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원소로 읽는 결정적 세계사 - 세상 가장 작은 단위로 단숨에 읽는 6000년의 시간
쑨야페이 지음, 이신혜 옮김, 김봉중 감수 / 더퀘스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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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사의 결정적 장면을 통해 바라본 원소 이야기!

과학과 세계사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역사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

 





  원소는 세상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이자 재료이며, 인류의 이야기이자, 모든 곳과 모든 시대에 존재하는 전 지구적 이야기다. 따라서 인류사의 결정적인 순간에는 늘 원소가 있었다. 5개 원소로 읽는 결정적 세계사는 금, 구리, 규소, 탄소, 타이타늄과 같은 원소에 의해 인류의 역사가 결정적인 변화를 맞이했다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원소와 인류 문명의 발전 관계를 파헤친 책이다.

 



  원소에 새겨진 인류사의 주요 장면을 따라가다 보면, 원소의 기능과 가치를 좇아 거대한 문명을 쌓아올린 인류의 독창성에 새삼 놀라게 된다. 그런 가운데 축복인 듯 저주인 듯 원소를 향한 인간의 끝없는 욕심이 낳은 비극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과학과 세계사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놀랍도록 풍성한 이야기를 제공하는 이 책은 그래서 무척 특별하다.

 



원소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인류의 역사는 바뀔 수 있다!

 



  대부분 유리 상태의 금속은 은백색 빛을 내고 가루 상태일 때는 회색빛을 띤 검은색인 경우가 많지만, 금은 가루 상태일 때도 반짝이는 노란 빛을 낸다. 그러니 반짝반짝 노란 빛을 내는 금가루를 발견한 고대인들은 얼마나 신기했을까? 책은 황금의 유혹을 쫓아 태평양의 거친 파도를 건너 황금 제국을 건설하려 했던 유럽인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대항해의 시대를 열었던 에스파냐의 정복 사업, 중국과 이슬람 제국의 연금술 프로젝트 그리고 연금술 프로젝트가 견인한 근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금을 향한 인간의 야만성과 탐욕은 예외 없이 악랄하지만 그 속에서 인류의 문명과 번영이 싹텄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고대인이 금을 특별하게 생각하게 된 배경에는 안정적인 화학적 성질 뿐 아니라 그 아름다운 색깔도 한몫했을 것이다. 덕분에 금은 물론 금이 반사하는 금색마저 존귀함의 대명사가 되었다. ()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금이 최고 권력의 상징이 된 데에는 지각 매장량이 적고 기술력과 관계없이 채굴량이 상대적으로 일정하다 보니, 오랫동안 희소한 물질로 대접받았다는 이유도 있다. / 46p


 

무엇보다 연금술은 철학 체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연금술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그리스 고전 철학과 완전히 다른 실증주의라는 새로운 사상이 싹텄다. 어떤 연구가 맞는지 틀렸는지를 실증하려면 꼭 정량화를 거쳐야 한다. 연금술은 정확하게 무게를 재고 기체를 모으는 방법을 중시했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근대 과학의 씨앗이 심어졌다. / 60p


 

나흘 동안 런던을 짓누른 안개는 거대한 몸집의 소마저도 쓰러뜨리는 독성 가스였다. 이 짙은 안개는 최소 6,000명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독성 물질을 흡입한 탓에 이후 한 달간 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호흡기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100여 년간 런던을 뒤덮은 안개는 산업공해가 만들어낸 부산물이므로 요즘 용어로 표현하자면 안개가 아니라 스모그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 1차 산업혁명은 런던 스모그 주범인 석탄을 태우면서 시작됐다. / 223p







 

  이 외에도 부와 지위의 상징이자 계급과 속박을 대변했던 구리, 묵묵히 인류의 기억을 담은 규소, 합성섬유와 단맛 등 인간의 욕망을 고스란히 담은 탄소, 우주와 바다산업의 성패를 결정지을 타이타늄의 미래에 이르기까지, 6000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원소에 새겨진 인류사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정이 흥미롭다. 역사는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늘 새롭고도 매혹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은 과학과 역사 두 지점이 교차하는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야기라 더 매력적이다.

 



  “우리 앞에 아무것도 없었다. 모두 천국으로 향하는 길을 걷고 있었고, 모두 지옥의 문으로 들어가고 있었다던 디킨스의 문장처럼, 원소를 향한 이 오랜 탐욕의 역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한 우리는 같은 지옥의 문을 열게 될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원소를 이해하고 그에 얽힌 우리의 역사를 바로 보는 것은 미래를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 원소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인류의 역사는 바뀔 수 있다는 이 책의 메시지를 기억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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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 멈춘 시대의 투자법 - 부의 불평등을 따라잡는 시간X투자의 법칙
김경록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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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 멈춘 시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돈을 버는 투자 비법!






그동안의 방식은 통하지 않는 정체의 시기가 도래했다!

 




  애석하게도 IMF 외환위기 이후 고성장을 지속했던 우리나라 경제는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1인당 GDP2017년에 31000달러를 돌파한 이후, 6년 동안 33000달러로 겨우 2000달러 증가했을 만큼 저성장세로 돌아서고 있다. 그야말로 성장이 멈춘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여기에 합계출산율 0.72, 무서운 속도로 줄어드는 생산인구, 고갈되어가는 연금, 금융자산 규모 감소 등 2040년을 기점으로 하락세가 전망되는 경제 구조는 이제 내리막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고성장에 취해 과거 20년 동안 괜찮았으니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는 낙관을 더 이상 기대해선 안 된다. 성장이 멈춘 시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내 자산을 관리해야 하고 또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까?

 



소의 걸음과 호랑이의 눈을 가져라!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자문으로 투자와 연금 전문가인 김경록 소장은 책 성장이 멈춘 시대의 투자법을 통해, 지금이야말로 투자의 정석과도 같은 소의 걸음과 변화를 읽을 줄 아는호랑이의 눈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불완전한 사회·경제 구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석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대응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투자를 일컬어 포트폴리오선택이라고 한다. 열심히 내 자산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어떤 자산을 선택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달리 표현하면 내 자산을 어디에 둘 것인가문제다. () 우리도 자산을 최적의 곳에 두기 위해 서식지를 이동해야 한다.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를 자산의 서식지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자산의 서식지를 이동할 때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 투자의 정석이다. 무작정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지도를 챙겨야 한다. 여기에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 13p

 



  따라서 이 책은 먼저 우리의 경제 환경이 어떻게 바뀌고 있고 또 바뀌어 갈 것인지를 진단해본다. 세계 최저치의 합계출산율과 생산인구 감소, 고부채 사회로 진입한 대한민국의 현실과 경제 전망을 들여다보면 투자는커녕 이렇다 할 경제관념이 없는 나조차도 정신이 번쩍 든다. 이러다가는 제자리걸음도 아닌, 계속 손해만 보고 사는 인생이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선다. 지금부터라도 변화될 시장의 흐름에 대한 이해와 투자 공부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투자를 왜 해야 하는지, 투자의 본질과 원리는 무엇인지, 나의 자산 수준은 적정한지, 내 자산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고 증식시켜야 할지를 알려주는 이 책의 도움을 얻어봐야겠다. 성장이 멈춘 대한민국에서 경제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핵심 투자법을 알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에 주목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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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트 베어스 - 곰, 신화 속 동물에서 멸종우려종이 되기까지
글로리아 디키 지음, 방수연 옮김 / 알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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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을 돌보는 것은 결국 인간을 돌보는 것이다!

인류와 가장 가까운 동물 종인 곰의 멸종 위기를 통해 인간의 강력한 행동을 촉구하는 책!





  테디 베어, 코카콜라 곰, 곰돌이 푸, 푸바오에 이르기까지, 곰은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사랑받는 대표적인 동물 중의 하나다. 인류의 집단 기억, 즉 토착 설화나 고대 신화 속에서 곰이 어머니이자 보호자 또는 스승으로 묘사되는 이유는 그만큼 곰이 인간과 매우 유사하며 가까운 친족에 속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처럼 태곳적부터 인류의 오랜 동반자였던 곰은 안타깝게도 이제 겨우 여덟 종만 남았을 뿐이다. 갯과 동물이 35종, 고양잇과 동물이 41종, 고래목은 90종, 영장류는 500종이나 되는 것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숫자다. 심지어 그중 여섯 종은 이제 멸종 직전에까지 놓여 있다.



  『에이트 베어스』는 멸종 위기를 마주한 채로 살아가는 전 세계 여덟 종의 곰에 관한 책이다. 세계 기후 및 환경 분야의 전문 언론인인 글로리아 디키는 이 책을 통해 여덟 종의 곰이 직면한 위기와, 임계점에 다다른 인간과 곰의 공존 관계가 처한 현실을 낱낱이 파헤친다. 안데스산맥 운무림에서 인도 관목지대와 중국 대나무 숲을 거쳐 북극에 이르기까지, 여덟 종의 곰의 생태를 추적한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곰을 향한 우리의 애정이 얼마나 추상적이고 얄팍한 것인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무지함의 극치란 동물이나 식물을 향해

 ‘무슨 쓸모가 있는가?’ 하고 묻는 것이다.” 

- 알도 레오폴드 / 47p



생존의 경계에서 밀려난 곰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




  이제 지구상에 남은 곰 여덟 종은 안경곰(에콰도르와 페루), 느림보곰(인도), 반달가슴곰과 태양곰(베트남), 대왕판다(중국), 미국흑곰과 불곰(미국), 북극곰(캐나다) 뿐이다. 책에 따르면 이들 곰 여덟 종은 생김새와 습성이 다양하지만 모두 저마다 살고 있는 환경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안경곰과 미국흑곰은 배설물로 씨를 퍼뜨린다. 실제 로키산맥국립공원에서 곰의 똥 한 더미를 온실에 옮겨 심는 실험을 한 적이 있는데, 무려 1,200개의 묘목이 자라났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해안지대에 사는 불곰과 미국흑곰이 잡아먹은 물고기 시체들은 커다란 침엽수들의 비료가 되고, 고기를 많이 먹은 곰은 여러 사슴의 개체수를 균형 있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처럼 곰의 서식지를 보전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먹이사슬에서 곰 하위에 있는 모든 종을 보호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제 지구상에는 단 여덟 종의 곰만 살아남았을 뿐이며, 이들은 매우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고 서로 다른 습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을 공유하게 되었다. 모두 곤경이 처해있다는 사실이다.




남아 있는 곰이 겨우 여덟 종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그중 여섯 종은 이제 멸종까지 우려되었다. 전 세계 서식 범위에 걸쳐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곰은 미국흑곰뿐이다. 이들은 개체수가 90만 마리에 달해 다른 일곱 종의 곰을 전부 합친 것보다 그 수가 많다. / 36p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발견되는 유일한 곰종이자, 마이클 본드의 <내 이름은 패딩턴>의 모델이기도 한 안경곰은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곰이다. 안경곰은 절대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수 세기 동안 비옥한 안데스계곡에서 인구가 급증하자 안경곰의 서식지는 농경지와 목축지를 위해 파괴되고, 채굴을 위한 광산의 폭발음은 여전히 안경곰의 보금자리를 뒤흔들고 있다. 기후 위기와 맞물려 삼림 파괴로 인해 생존 터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안경곰에게 미래가 있을지 우려된다.



  반면, 느림보곰은 현재 인도에서 가장 위험한 야생동물이다. 지금 인도의 농촌 주민들은 느림보곰에게 공격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느림보곰과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학자들은 성질이 급한 느림보곰의 공격성이 강화된 원인으로 인도의 인구 증가 속도를 지목한다. 놀라운 속도로 증가한 인도 인구는 인간과 공존할 수 없는 종들을 좁아진 숲으로 내몰았고 경계에 내몰린 느림보곰이 불가피하게 인간과 충돌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평화적인 곰인 안경곰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데,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곰이 어떻게 인구와 황폐한 삼림이 함께 급증하는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느림보곰이 인도에서 미래를 보장받으려면 얼마 안 되는 자연 보전 옹호자들의 다정한 심성과 굳은 결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느림보곰은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방글라데시에 이어 부탄에서도 자취를 감춘 듯하다. 자그마한 태양곰이 집으로 삼는 열대 지방은 매년 약 405만 헥타르의 원시림을 잃어가고 있다. 그 결과 태양곰의 개체수는 겨우 30년 만에 3분의 1이나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아메리카에 사는 겁 많은 안경곰의 미래도 숲의 운명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기후 변화가 나무에 수분을 공급하는 구름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북극곰은 녹아가는 해방 때문에 이번 세기말이면 멸종까지는 아니더라도 개체수가 급감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아시아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개입은 훨씬 더 직접적이어서, 수천 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야생에서 끌려 나와 웅당 채취 농장에 볼모로 잡혀 있다. / 51p


가뭄은 인간과 야생동물의 충돌을 악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1980년대 후반 가뭄이 극심했던 구자라트주에서 발생한 야생동물 공격 건수는 100건이 넘었고 사망자 수는 20명이었다. 최근에 다라이야는 수년간의 느림보곰 공격 데이터를 샅샅이 살폈다. 그는 구자라트주 북부에서 기록된 연평균 공격 건수가 1960~1999년 사이 한 건 미만에서 2009년 이후 약 아홉 건으로 증가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공격은 대부분 덥고 건조한 여름에 일어났다. 물은 이제 느림보곰을 인간이 점유하고 있는 지역으로 내모는 주요한 요인이었다. / 149p










  이 외에도 웅담 채취 농장에서 학대를 당하고 있는 반달가슴곰과 태양곰, 먹이를 찾으려고 쓰레기통을 뒤지고 인간과 잦은 충돌을 일으키는 미국 흑곰과 불곰, 우리가 지구 대기에 온실가스를 끊임없이 내보내는 동안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는 북극곰이 처한 위기는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나마 전 세계인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인간과 깊은 문화적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대왕판다의 경우는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 애석하게도 인간과 곰이 아름다운 공생을 할 수 있는 길은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사육 곰 한 마리가 매년 만들어내는 담즙 양은 포획된 야생 곰 40~50마리의 것과 맞먹었다. 결과적으로 캡슐, 연고, 고약, 알약, 안약 등 다양한 형태의 웅담 제품이 시중에 쏟아지면서 소비자의 관심이 급증했고 웅담 채취용 곰 사육 산업은 정당성을 얻었다. 농장에서 사육되는 곰의 숫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빈곤했던 마을 주민들은 ‘황금빛 액체’로 돈방석에 올랐다. / 226p


그는 “베트남에는 웅담 채취로 감옥에 간 사람이 아무도 없다”라며 한탄했다. 법에 따르면 웅담 및 웅담즙을 채취하다 적발된 사람은 최대 5년(여섯 마리 이상이면 15년)의 징역에 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려면 공무원이나 경찰관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되어야 했다. 유죄가 명백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거나 때에 따라서는 곰을 압수당하는 것이 가장 큰 형벌인 탓에 대부분 농장주는 처벌에 관한 두려움 없이 사업을 운영했다. / 244p



인간이 버린 음식물 찌꺼기가 1년 내내 넘쳐나는 지금, 곰들은 한밤중이면 냉장고를 뒤지는 불면증 환자가 되어버렸다. 2003년 타호호수 근처에 사는 도시 곰 38마리를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인근 카슨산맥 산간지대에 사는 곰들은 평소대로 12월 초에 굴로 들어가 겨울잠을 잤지만, 타호의 도시 곰들은 이듬해 1월까지 도시에 머물렀다. 38마리 중 5마리는 아예 굴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이런 행동 변화는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욱더 심해졌다. / 260p



  저자는 우리가 사는 복잡한 세상에서 인간과 곰의 충돌을 최소화하고, 곰의 장기적 생존을 보장하려면 곰의 행동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몇몇 동물 보호가들이나 환경 운동가들의 노력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종들과 이들이 직면한 위협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개개인 모두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행동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여섯 번째 대멸종이라는 위기를 마주하고 살아가는 지구상의 모든 존재에게 이제 영원한 존속이란 없다. ‘곰의 미래가 곧 인간의 미래’라고 강조하는 이 책의 메시지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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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시대 - 기록, 살인, 그리고 포르투갈 제국
에드워드 윌슨-리 지음, 김수진 옮김 / 까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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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계를 향한 호기심과 문화적 우월성을 수호하려는 욕구가 혼재한 16세기 유럽!

역사라는 이름 앞에서 개인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우리는 역사를 어떠한 시각에서 바라봐야하는가를 고민해보는 시간!






  16세기는 대항해 시대가 막 열리기 시작한 때였다. 유럽 대륙 서쪽 변방의 작은 나라였던 포르투갈은 국왕인 마누엘 1세의 통치를 기점으로 바스쿠 다 가마의 인도 신항로 개척과 브라질 상륙, 모잠비크와 고아 정복, 믈라카 무역관 설립, 중국과의 첫 접촉 등을 통해 교역망과 제국을 세계 전역으로 확장하는 경쟁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자연히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무역은 리스보아(리스본)를 거쳐서 이루어졌고, 아프리카를 비롯한 아시아에 대한 최신 정보 역시 이곳으로 모두 모여들었다. 그렇게 포르투갈은 유럽과 세계 사이의 관문 역할을 하며 전 지구적 교류의 중심지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새로운 세계로의 연결과 확장은 곧, 낯선 사상과 신념이 교차하면서 수많은 갈등과 충돌을 촉발시켰다. 동방에서 만난 문명들이 정교하고 세련된 문화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던 탓에, 세계 역사의 중심이 예루살렘과 로마라는 단순한 생각이 무너졌다. 동방의 수많은 다양한 종교들을 접하면서 기독교라는 빛과 유대교와 이슬람교라는 어둠 사이의 이분법적 투쟁이라는 서사 역시 흔들렸다. 지구가 움직일 뿐만 아니라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주장은 그들의 사고를 뿌리째 뒤흔들었다.




물의 시대, 격동의 세기 속에서 마주한 두 개의 흐름

그리하여 역사는 무엇을 선택했는가




  이처럼 대항해 시대는 유럽인들로 하여금 광활한 무대를 열어주었지만 동시에 그들의 오랜 신념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16세기의 포르투갈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는, 이토록 낯설고 불안정한 시대의 흐름에 휩쓸려가지 않기 위해 이들이 유럽 중심의 서사를 더욱 공고히 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게 된 순간의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물의 시대』는 상반된 두 인물을 중심으로 이러한 당대의 현실을 투명하게 포착해낸다. 한계를 두지 않는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세계관을 수용하고자 했던 왕립 기록물 보관소장 다미앙 드 고이스의 비참한 말로와, 획일적인 유럽 중심의 역사관을 담은 시를 써 포르투갈의 국민 시인으로 추앙받게 된 루이스 드 카몽이스의 대조적인 삶은, 유럽이 시대의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기 시작했으며 또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선택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포르투갈은 이들 지역 대부분(남아시아와 아프리카의 해안 곳곳)과 유럽 사이의 무역에 첫 단추를 끼웠을 뿐만 아니라, 거의 16세기 내내 유럽과 더 큰 세상을 연결하는 주요 관문 역할을 했다. 이는 포르투갈 기록물 보관소가 포르투갈 국내용 서면 기억 저장소에만 그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서 유럽이 유럽 너머에 있는 세계를 알게 되는 데에 필요한 중앙 정보처리 센터-당대의 표현을 빌리자면 만국의 기록-역할도 했다는 의미였다. (…) 이 탑으로 보내지고, 이 탑 안에 소장되고, 이 탑에서 방출되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유럽의 상상력이 크게 좌우되었다. / 20p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탐험에 뛰어들면서 로마의 영광을 재현할 전 세계적, 심지어 보편적 제국의 건설을 꿈꾸었다. 그러나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꿈을 꾸는 것이 그들만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몽골과 중국, 무굴, 남인도, 그리고 당연히 오스만 문화권에서도 그들과 유사한 야심을 품고 있었다. / 151p


어느 철학자의 적절한 표현처럼, 과학적 발견이 자연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자연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바뀌어야 발견이 가능해진다. 유럽 사회는 세계와 조우하는 시대에 들어서면서 유럽만이 예외적이고 유일한 지위에 있다는 생각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 249p








  영광의 대항해 시대와 그 이면을 함께 다룬 책으로, 범세계적인 삶과 불신 그리고 폭력이라는 상반된 충동이 앞다투어 전개되는 16세기 포르투갈의 진짜 모습을 담은 흥미로운 역사서다. 이제껏 마주한 적 없는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며 유럽인들이 느낀 흥분과 갈등, 그 안에서 포착된 불안과 위기의 감정들을 기록과 사실에 입각하여 비교적 투명하게 쓰고자 한 흔적이 엿보인다. 덕분에 우리는 수 세기 동안 이어지는 국가의 거대한 드라마 안에서 무엇이 지워지고 무엇이 남겨지는지를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다. 또 다미앙과 카몽이스 두 남자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세계들이 만났을 때 발생하는 충돌과 갈등, 수용의 과정을 추리소설처럼 흥미롭게 담아낸 점도 인상적이다.



포르투갈인도 그들이 일본 땅에서 발견한 경이로운 것들에 대한 보답으로 그들 나름의 깜짝 선물을 가져왔다. 세계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유럽인이 처음으로 소개한 것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시간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시간을 측정하는 특정한 방법이었다. 1551년, 프란시스코 사비에르가 스오 국의 다이묘인 오우치 요시타카에게 선물한 시계가 바로 일본 최초의 기계식 시계였다. (…) 선교사들은 그들 고유의 시간 개념을 비기독교 국가들이 도입하도록 열심히 노력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과 같은 세계관을 가지도록 준비시키려는 의도였다. / 206p


다른 목소리들을 역사에 포함했더니, 포르투갈과 유럽의 역사 이야기에 담긴 우월적 승리주의를 가라앉히고 싶은 욕심이 뒤따랐다. 다미앙은 바스쿠 다 가마의 항해에 관한 기록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말문을 뗀다. 많은 포르투갈인이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최초로 이 항로를 항해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뱃길은 그저 오랫동안 인류에게 잊혔던 길일 뿐이다. / 274p











   간혹 책 소개글도 읽지 않고 충동적으로 표지나 제목에 이끌려 책을 구매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이 그러했다. 그래서인지 뜻밖의 보물을 발견한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우리에게는 낯선 포르투갈의 역사인 만큼 쉽게 읽히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서 마지막 장을 덮고 났을 때의 쾌감도 남달랐다. 대항해 시대라는 역사상 최대의 격변기를 이끈 포르투갈과 근·현대 유럽을 이해하는 열쇠가 되어줄 16세기를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는 역사서로, 지적 호기심과 읽는 재미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책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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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내복야코 맞춤법 절대 안 틀리는 책 2 빨간내복야코 맞춤법 절대 안 틀리는 책 2
빨간내복야코 원작, 박종은 글, 이영아 그림,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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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연계와 실전 맞춤법을 아우르는 우리말 맞춤법 학습 만화!

맞춤법 강박증 야코와 맞춤법 파괴범 사동이가 알려주는 초등 필수 맞춤법!






  소위 병맛같은 중독성 높은 노래와 유쾌한 개그로 어린이 구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는 유튜브 채널 빨간내복야코! 어린이들의 인기 만점 캐릭터 빨간내복야코가 알려주는 초등 어휘력 학습 만화 『빨간내복야코 맞춤법 절대 안 틀리는 책』이 두 번째 책으로 돌아왔다. 깔깔 웃다보면 어느 새 어휘력이 쑥쑥 향상되는 맞춤법 교양툰으로, 나와 아이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은 책인 만큼 이번 두 번째 책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초등학생인 자녀의 맞춤법과 어휘력을 키우고 싶은 분들이라면, 재미와 유익함을 모두 얻을 수 있는 초등학습만화를 찾으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에 주목해보자.



깔깔 웃다보면 어느 새 어휘력이 쑥쑥!



  『빨간내복야코 맞춤법 절대 안 틀리는 책』 2권에서도 맞춤법 강박증 야코와 맞춤법 파괴범 사동이의 맞춤법 대결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풍비박산 VS 풍비박살’, ‘낫 놓고 기역자 VS 낫 놓고 기억자’, ‘통째로 VS 통째로’, ‘한번 VS 한 번’처럼 헷갈리기 쉬운 사자성어와 관용구 속 맞춤법, 자주 틀리는 띄어쓰기와 문장부호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주요 어휘와 필수 맞춤법이 쏙쏙 담겨있다.



속담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른다’는 눈앞에 답이 빤히 보이는 데도 어리석어서 알아채지 못할 때 쓰는 말이야. 기역 자 모양으로 생긴 낫을 놓고도 기역 자를 모른다는 뜻이지. 여기서 ‘ㄱ’의 이름이 ‘기역’을 ‘기억’이라고 잘못 쓰기 쉬워. 자칫하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니 잘 기억하자!

ㄱ(기역) ㄴ(니은) ㄷ(디귿) ㅁ(미음) ㅅ(시옷) ㅈ(지읒) ㅊ(치읓) ㅌ(티읕) ㅍ(피읖) ㅎ(히흫) / 33p


‘희희낙락(喜喜樂樂)’은 ‘매우 기뻐하고 즐거워한다’는 뜻이야. 여기서 한자 樂은 ‘즐긴다’는 뜻으로 ‘낙’이라고도 부르고 ‘락’이라고도 불러. 두음 법칙이 적용돼서 앞말은 ‘낙’으로 뒷말은 ‘락’으로 쓴 거지.

두음 법칙은 발음 규칙의 하나야. ‘어떤 소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오면 발음이 어려워지니 다른 소리로 발음하는 일’을 말해. / 37p











  앞서 1권에서 날짜를 셀 때는 하루, 이틀, 사흘(3일), 나흘(4일) 순으로 센다는 것을 배운 적 있다. 그런데 그 달의 셋째 날에는 ‘사흘날’이라고 써야 할까, ‘사흗날’이라고 적어야 할까? 야코의 설명에 따르면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말이 어울릴 때 ‘ㄹ’이 ‘ㄷ’으로 소리 나면 ‘ㄷ’으로 적어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끝소리 ‘ㄹ’이 ‘날’과 어울리며 ‘ㄷ’으로 소리 나는 이틀과 사흘은 ‘이튿날’ ‘사흗날’로 써야 한다. 이 외에도 우유를 담아두는 갑을 ‘우유곽’으로 잘못 쓰는 이들이 있는데, ‘갑’은 ‘물건을 담는 작은 상자’라는 뜻이므로 ‘우유갑’이라 써야 한다. ‘각 티슈’도 실은 ‘갑 티슈’로 쓰는 것이 옳으니 주의해야겠다.



‘두루마리’는 ‘가로로 길게 이어 돌돌 둥글게 만 종이’, 또는 ‘길게 돌돌 만 물건’을 말해. ‘두루말이’로 쓰면 맞춤법에 어긋난 거야.

반면, ‘달걀말이’, ‘김말이’처럼 ‘무엇’을 돌돌 말았는지가 분명히 보이는 말에는 ‘말이’가 붙어. ‘두루마리’는 종이를 만 건데, 이 정보가 말에 안 드러나잖아. 어때? 둘의 차이가 이해되니? / 61p


‘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낮은 목소리로 자꾸 가만가만 이야기하는 소리나 그 모양’을 나타내는 말은 ‘수군수군’이 맞을까? ‘수근수근’이 맞을까?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해 봐도 자꾸만 헷갈린다고? 정답은 ‘수군수군’이야. 비슷한 말로 ‘소곤소곤’, ‘쑤군쑤군’, ‘쏘곤쏘곤’이 있으니 함께 기억하자. / 79p



  헷갈리기 쉬운 것 중에 하나가 ‘한번’과 ‘한 번’처럼 같은 단어이나 쓰임새에 따라 띄어쓰기가 달리는 경우다. ‘한번’처럼 붙여 써야 할 때는 ‘시도’, ‘기회’, ‘강조’의 의미로 쓸 때라고 한다. 이를 테면, “우리 무섭지만 한번 저 놀이 기구 타 보자.”(시도), “노랫소리 한번 우렁차네!”(강조)와 같은 문장에서는 붙여 써야 한다. 하지만 ‘한 번’, ‘두 번’, ‘세 번’처럼 횟수의 의미로 쓰일 때는 띄어 써야 하니 잘 구별해야겠다.



‘못하다’와 ‘못 하다’는 쓰는 말이 똑같은데도 붙여 쓰느냐 띄어 쓰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져.

‘못하다’처럼 붙여서 쓰면 일 자체를 잘하지 못한다는 의미가 되고, ‘못 하다’처럼 띄어 쓰면 시간이나 여건이 되지 않아 할 수 없었음을 나타내지. 잘 구분해서 쓰도록 하자. / 125p


‘큰’을 다른 단어 앞에 쓰면 띄어 쓸 때와 붙여 쓸 때 의미가 달라져.

‘큰 형’은 ‘키나 덩치가 큰 형’을 나타내고 ‘큰형’은 ‘나이가 제일 많은 형’을 의미하지. 사동이가 말한 것처럼 크기가 큰 집은 ‘큰 집’으로, 큰아버지네 집은 붙여서 ‘큰집’으로 쓴단다. / 131p











  맞춤법은 어른조차 자주 착각하기 마련이라서, 어릴 때부터 바른 어휘 사용과 맞춤법 쓰기의 습관을 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무작정 외우는 것이 아니라 유쾌하고 재미있는 스토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어휘력을 높일 수 있는 책을 추천하는 이유다. 『빨간내복야코 맞춤법 절대 안 틀리는 책』은 알쏭달쏭한 우리말 맞춤법을 쉽고 재밌게 익힐 수 있는 책이다. 시리즈별로 챙겨두고 읽혀보시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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