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소년 만화시편 1
서윤후.노키드 지음 / 네오카툰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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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란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단어였던 시절이 있었다. 모든 것이 풍요롭다고 말하는

이 시대의 청춘들은 과연 가슴설레는 삶을 살고 있을까.

백수와 백조라는 낱말이 난무하고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가난했던 부모들은 자식들을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죽어라 키워냈건만 정작 시대는 청춘들의 열정을 다 품지 못한 채 시들어가고 있다.

뭐든 기대지 않으면 살기 더 힘들어진 시절이어서 그런지 콜라보레이션이 활발해진 요즘 시와 만화가 만나 시들어가는 청춘을 위로해주고 있다.

 

 

표지위에 그려진 소년(?)의 느낌은 찬란하거나 푸르른 것이 아닌 어딘가 힘들고 지쳐보인다.

검은 바탕위에 그려진 웹툰의 느낌도 역시 그러하다.

오래전부터 시로 밥을 버는 일이 쉽지 않았던 터라 그리고 역시 만화로 부자가 되는 것도 낙타가

바늘에 들어가는 것처럼 어려운 현실에 두 사람의 창작가들이 만나 탄생한 이 책은 존재자체만으로 청춘들에게 위안을 준다. 누가 기획하고 꾸몄는지 이렇게 작품으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존재자체도 몰랐을 청춘들이 아니었던가.

 

시대가 어려울수록 시는 찬란하게 피어오른다.

그렇게라도 헛헛함을 달래려는 듯 어둠속에서도 간절하게 생명을 틔운다.

미래가 암울한 청춘들의 고단함이 너무도 절절히 그려진 그림이 아프다.

시대가 그렇다. 철들지 못한 청춘들에게 삶의 무거움부터 가르치고 살아내는 일에 대한 무게감으로 질식할 것 같은 시간들을 너무도 잘 그려냈다.

그래서 많이 아프고 숙연했다. 하지만 이렇게 삶의 무게감을 짚어내는 청춘들이라면 다가올 파도가 조금쯤은 두렵지 않을 수도 있겠다. 소년아 파도를 두려워말고 타고 올라라.

언젠가 이 시간들이 단단한 초석이 되어주었다고 담담히 말할 수 있는 그런 멋진 어른들이 되리라 믿으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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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바바리맨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3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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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마다 꼭 하나쯤 있는 인물들, 예를 들면 살짝 몇 프로 부족한 바보라든가 비오는 날이면

머리에 꽃을 꽂고 다니는 언니라든가 그리고 이 소설의 주인공 같은 바바리맨이 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역사와 전통을 지닌 아저씨들이라 노조같은 협회도 존재할지 모른다.

나도 바바리맨과 마주친 경험이 있다. 중학교때 꼭 비오는 날이면 학교 뒷문쪽 골목길에서

등장하셨던 그 분! 그 바바리맨이 등장하면 학교 복도에는 열광하는 아이들의 환성소리가

그득했다. 벌써 수십년 전 일이니 아마 은퇴했거나 하늘나라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린마음에 왜 그런 아저씨들이 있는지 도무지 알쏭달쏭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뒤 제법 숙녀티가 나던 어느 날 다시 마주친 다른 동네 바바리맨 아저씨 앞에서 나는 이미 경험이 있던 사람답게 아주 무심한듯 그를 바라다 보았다.

오히려 당황한건 바바리맨! 작년이든가 드라마 응답하라를 보다가 덕선이가 바바리맨과 마주치자 '볼 것도 없는게'했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 말에 더 놀랜 바바리맨이 줄행랑을 쳤던 장면처럼 나도 좀 더 대차게 나올 것 그랬나?

 

초딩 6학년 동현은 '건물주'로 월세 따박따박 받아먹으며 살겠다는 장래의 꿈이 있다.

엄마가 즐겨보는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같이 보다보니 결혼생활의 환상은 없어져 버려서 독신으로 외제차로 드라이브나 즐기면 살겠다는 미래도 이미 그려놓았다.

문제는 사업하다 쫄닥 망한 아버지와 그 뒤 가정을 책임지고 불철주야 금융업에 종사하게된 엄마의 미래가 더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한때는 남자다운 가장이었지만 쪼그라질대로 쪼그라진 아버지는 기가 등등해진 엄마밑에서 아무 낙이 없어 보인다.

삼촌역시 소심함을 물려받았는지 말로는 공무원시험준비를 하고 있지만 게임매니아로 하루종일 컴퓨터와 살고 있다.

그런 가정에서 동현처럼 속깊은(?) 아들이 나왔다는 것을 내심 자랑스러워하던 동현은 어느 날 아버지가 갈아입을 옷이 없어 무심코 걸친 바바리와 주워온 가면을 쓰고 흔히 말하는 '바바리맨'이 되어버린 장면을 보게 된다.

정말 우연히 그 앞을 지나게 된 여고생의 비명에 놀라기는 커녕 아버지는 에너지가 떨어질 무렵에는 꼭 바바리맨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황당해진 동현은 그 뒤 아버지를 뒤쫓게 되지만 누구에게도 말못하는 비밀을 지닌 채 고민에 빠진다.

같은 학원에 다니는 세나에게 몰래 고백도 하지만 바바리맨은 여전히 그만둘 생각이 없다.

처음에는 흔한 바바리맨처럼 변태짓을 하는가 싶었는데 마치 수퍼맨처럼 힘없는 여자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가난한 이웃에게 쌀을 배달하기도 하는 바바리맨을 보면서 동현은 어쩌면 아버지가 너무 외로워서 바바리맨이 된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아무도 쳐다봐주지 않는 자신을 좀 알아달라고...지금 많이 외롭다고...그러니 나를 좀 봐달라고..

 

 

하지만 진급을 욕심에 둔 파출소장이 추적이 시작되고 바바리면의 정체가 드러날 위기가 찾아온다.

이미 변태 바바리맨이 아닌 영웅 바바리맨으로 추앙받게 된 바바리맨이였지만 결국 경찰에 잡히게 되고 정체가 밝혀지게 되는데...

 

동현을 예뻐하던 이웃의 백부 아저씨처럼 지금 우리에게는 영웅이 필요하다.

오랜 불황을 타파하고 일자리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줄, 그리고 힘이 없어 억울하게 삶을 희생시켜야 하는 사람을 구해주는 그런 영웅!.

 

어린 동현의 눈에 어른의 세계는 이해하기 힘들고 공평하지 않다.

변태가 되어버린 아버지와 돈만 밝히는 엄마,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의 집을 강제로 빼앗는 어른들.

바바리맨이 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는 '변태'의 껍질을 벗어버리고 자신을 찾을 수 있을까.

너무 일찍 어른들의 삶을 알아버린 동현이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고 응원해가는 장면이 감동스럽다.

 

월세 따박따박 받아먹는 꿈대신 좀더 멋진 꿈을 꾸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책을 덮었다.

이런 바바리맨이라면 동네마다 꼭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도 여러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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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야무진 첫마디 - 속터지는 엄마, 망설이는 아이를 위한
정윤경 외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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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아이를 낳을 수는 있지만 완벽한 부모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태교도 완벽하게 했다고 해도

자식만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자식을 키우면서 절실하게 깨닫는 부모가 많다.

미운 7살은 이제 미운 3살이 되었고 '때려죽이고 싶은 7살'이라는 무시무시한 신조어도 생겼다.

우아하게 사랑의 매 없이도 아이를 키우겠다고 장담하던 엄마도 전쟁같은 육아를 겪게 된다.


 


특히 요즘에는 하나 아니면 둘 정도의 아이를 낳아 키우다보니 거의 외동이를 키우는 것 처럼 더 힘들게

느껴진다. 대가족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키우던 환경은 단출하게 변한 가족사이에서 아이는 거인처럼

다가오게 된 것이다. 과도한 관심은 자칫 이기적인 아이로 자라기 쉽게 되고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으니 정말 제대로 된 교과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 엄마가 많을 것이다.

바로 이 책이 해답을 준다. 나이별 사례별 해답지를 찾은 느낌이다.


 

 학교내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는 물론 말하기 힘든 성교육에 이르기까지 섬세한 대응법이 나와있다.


 


자위행위를 하는 아이를 봤을 때 라든가 부부관계를 들켰을 때 같은 황당한 처지를 구해주는 조언도 있다.

'유레카'를 외치고 싶은 부모가 많이 등장하지 않을까. 부모에게나 손주를 키우는 조부모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아들녀석이 초등학교 입학전 지갑에서 돈을 빼간 적이 있었다. 나쁜 일이라는 걸 몰랐을까.

몇 번 주의를 주다가 결국 파출소로 데려가 경찰의 도움을 받은 기억이 떠오른다.

당시 이 책이 있었더라면 더 좋은 방법을 알았을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바른 아이로 키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으로 그 숙제를 해결해보면 어떨까. 강요하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해답을 찾아가도록

부모의 손을 잡아주는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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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소설가의 개이고 여기까지 타이핑하는 데 세 시간 걸렸습니다
장자자.메시 지음, 허유영 옮김 / 예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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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읽은 '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에서는 강아지들만이 사는 나라가 있다고 했다.

강아지들이 죽어서 가는 그 나라에서는 사람처럼 직업도 있고 여행도 하고 제법 인간처럼

품위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다.

개들은 때로 친구처럼, 때로 가족처럼 인간의 곁에서 살아왔다.

가끔은 사람보다 더 호화롭게 사는 개들도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개들은 여전히 사람들 처분만

기다리며 눈치를 보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이 책에서도 나온 얘기이지만 반려견들은 주인을 닮는다고 한다. 아무래도 같이 생활하다보면 닮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괴팍하다고 야단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면 어떨까.

우리집에도 막둥이라는 진도견이 있다. 예쁘기는 한데 별로 영리하지 못하고 유난히 먹는 것에 예민하다.

처음엔 사료만 먹이다가 우리가 먹는 것을 주기 시작하면서 아예 사료는 간식쯤으로 여기고 고기가 들어간

식사만 우아하게 기다린다. 가끔 혼을 내기도 하고 밥을 안주기도 하지만 결국 다시 밥을 주게 된다.

우리 막둥이 역시 순하기는 하지만 덜 영리하고 먹을 것만 밝히는 것이 내 모습이 아닐까 살짝 무안해진다.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 메시의 이름을 딴 이 책의 주인공 '메시'는 주인을 닮아 타이핑을 할 줄 아는 개이고 이 소설은 바로 메시가 타이핑을 했다....고 하는데 일단 믿어보자.

메시가 살고 있는 이웃에는 세퍼드나 불테리어등을 키우는 이웃들이 있다. 특이한 것은 많은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집보다 홀로 사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반려견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마도 홀로 사는 외로움에 반려견이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이들은 만나서 가끔 주인의 흉을 보거나 사랑받는 비법같은 것을 공유한다. 하지만 절대 다른 사람이 알아서는 안되는 비밀을 누설하면 안된다. 간혹 비밀이 누설되면 어느새 주인들이 서로 공유하게 되고 왕따가 되거나 같은 편으로 인정받아 친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메시처럼 주인의 극진한 사랑을 받는 개도 있지만 떠돌이개들도 있다. 버림받은 기억을

잊지못하거나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주인이 상처를 받을까 일부러 집을 나와 홀로 죽음을 맞으려는

개들도 있다. 메시 역시 지금의 주인을 만나기전 아픈 상처가 있다.

사람들은 인간에게 인격이 있듯 개들에게 견격이 있다고 생각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 책은 개들도 사람처럼 느끼고 상처받는다는 것을 알려준다.


때로는 인간보다 더 의리가 있고 충성스러운 개이면서 사람보다 적은 수명에 혹은 질병으로 세상을

떠날 때 이별을 아파하기도 한다. 이런 개들에게 우리는 참다운 사랑을 주고 있는지 되묻게 된다.


소설가의 개이다 보니 어찌나 위트가 있고 발랄한지 킥킥 거리기도 하고 상처받는 모습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언젠가 개들이 모이는 나라에 가 닿으면 우리 인간들을 어떻게 기억할지 를 생각하며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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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5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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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은 정말 너무 눈부셔서 달력만 봐도 행복한 시기입니다.

일단 노는 날이 많아 즐겁지만 행사가 많다보니 지출이 많아져 살짝 걱정이긴 합니다.


 


그래도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도 보내고 나들이도 갈 수 있으니 정말 좋은 계절이죠.

'오월은 푸르고나~~' 이렇게 푸른 5월에 만나는 샘터는 또 어떤 풍성한 이야기들이 있을지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내눈을 잡아끄는 기사는 '구멍난 인생 용접해 드립니다'였습니다. 8년 전 사고로 어깨에

큰 부상을 당한 백윤근씨는 절망의 순간 오히려 용접학원을 창업하여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학원비도 받지 않고 보조금만으로 운영하면서도 쉼터까지 운영한다니

그의 봉사는 정말 눈부십니다.  정말 구멍난 인생을 용접해주시는 이런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엊그제도 보건소에 가서 어깨 한방치료를 받았습니다. 승모근이 꽁꽁 뭉쳐서 얼마나 아픈지 파스로도

안되고 주물러도 소용이 없습니다. 크게 노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늘 이모양인데요. 스트레스가 심해도

그렇다네요. 이렇게 간단한 동작으로 목 근육을 풀어줄 수 있다니 매일 도전해보겠습니다.


 


정말 양껏 먹으면서 다이어트가 가능할까요. 지금쯤이면 연초에 먹었던 결심이 거의 흔들리다 못해 포기상태일텐데요.

도대체 우리몸은 어떻게 생겼길래 조금만 먹어도 살이찌고 겨우 쬐금 뺀 살이 다시 비만으로 돌아오는지 과학으로 풀어 설명을 하셨네요. 무작정 안먹기보다 몸을 이해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올해 10kg은 문제 없지 않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2017년 샘터상 수상작들이 실려있다는 겁니다.

도대체 이렇게 수상의 영광을 가진 작가는 누구이고 작품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재능이야 말할 것이 없지만 얼핏보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보통 사람처럼 보입니다.

내년에는 저도 한번 도전해볼까 감히 마음먹어보게 되네요.


찬란한 5월 샘터로 마음을 다지고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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