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소설가의 개이고 여기까지 타이핑하는 데 세 시간 걸렸습니다
장자자.메시 지음, 허유영 옮김 / 예담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얼마전 읽은 '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에서는 강아지들만이 사는 나라가 있다고 했다.

강아지들이 죽어서 가는 그 나라에서는 사람처럼 직업도 있고 여행도 하고 제법 인간처럼

품위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다.

개들은 때로 친구처럼, 때로 가족처럼 인간의 곁에서 살아왔다.

가끔은 사람보다 더 호화롭게 사는 개들도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개들은 여전히 사람들 처분만

기다리며 눈치를 보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이 책에서도 나온 얘기이지만 반려견들은 주인을 닮는다고 한다. 아무래도 같이 생활하다보면 닮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괴팍하다고 야단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면 어떨까.

우리집에도 막둥이라는 진도견이 있다. 예쁘기는 한데 별로 영리하지 못하고 유난히 먹는 것에 예민하다.

처음엔 사료만 먹이다가 우리가 먹는 것을 주기 시작하면서 아예 사료는 간식쯤으로 여기고 고기가 들어간

식사만 우아하게 기다린다. 가끔 혼을 내기도 하고 밥을 안주기도 하지만 결국 다시 밥을 주게 된다.

우리 막둥이 역시 순하기는 하지만 덜 영리하고 먹을 것만 밝히는 것이 내 모습이 아닐까 살짝 무안해진다.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 메시의 이름을 딴 이 책의 주인공 '메시'는 주인을 닮아 타이핑을 할 줄 아는 개이고 이 소설은 바로 메시가 타이핑을 했다....고 하는데 일단 믿어보자.

메시가 살고 있는 이웃에는 세퍼드나 불테리어등을 키우는 이웃들이 있다. 특이한 것은 많은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집보다 홀로 사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반려견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마도 홀로 사는 외로움에 반려견이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이들은 만나서 가끔 주인의 흉을 보거나 사랑받는 비법같은 것을 공유한다. 하지만 절대 다른 사람이 알아서는 안되는 비밀을 누설하면 안된다. 간혹 비밀이 누설되면 어느새 주인들이 서로 공유하게 되고 왕따가 되거나 같은 편으로 인정받아 친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메시처럼 주인의 극진한 사랑을 받는 개도 있지만 떠돌이개들도 있다. 버림받은 기억을

잊지못하거나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주인이 상처를 받을까 일부러 집을 나와 홀로 죽음을 맞으려는

개들도 있다. 메시 역시 지금의 주인을 만나기전 아픈 상처가 있다.

사람들은 인간에게 인격이 있듯 개들에게 견격이 있다고 생각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 책은 개들도 사람처럼 느끼고 상처받는다는 것을 알려준다.


때로는 인간보다 더 의리가 있고 충성스러운 개이면서 사람보다 적은 수명에 혹은 질병으로 세상을

떠날 때 이별을 아파하기도 한다. 이런 개들에게 우리는 참다운 사랑을 주고 있는지 되묻게 된다.


소설가의 개이다 보니 어찌나 위트가 있고 발랄한지 킥킥 거리기도 하고 상처받는 모습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언젠가 개들이 모이는 나라에 가 닿으면 우리 인간들을 어떻게 기억할지 를 생각하며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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