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끊어라 - 2주간 빵을 끊고 기적처럼 건강해진 글루텐프리 노하우
포브스 야요이 지음, 노경아 옮김, 이나지마 쓰카사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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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소 충격적인 정보를 담은 책이라 고민이 많아졌다.

빵보다는 밥을 좋아하는 밥순인지라 그깟 빵이야 얼마든지 끊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완전 글루텐프리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해보인다.

고기를 전혀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들도 많고 종교적인 이유로 할랄의식을 거치지 않은

원료를 쓰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밀가루를 먹지 않는 글루텐프리족들이 늘고 있다니

그 정도로 밀가루가 우리 몸에 좋지 않은 것일까.


 


나 역시 빵만 잘 먹지 않을 뿐이지 칼국수며 만두, 라면같은 밀가루음식을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더구나 각종 과자며 소스, 양념등에 밀가루가 많이 들어간다는 것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

살을 빼려면 탄수화물을 제한하라는 주장도 있어 쌀도 마음놓고 먹지 못하는데 밀가루마저 우리몸에

좋지 않다니 이제 채소와 고기만 먹어야할까.


 


밀 알레르기에 셀리악병, 글루텐 불내증까지 밀이 유발하는 부작용은 상당히 많았다.

땅콩알레르기나 복숭아, 고등어알레르기처럼 단순히 알레르기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섭취량이 많아질 수록 건강을 위협한다니 정말 믿기 어려울만한 정보다.


 


실제로 저자의 남편이 글루텐 불내증을 앓았고 그 병을 발견하는데 10년의 시간을 소비했다니

밀가루의 공격은 심각한 수준인셈이다. 불면에 피로, 두통, 자폐증같은 원인을 제공한다니

이번 기회에 아예 밀가루를 끊어야하는 것은 아닐지 심각해진다.


저자가 예를 들은 음식들을 보니 간장하나에 소스하나까지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으면

글루텐프리는 거의 힘들다. 실제 글루테프리를 경험한 사람들은 신체의 변화를 겪는다고 한다.

빵이 주식인 나라사람들은 글루테프리가 얼마나 어려울지 짐작이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가루를 끊어야 하는 이유가 너무 분명해서 즐기던 칼국수를 어찌 포기할까싶다.

그나마 밀가루를 넣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요리레시피를 소개해줘서 위안이 된다.

이 기회에 글루텐프리족이 되어 날씬해져볼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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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없이 살아 본 미국 - 겁 없는 가족의 흥 많은 미국 생활기
박민경 글.사진 / 행복우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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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의 남편은 은퇴후 꼭 하고픈 버킷리스트에 1년에 한 달 다른나라에서 살아보기가 있다.

그저 휙 둘러보는 여행이 아니라 진짜 그 도시에서 주민처럼 살아보는 것.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도 꼭 그런 여행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언젠가 그 버킷리스트에서 그 항목을 지울 수 있는 날이 올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것은

그런 여건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불안 때문이다.

지낼 곳을 한달 간 렌트하고 교통편이며 비용마련까지 결코 쉬운일은 아니다.

그러니 이렇게 남편의 유학길에 따라나서 2년 여를 미국에서 살 수 있었던 저자는 행운아이다.

더구나 영어라고는 알파벳도 제대로 외우지 못한 만 10살짜리 딸을 데리고 레알 현지영어를

익힐 수 있는 기회라니 정말 부럽지 않을 수가 없다.


 


일단 다니는 회사에서 학비며 체류비가 지원되니 경제적으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단순한 여행자의 신분이 아니고 정식비자를 받고 체류하니 신분적으로도 안정감이 느껴질 것이 아닌가.

오래전 달랑 1000달러를 들고 미국으로 향했던 일이 떠오른다.

사업은 실패했고 전재산인 그 돈을 들고 새로운 삶을 향해 비행기에 오르던 심정은 지금 생각해도 용기가 아닌 무모함이었다.

미국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해 6개월여를 허비한 것도 지금 생각하니 정보가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었는데 지금처럼 정보검색이 활발한 시대였다면 낭비될 시간이 아니었을텐데.

가난한 도망자의 신분으로 어찌어찌 학교를 찾아 등록하고 하루 1불로 버티던 시간들이 눈물겨웠다.


 


사실 한국의 직장생활이라는게 참 고달프긴 하다. 다람쥐 체바퀴돌듯 정신없는 일과를 보내야 하고 저녁에는 회식이나 접대같은 술문화를 버텨내는 것도 고달프다. 더구나 이 저자의 남편은 우울증과 수면부족으로 시달리고 있었다니 미국으로의 유학은 정말 좋은 처방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을 하고 기회를 쟁취할만큼 능력도 있는 남편이니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두돌이 안된 둘째 딸을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떠난 미국행은 다소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기숙사를 얻고 면허증을 취득하고 미국생활에 필요한 일련의 일들을 척척 해내는 남편이 있었으니 조금쯤은 안심이 되었을 것이고 오래전 내 상황과 비교하니 부럽기 그지없다.

난 우리나라와 다른 은행시스템을 이해하는데도 좀 오래걸렸었다. 개인수표를 사용하는 것도 참 낯설고 아무리 오래걸려도 싫은 내색없이 초조함없이 기다리던 미국사람들의 느긋함도 놀라웠다.


 


아이들의 자율성을 높이는 교육시스템에 잠시라도 아이가 교육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고 너무도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도 부럽다. 내가 좋은 품성을 가졌으니 그런 사람들과 맺어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개인생활을 중요시하는 미국사회에서 한국의 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자유롭게 캠핑을 하고 쏟아지는 별을 보고 거대한 그랜드케넌이나 라스베이거스, 샌디에고로의 여정도 행복해 보인다. 비록 몇 번의 교통 범칙금을 내야했지만 그것 또한 미국을 배우는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있는 돈을 탈탈털어 요세미티와 샌프란시스코로 여행을 떠났던 것이 그나마 미국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가난한 체류자가 저자처럼 여유있는 여행을 꿈도 꿀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 미국행이 내인생의 터닝포인트였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전 미국생활을 돌아보는 추억에 잠겼었다.


좋은 에너지, 좋은 인연들 놓치지 말고 늘 소통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며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느끼며 살아가기를....



 *다만 사진옆의 글씨들이 너무 작고 색이 흐려서 노안직전의 나는 거의 읽지를 못했던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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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럴센스 4 - 남들과는 '아주 조금' 다른 그와 그녀의 로맨스!
겨울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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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참 쉽지 않다. 나 정도의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면 상당히 보수적인

편인데 특히 성정체성이나 무난하지 않은 성적취향 문제라면 말할 것도 없다.


 


코미코 웹툰에서 꽤 인기를 모으며 연재되고 있는 '모럴 센스'는 도입부부터 상당히 파격스럽다.

모범사원 정지후와 이름이 비슷한 정지우는 한 부서에서 근무하게 된다.

우연히 정지후의 택배상자가 정지우에게 배달되면서 독특한 상자속의 물건 때문에 정지후의

비밀을 알게된 정지우는 결국 우여곡절 끝에 지후의 돔이 되기로 한다.

이 웹툰에서는 그들(?)만의 언어가 등장하는데 미리 알아두면 읽기 편하다.


 


섬세하고 일잘하며 매사 헛점이 없어보이는 지후는 사실 M(마조키스트)의 특징을 가진 남자였다.

그것도 자신이 주도하는 연애가 아닌 피동적인 연애, 섭(피지배자)의 연애를 지향한다.

다소 차갑게 보이는 지우에게 홀딱 반한 지후는 돔이 되어주기를 간청하고 그렇게 둘의 요상한 연애는 시작된다.


 


하지만 서로 사랑한다거나 심지어 좋아한다는 표현조차 하지 못한채 돔과 섭의 관계를 이어나가던 지우에게 선이 들어오고 이미 마음속에 지후가 자리한 지우는 엄마의 강권에 못이겨 선자리에 나간다.

하지만 혹시나 딸이 그 자리에 나가지 않을까봐 몰래 뒤따라온 지우엄마.

그리고 지우가 선을 본다는 소식을 입수하고 호기심에 레스토랑을 찾은 지후.

하지만 정말 호기심뿐은 아니겠지. 결국 두 사람은 지후에게 들키게 되고 지우의 엄마는 지후를 맘에 두게 된다.


 


왜 그 자리까지 따라왔냐고 따지는 지우에게 지후는 말한다.

"지후 씨한테 반했습니다." 짜잔 드디어 고백을 하고 만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사내 연애!

기침과 연애는 숨길 수 없다더니 너무 티나게 지우에게 대시하는 지후. 그 집요함에 몸둘바를 모르는 지우의 좌충우돌 연애기가 4권에 알콩달콩 실려있다.


어찌보면 충격스러운 주제일지 모르는 이 웹툰이 사랑받는 이유는 그들(?)의 독특한 연애기가

절대 부정스럽다거나 변태스럽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코믹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주 일반적인 사랑을 꿈꾸는 지우의 시선은 바로 우리같은 보수로 똘똘뭉친 사람들의

시선이기도 한데 점차 지우는 지후의 독특한 모럴 센스를 이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다름을 인정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강렬한 키스나 포옹이 아닌 깨물기같은 광폭함에 더 몸이 뜨거워진다는 사람들이 정말 있을 수 있겠다.

지우는 그런 지후를 이해하면서도 아주 일반적인 데이트를 요구한다.

그런 지우에게 돔과 섭의 관계를 바꿔보자고 제안하는 것은 지후가 조금씩 변화된다는 신호가 아닐까.

 

이런 독특한 주제를 웹으로 연재하고 있는 '겨울'이란 작가가 궁금해진다.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공존하는 삶이 무엇인지 보여주고자 했던 것일까.

다소 무거운 주제를 코믹하게 다룸으로써 조금 마음이 열리는 것도 같아 일단 작가의 의도가 성공한 것 같다.  과연 두사람의 요상한 연애는 어떤 결말을 맺을지 다음 편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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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책
앤 후드 지음, 권가비 옮김 / 책세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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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금 이 리뷰를 읽는 독자들중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제목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처음 서점에서 책을 만났을 때 아무정보없이 책을 집어드는 대부분의 경우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거나 제목이기 때문이다.

이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내 인생 최고의 책'은 무엇일지 나에게 되물어보았다.

단 한권만을 고른다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얼른 대답할 수가 없었다.

나를 구원한 책, 혹은 내 인생의 수많은 길중에 그 길을 선택하게 해준 책.

참 꼽기가 어렵다. '제인에어'도 좋았고 '폭풍의 언덕'도 좋았고 여기 이 책의 주인공 에이바처럼

어린시절 충격적인 사건후에 겪었던 아픔을 치유해준 그 책처럼 나를 잠시라도 치유의 길로

인도해준 최지월의 '상실의 시간들'이란 작품도 좋았다.


 


에이바는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교수다. 얼마전 남편인 짐은 뜨개 크라피티라는 아주 낯선 예술을 하는 작가에게 빠져 그녀를 떠나버렸다. 아들은 윌은 아프리카로 고릴라를 돌보기위해 떠났고 딸인 매기는 전공인 미술사공부를 위해 피렌체로 떠나 에이바는 철저하게 홀로 남겨진다.

그런 그녀가 간절히 원했던 소망을 이룬다. 절친인 도서관 사서 케이트가 주관하는 북클럽에 가입한 것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그 북클럽은 10명의 소수인원만 허용하고 있었고 결원이 생기는 경우가 너무 드물었다.  책을 좋아했던 에이바는 결국 북클럽의 일원이 되었다.

그리고 다음해의 주제를 정하는 12월의 모임에서 '내 인생 최고의 책'을 정하고 서로 토론하기로 한다.  '오만과 편견',''위대한 개츠비', '제5도살장', '안나카레니나'등 누구나 명작으로 꼽는 책들이 정해지고 에이바는 아무도 알지못하는 생소한 작가의 책 '클레어에서 여기까지'라는 책을 말한다.


 


'로절린드 아든'이라는 작가는 지금은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책이 되어버린 '클레어에서 여기까지'라는 작품만을 남겼고 그녀에 대한 정보도 검색되지 않고 심지어 책을 출판한 출판사마저 없어졌음에도 에이바는 작가인 로절린드 아든이 직접 이 북클럽에 와서 간담회까지 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우연한 거짓말처럼 보였던 이 말은 사실 그녀에게 운명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게 된다.

로절린드 아든을 찾는 긴 여정을 끝날무렵.


 

 

 어린시절 에이바의 동생이었던 릴리가 나무에서 떨어져 죽었던 그 날, 여러명의 인생이 망가져버렸다.

새 삶을 계획하던 두 연인, 프라이팬에 달라붙은 밀가루 반죽을 긁어내던 여인, 나무 그늘 아래 앉아서 책을 읽던 소녀.

그냥 우연한 사고였지만 운명은 그들을 불행으로 이끌었다. 새 삶을 계획하던 두 연인은 헤어졌고 밀가루반죽을 긁어내던 여인은 어디론가 숨어버렸으며 책을 읽던 소녀는 깊은 슬픔을 간직한 채 에이바라는 이름으로 늙어가고 있었다.



에이바의 딸 매기가 피렌체에서 대학을 그만두고 파리로 향해 약물로 연명하는 불행한 삶을 살게 된 것은 에이바와 짐의 이별 훨씬 전부터의 문제였다. 매기가 왜 약물과 섹스에 취해 인생을 망가뜨기게 되었는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다만 그녀가 굳이 파리로 오게된 것은 운명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곳에 매기를 치유해줄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우리는 때로 선택처럼 보이는 길을 걷다가 뒤늦게 운명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있다.

그 날 그 사건이후 불행해졌던 모든 사람들이 파리로 몰려든다. 왜 자신들이 그곳으로 이끌어졌는지는 후에 알게되지만.


'책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잊고 있었어' 북클럽에 들어와 책을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에이바는 말했었다.

'책이 사람의 운명도 바꾼다'라고 이 책을 읽고 난 독자들은 말할 것이다.

한 때 불꽃처럼 타올랐던 사랑도 꺼져버리고 후회라는 앙금만 남은 인생이라고 할지라도

'내 인생 최고의 책'이라고 꼽을만한 책 한권 정도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억울한 인생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책으로 만나고 책으로 치유받고 책으로 다시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참 행복했다.  그리고 작가를 찾아 퍼즐을 맞춰나가는 미스터리한 시간들도 잠시 더위를 잊게 해주었다.

이 책이 혹시 먼 훗날 '내 인생 최고의 책'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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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적시는 가시밭길 - 시리지만 참 따스한 우리이웃 이야기
한효신 지음 / 롱테일 오딧세이(Longtail Odyssey)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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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뭐든 다 아는 것 같이 오만하지만 사실 아직도 알아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는 걸 깨닫게

해준 책이다. 우리는 세상에 나오면서 누군가의 자식이고 조카이고 이웃이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부모가 되고 조부모가 되고 친구가 되는 인연이 생기게 된다.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나지 못했다는 불만때문에 지금의 삶이 조금 허무하다는 생각으로 살았던

나로서는 얼마 전 읽은 책에서 사실 윤회의 굴레에 선 영혼이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났다는 주장에 다소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어쨌든 나는 내 기억속에 그런 선택이 있지는 않지만 부모와 자식이라는 인연으로 이 생에서 만난 내 부모에게 최선을 다했는가 생각해본다.

가슴 뭉클한 사연에 담긴 부모님들의 무한한 사랑과 아픔을 읽으면서 자꾸 거울을 보는 심정이 되었다.


 


수술만 하면 명을 더 이을수도 있었던 어머니가 홀로 남을 딸자식을 위해 자신의 수술비를 유산으로 남기고 죽어가는 사연이라든지 눈 하나가 없는 어머니를 평생 증오했던 아들이 성공하여 어머니와 절연했지만 우연히 어린시절 교통사고로 눈을 잃었던 자신에게 눈을 주었던 사연을 알고 오열하는 장면에서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조건없는 무한한 사랑을 우리는 저울로 재고 불만으로 무시하고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살았던 것은 아니었을지.

어쩔 수 없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던 남은 사람들의 그리움과 후회의 눈물을 보면서 문득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이 절로 다가온다.


 

 

이런 사연들을 열거하면서 저자는 결국 우리 인간이 인생을 얼마나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주변을 살펴야 하는지 지혜로운 고서들의 명언을 통해 전해준다.

동서고금 변하지 않는 진리는 분명히 있다. 흔히 옛말 그른 거 없다는 게 바로 그런 진리가 아닌가.

그런 진리의 말씀을 새기고 열심히 사는 유재석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참 감동스럽다.


 


연예인으로서 대상을 여러번 수상할만큼 능력을 인정받은 그가 개그맨에 입문할 당시 참으로

부끄러운 행동을 함으로써 지탄받았지만 10여 년의 무명의 시간을 견디면서 간절히 기도했던 약속을 그대로 지키면서 살아가는 모습은 정말 존경스러웠다.

'벼가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을 실천하면 산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돈과 명예와 권력이 넘치는 삶을 살면서 어찌 우쭐하면서 누리고 싶지 않겠는가.

좌절한 동료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어깨를 두들겨주는 모습이며 알려지지도 않는 기부금을 그렇게 많이 내면서도 여전히 마음부자인 그가 너무 부럽고 기특하기만 하다.


우리는 좋은 이웃을 만나면 행복하다. 좋은 기운을 나누어서 행복하고 그런 사람과 한 시대를 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세상이 각박하지만 가끔 이런 세상을 밝혀주는 등불같은 사람들이 있어 살만하다고 여기게 된다. 그런 점에서 유재석이란 인물은 지금 우리 시대를 이끌어주는 참인물이 아닐까 싶다.


시리지만 참 따스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에 유재석의 철학까지 곁들여 잠시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던 따뜻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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