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이 살아 본 미국 - 겁 없는 가족의 흥 많은 미국 생활기
박민경 글.사진 / 행복우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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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의 남편은 은퇴후 꼭 하고픈 버킷리스트에 1년에 한 달 다른나라에서 살아보기가 있다.

그저 휙 둘러보는 여행이 아니라 진짜 그 도시에서 주민처럼 살아보는 것.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도 꼭 그런 여행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언젠가 그 버킷리스트에서 그 항목을 지울 수 있는 날이 올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것은

그런 여건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불안 때문이다.

지낼 곳을 한달 간 렌트하고 교통편이며 비용마련까지 결코 쉬운일은 아니다.

그러니 이렇게 남편의 유학길에 따라나서 2년 여를 미국에서 살 수 있었던 저자는 행운아이다.

더구나 영어라고는 알파벳도 제대로 외우지 못한 만 10살짜리 딸을 데리고 레알 현지영어를

익힐 수 있는 기회라니 정말 부럽지 않을 수가 없다.


 


일단 다니는 회사에서 학비며 체류비가 지원되니 경제적으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단순한 여행자의 신분이 아니고 정식비자를 받고 체류하니 신분적으로도 안정감이 느껴질 것이 아닌가.

오래전 달랑 1000달러를 들고 미국으로 향했던 일이 떠오른다.

사업은 실패했고 전재산인 그 돈을 들고 새로운 삶을 향해 비행기에 오르던 심정은 지금 생각해도 용기가 아닌 무모함이었다.

미국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해 6개월여를 허비한 것도 지금 생각하니 정보가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었는데 지금처럼 정보검색이 활발한 시대였다면 낭비될 시간이 아니었을텐데.

가난한 도망자의 신분으로 어찌어찌 학교를 찾아 등록하고 하루 1불로 버티던 시간들이 눈물겨웠다.


 


사실 한국의 직장생활이라는게 참 고달프긴 하다. 다람쥐 체바퀴돌듯 정신없는 일과를 보내야 하고 저녁에는 회식이나 접대같은 술문화를 버텨내는 것도 고달프다. 더구나 이 저자의 남편은 우울증과 수면부족으로 시달리고 있었다니 미국으로의 유학은 정말 좋은 처방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을 하고 기회를 쟁취할만큼 능력도 있는 남편이니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두돌이 안된 둘째 딸을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떠난 미국행은 다소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기숙사를 얻고 면허증을 취득하고 미국생활에 필요한 일련의 일들을 척척 해내는 남편이 있었으니 조금쯤은 안심이 되었을 것이고 오래전 내 상황과 비교하니 부럽기 그지없다.

난 우리나라와 다른 은행시스템을 이해하는데도 좀 오래걸렸었다. 개인수표를 사용하는 것도 참 낯설고 아무리 오래걸려도 싫은 내색없이 초조함없이 기다리던 미국사람들의 느긋함도 놀라웠다.


 


아이들의 자율성을 높이는 교육시스템에 잠시라도 아이가 교육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고 너무도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도 부럽다. 내가 좋은 품성을 가졌으니 그런 사람들과 맺어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개인생활을 중요시하는 미국사회에서 한국의 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자유롭게 캠핑을 하고 쏟아지는 별을 보고 거대한 그랜드케넌이나 라스베이거스, 샌디에고로의 여정도 행복해 보인다. 비록 몇 번의 교통 범칙금을 내야했지만 그것 또한 미국을 배우는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있는 돈을 탈탈털어 요세미티와 샌프란시스코로 여행을 떠났던 것이 그나마 미국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가난한 체류자가 저자처럼 여유있는 여행을 꿈도 꿀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 미국행이 내인생의 터닝포인트였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전 미국생활을 돌아보는 추억에 잠겼었다.


좋은 에너지, 좋은 인연들 놓치지 말고 늘 소통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며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느끼며 살아가기를....



 *다만 사진옆의 글씨들이 너무 작고 색이 흐려서 노안직전의 나는 거의 읽지를 못했던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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