸 해냈으니까.


 


'누구에게서 태어날지 아무도 선택할 수 없다. 그것이 가장 큰 운명이다.'

이기적인 삶을 살았던 엄마를 미운 시선으로 바라봐야 했던 사노 역시 평탄한 삶을 살진 못했다.

두번의 결혼과 두번의 이혼, 이건 선택이었을까 운명이었을까.

다행이랄까. 그녀에게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재능이 있어 그나마 고단한 시간을 견뎌냈는지 모른다.

책을 읽는 내내, 활자중독이다 시피 했던 시간들이 너무 무의미 했다고 탄식하는 장면이 마음에 걸렸다.

나역시 어린시절부터 독서에 바친 시간이 너무도 컸기에 그녀의 허무하다는 탄식이 가슴 아프다.

특히 그녀가 작가이기에 그런 탄식은 너무도 뼈아프다. 자신이 읽어낸 책에서 건져낸 것이라곤 없는 것같은 삶을 살았다는 자괴감같은 것이 아닐까.

흔히 우리는 책을 많은 사람에게 무조건적인 기대가 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게는 기대하지 않는 그런 것들.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고보니 알량한 삶이 부끄러워 이렇게 말했는지도 모른다.

'잘 살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얼핏 개구쟁이처럼 보이는 그녀의 맑은 얼굴에 이런 어둠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솔직한 일상과 마음의 이야기들을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것이 너무 아쉽다. 100세 시대에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버린 것 같아.

다소 차가운 듯한 그리고 어리숙하게도 보였던 삶들을 끝내고 떠난 그곳에서 그녀는 또 어떤 삶과 만나게 될까. 전쟁도 없고 패전한 조국도 없고 지리멸멸한 결혼도 없는 시간에서 부디 행복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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