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리라
임이랑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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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불안에 갉아 먹히느라 괴로운 당신에게!

불안이 나를 괴롭힌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이 책을 펼쳐 그것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 주리라 믿어봐야겠다!

 

 

 

 

내 안에 얼마나 많은 지옥과 연옥과 천국이 들끓는가!

불안의 서』 중에서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리라의 저자 임이랑은 불안을 아이에 비유한다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아이키가 작고 조심스러운 아이그렇지만 본인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을 때면 한없이 사나워지는 아이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뒤통수를 때리고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며즐겁게 웃다가도 갑자기 몰아닥치는 괴로움에 땀을 뻘뻘 흘리게 되고아이를 돌보는 동안 부모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없다아이와 함께 걸을 때는 천천히 걸음을 이어가며 조심해서 아이를 케어해야 하듯불안에 싸여 살아내야 하는 일상은 마치 아이를 데리고 다녀야 하는 일상과 비슷하다.

 

 

 

  우리는 저마다 100점짜리 하루를 열망하지만이렇듯 불안과 함께라면 완벽한 하루를 기대하기란 어렵다다만다 포기한 상태로 0점짜리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보다는 50점짜리 하루라고 살 수 있기를 희망한다그래서 불안이 나를 덮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그 날의 일과가 완전히 망가지지 않도록 조심해본다발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걷고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고자극적인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일정을 조절해보기불안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포기할 것은 빠르게 포기하기그러다 가끔은 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라 믿어보기도 하는 거다.

 

 

 

누가 뭐라 해도 내가 괜찮으면 괜찮은 거다

 

 

  각자 몸의 컨디션이 다르듯 마음의 컨디션도 다르다위가 약해서 소화를 잘 못 시키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불안에 취약한 사람도 있는 법이다저자는 까다로운 자아로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던 열세 살의 겨울 무렵첫 자살충동을 느꼈다고 한다부정적인 감정은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증폭되었다하루에도 몇 번이나 무너지고 곱씹고 괴로워하기를 반복했다그건 겨울이 지나 봄에 이르러서도 변하지 않았다누구도 믿을 수 없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자 다음 날 아침이 오지 않기를 바랐다제발세상이 여기서 멈춰주기를 바랐다.

 

 

 

  다행히도 그녀는 작고 온화한 표정을 가진 좋은 상담가를 만났다밀도가 높은 이야기를 꺼내려다 보니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지쳤고말을 시작하고 나면 여지없이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하지만 휴지를 뽑아 눈물을 닦고 있으면 자신보다 더 많이 울고 계신 선생님이 보였다고 한다그렇게 상담자 선생님의 진심 어린 공감과 위로를 얻으면서 몇 달 만에 처음으로 타인을 걱정할 수 있는 마음에 다다르기도 하고여러 조력자들을 덕에 긴 여행을 다녀오며 완전히 멈춰두었던 일을 다시 시작해볼 기운을 얻었다그녀는 어두웠던 시절에 나에게 도움을 요청할 힘이 있어서그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고백한다이제와 생각해보면 의자의 높이를 재고 밧줄의 두께를 결정했던 것은 모두 살고 싶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죽을 수 없는 이유를 만들어서 하루씩 더 살아내는 것도 살아가기에 꽤 괜찮은 방법일지도 모르겠다이렇게 그녀는 세 번째네 번째또 다시 어둠이 찾아온다고 해도 하루씩 버티며 다시 온전한 내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효과적으로 공격하는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다.

나는 나의 약점와 나의 모순감추고 싶은 비밀과 굳이 들추지 않는 게 이로운 사실들을 모두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렇게 부정적인 감정은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증폭된다내 보이고 싶지 않은 것들은 아주 힘이 세다조금씩 잘게 모퉁이를 잘라 버리고 또 버려 천천히 작아지면 좋으련만오히려 커다랗고 어두운 마음이 덕지덕지 새롭게 달라붙은 어둠의 벽은 하루가 다르게 두꺼워진다나쁜 기억이 좋은 기억보다 훨씬 강력하다니인간은 만들어질 때부터 고통받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나의 이론이 더 확고해진다. / 33p

 

 

세상에서 가장 슬픈 단어를 꼽으라면 나는 outgrow를 고르겠다몸과 마음의 성장통 같은 이 단어는 종종 나를 얼어붙게 한다.

사람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물건이나 집 혹은 식물과의 관계에서도 종종 너무 커져 맞지 않게 되었음을 느낀다식어버린 열정과 많이 자라나 더는 맞지 않게 되어버린 나를 발견할 때마다 세상이 끝난 것처럼 슬프다아마도 어떤 세상은 정말로 끝이 나서 구겨지고 작게 흩어져 눈으로도 마음으로도 볼 수 없게 사라져버렸을 것이다꼭 맞던 존재가 더 이상은 꼭 맞지 않게 되는 슬픔을 반복해서 겪으며 살아가는 것이 삶인가 보다. / 65p

 

 

 



 

 

 

 

  물론 불안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것이어서이따금 그녀를 갉아먹곤 한다누군가에게 받은 한 번의 무례함이 세상 모든 사람에 대한 냉소로 바뀔 때가 있다내가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는 일내가 아니고서는 누구도 차지할 수 없는 자리.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정말이지 너무나 달콤해서 순식간에 자의식에 불을 지피고 활활 타오르지만오히려 그 섣부른 마음과 과도한 욕심이 예외 없이 자학의 밤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다재가 무재라는 말이 있듯글을 쓰고 노래를 짓고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여러 일들이 여기저기에서 방황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게 할 때도 있다뿐만 아니라 약을 먹을 때 부작용을 중요하게 읽는 습관이 독이 될 때도 있다정작 중요한 약의 효능은 느끼지 못하고 메스꺼움호흡곤란두드러기발한 같은 온갖 부작용만 학습되어 내 몸에 펼쳐지곤 한다이처럼 부정적인 것들은 그 종류를 막론하고 내 안에서 너무 강한 힘을 발휘하곤 한다.

 

 

 

  하지만 상처와 불신으로 굳어진 마음 때문에 친절한 아름다움마저 놓치지는 않으리라 다짐한다조심스레 나에게서 덜어낼 것과 더할 것을 고르고그중에 내일로 데려갈 조각을 고르기도 한다무엇도 영원하지 않고 어떤 이념도 절대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려 한다과하고 일방적이며 거창한 행복 대신 평안한 일상에서 좋은 순간들을 많이 만나기를 기대한다이것이 행복이라며 떠벌리지 않아도 제 발로 찾아올 만족감과 고른 숨을 소원한다나의 예민함을 무기로 두르고 뾰족하게 살아가기보다는 예민하지만 안전한 사람으로 살아가려 한다그렇게 내가 그려둔 동그라미 안에 갇혀서 점점 더 좁아지지 않기 위해 예의와 친절을 위한 체력을 열심히 키워두겠노라 결심한다나의 한 부분인 예민을 지울 수 없다면 예민함도밝은 마음도 함께 안고 가려 해보는 것이다.

 

 

 

하나의 식물은 하나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식물은 이파리마다 각자의 역사와 기억을 기록한다나는 그 세계를 목격하고 관여하며 식물의 세계와 나의 세계를 연결하고 분리한다장미가 병충해에 시달렸던 겨울에 쓴 글알로카시아가 사흘이 멀다고 새순을 올리던 봄에 듣던 음악을 기억하며 식물과 나의 다음을 기대하는 식이다병충해에 시달렸던 장미가 커다란 꽃을 피워낼 무렵 새로운 책을 펴낼 수 있다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무사히 살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 68p

 

 

마음은 웃긴다웃기고 까다롭다너무 바짝 힘을 주고 있으면 촌스럽게 부러져버리고 유연하게 힘을 빼다보면 흐물거려 쓰지 못하게 되니까 말이다요즘은 적당한 온도를 찾지 못해서 우왕좌왕하는 시간이 길다오늘은 꼭 좋은 글을 쓰겠다고 설치다가 쓰지도 못하고 놀지도 못하고 말아먹은 밤이 차곡차곡 쌓인다그래도 또다시 보따리를 휘저어 까만 뱀을 피하고 가장 빛나는 돌멩이를 찾아 머릿속에 떠올리며 쓰고 또 쓴다. / 126p

 

 

 



 

 

 

 

  우리는 저마다 다른 형태의다른 강도의 불안을 가지고 산다다만 그것을 완전히 떨쳐낼 수 없다면잠식당하지 않으려면받아들이고 적당한 걸음걸이를 유지하며 살아보는 건 어떨까때로는 불안이 위험을 방지하고 타인의 감정을 내 것처럼 이해할 수 있고별 것 아닌 사소한 일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하니 말이다불안이 나를 괴롭힌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이 책을 펼쳐 그것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 주리라 믿어봐야겠다그렇게 오늘 하루 더 살 수 있는 힘을 얻는다면 또 그 덕분에 계속 살 수 있는 힘을 얻을 수도 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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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 - 경제지 홍 기자가 알려주는 똑똑한 절약의 기술
홍승완 지음 / 가디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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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짠테크!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한 첫걸음절약으로 내 통장을 레벨업하는 기술!

 

 

 

 

  고물가 시대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을 처절하게 실감하는 중이다작은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 한 바퀴 슬쩍 돌고 왔을 뿐인데 5만원은 쉽게 넘어간다고작 생필품 몇 개야채 몇 개 정리하고 나면 끝대체 내가 뭘 사왔나 싶게 급격히 허무해진다기름 값이 신경 쓰여서 드라이브는커녕 열심히 걸어 다니고 있는 마당에 플렉스나 욜로 따위가 다 뭐란 말인가커피 한 잔 값도 부담스러운 요즘이 고물가 시대를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지낼 수 있을지 고민이 크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눈에 띄는 키워드 하나가 있다바로 짠테크. '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로불황을 견디기 위해 단순 아끼고 안 쓰자는 의미보다 불필요한 낭비를 막자는 의미에서 생겨난 말이다. “버는 재주가 없다 보니 짠테크로 살아남았습니다.” 아주경제신문의 기자이자 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의 저자 홍승완은 수중에 있는 돈을 불리기 위한 방법으로 꼭 주식이나 펀드와 같은 재테크를 시작해야 할까 자문했다고 한다그에게 있어 주식은 육체적?정신적 노동을 고려했을 때 가성비가 썩 좋지 않은 재테크였기 때문이다주식과 펀드 같은 재테크로 10만 원을 더 벌기보다 차라리 10만 원을 아끼는 편이 훨씬 쉽고빠르고덜 스트레스 받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하지만 무작정 아낀다면 진즉에 성공했겠지절약에도 기술이 필요한 법이 책은 절약을 시작했더라도 곳간이 쉽게 채워지지 않는 이들에게 공감과 도움이 될 만한 노하우를 전하고자 한다.

 

 

 

가난에도 이자가 붙는 법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듀젠베리는 1949년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 소득저축 및 소비자행태이론에서 톱니바퀴 효과를 언급한다특정 수준에 도달한 소비 수준을 이전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을 가리키는 용어다한쪽으로 돌기 시작하면 반대 방향으로 되돌리기 힘든 톱니바퀴의 특성을 소비 습관에 빗댄 것이다다시 말해한 번 늘어난 소비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뜻이다한 중고차 전문 유튜버에 따르면 자신의 수입 범위를 훨씬 초과해 고가의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의 대표적인 특징이 바로 큰돈을 벌어본’ 경험이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어느 달은 100만 원다른 달은 200만 원이 통장에 찍힐 때도 있지만 한 달에 400만 원을 벌어본’ 경험 때문에 소비 수준은 늘 400만 원을 번 때로 고정돼 있었던 것이다이처럼 우리는 평소에 쓰던 소비 습관에 익숙해져 절약을 하기 쉽지 않다이래서야 짠테크를 하겠다고 마음먹는다 해서 실천할 수 있을 리 없지 않나이에 저자는 지금껏 내 소비 톱니바퀴는 얼마짜리였는지짠내 생활을 시작하기에 앞서 톱니바퀴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에서 알려주는 짠테크를 위한 또 하나의 스텝은 바로 ‘SNS라는 허물로부터 벗어나라이다신기하게도 SNS를 한글 키보드로 치면 이란 단어가 입력된다, SNS는 눈이다. SNS를 할수록 남들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우리는 그에 맞는 불필요한 지출을 할 때가 많다. ‘내가 이렇게 잘 먹고 잘 산다’ ‘나는 이런 것도 살 수 있다’ 그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인정욕구를 채우고자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자다음 방법은 미래 낭비를 막기 위한 소비 욕구 억제제로 적금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거 사면 다음 달까지 힘들지 않나?” 소비통제가 안 돼 저축을 못하는 게 아니라 실은 저축을 안 해 소비 통제가 안 된다는 말이 있듯저자는 자신이 한 달 동안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이 얼마일지 계산해보고 적금을 통해 월급에 선을 그어보라고 강조한다.

 

 

 

그거라도 내가 통제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강조했다절약도 마찬가지다내가 받는 돈을 내 마음대로 늘릴 순 없겠지만이 돈을 어떻게 쓸지는 내 손 안에 달려 있다이조차 통제하지 못한다면 위기인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게 분명하다. / 54p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브라이언 넛슨 교수 연구팀이 신경과학 분야 학술지 뉴런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신용카드를 쓰면 현금을 사용할 때보다 전두엽 측위신경핵이 덜 활성화됐다이 부위는 무언가를 잃어버렸을 때 통증을 느끼는 부위로 신용카드를 쓸 때 뇌에서 느끼는 통증이 현금으로 결제할 때보다 작았다연구팀은 현금을 쓰면 화폐라는 물건이 사라지지만신용카드는 다시 돌려받기 때문에 뇌가 통증을 덜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즉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날수록 뇌가 소비 행위에 무뎌질 수 있단 의미다. / 70p

 

 

 




 

 

 

 

  어떤 물건을 사기에 앞서 흔히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커피 한 잔 덜 마시면 돼.” “외식 한 번 덜 하면 돼.” 우리는 큰돈을 써야 할 때 멈칫한다. 200만 원짜리 노트북을 산다고 가정해봤을 때, 12개월 할부로 계산하면 한 달에 16만 원 꼴이다이를 또 30일로 나누면 하루에 5,300즉 하루에 커피 한 잔 안마시거나 외식비를 좀 더 줄이자고 생각하면, 200만 원짜리 고급 노트북을 가질 수 있게 된다이렇게 나눗셈으로 생각하면 200만 원 소비도 할 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하지만 저자는 부자는 돈을 쓸 때 곱셈으로 생각하고가난한 사람은 나눗셈으로 생각한다고 조언한다예를 들어 매달 3,000원씩 나가는 휴대폰 부가서비스를 가입할 때 가난한 사람은 한 달 3,000원을 30일로 나눈다고 한다그러면 하루에 100원꼴이니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는 생각에 도달한다반면 부자는 한 달 3,000원에 12개월을 곱해 1년에 3만 6,000원이 지출된다고 계산한다이렇게 생각하면 해당 부가서비스를 가입할지 말지 내 안에서 좀 더 분명한 판단이 서지 않지 않겠는가돈에 쫓겨 살 것이냐 쥐고 살 것이냐는 이처럼 단순한 셈법에 따라 나뉜다는 것을 잊지 말고나의 소비 자세를 늘 경계해야겠다.

 

 

 

펀햄 교수가 말한 세 가지 시점은 최근 SNS에 곧잘 등장하는 신조어 시발비용과도 맞닿아 있다흔히 홧김비용이라고도 부르는 시발비용은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 쓰지 않았을 돈을 뜻한다여기엔 짜증 나거나 화가 나서와 같은 감정 어휘가 담겨 있다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고급 미용실에 가서 파마를 한다거나 충동적으로 저지른 온라인 쇼핑평소라면 버스나 지하철로 이동했을 거리를 특별한 이유 없이 택시를 타고 이동해 나가게 된 비용 등이 해당된다. / 87p

 

 

외부 일정이 없는 날을 노머니데이로 정해 특정 요일의 지출을 0원으로 만드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자그다음 노머니데이에 익숙해지면 일주일 중 하루~이틀에서 사흘~나흘로 하루 지출 0을 늘려나가자.

자잘한 지출을 지속해서 막아 아낀 돈으로 저축 통장을 만드는 것도 좋다나는 이를 동기부여 통장이라고 부른다노머니데이로 아낀 돈을 저축하면 그간 참아왔던 소비 욕구가 얼마짜리였는지 통장 속 금액으로 환산해볼 수도 있다이는 노머니데이를 이어나가는 원동력이자 촉진제가 된다. / 102p

 

 

 

  특히 가계부 쓰는 팁으로 신호등 색(빨강?노랑?초록)을 활용하는 법이 인상적이다예를 들어 교통비나 통신비 등 생활에 꼭 필요한 지출 항목은 초록색 형광펜으로 표시한다이 지출은 말 그대로 통과해도 괜찮단 뜻이다반면 낭비는 아니지만충분히 줄일 수 있는 지출이라고 판단되는 항목엔 노란색 형광펜을 칠한다이는 언제든지 줄일 가능성이 있는 항목이다반면 빨간색 형광펜으로는 낭비라고 판단되는 항목에 칠한다충동적으로 구매한 전자제품이나 옷액세서리처럼 소비를 중단했어야 한다는 의미로 빨갛게 표시를 하면 소비에 대한 저항감이 분명해질 테니 말이다.

 

 

 

며칠 자고 난 뒤엔 새것도 헌 것이 된다그래도 간혹 충동구매 욕구가 생길 땐 ‘72시간 법칙이 도움된다세계적인 성공학자 위르겐 휠러는 어떤 생각이나 계획을 72시간 안에 실행하지 않으면 실행률이 1%로 떨어진다라고 말했다즉 사고 싶은 물건이 생겼을 때 바로 구매하지 않고 약 3일 정도만 고민하면 구매 욕구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의미다만약 3일 뒤에도 구매 욕구가 크다면 그땐 과감하게 소비하자그럴 때는 큰돈이 나갔단 아쉬움보다 소유의 기쁨이 클 것이다. / 152p

 

 

2021년 9월 기준 전국에 있는 청년공간은 총 218곳으로시설 대부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주변에 있는 청년공간을 찾고 싶다면 온라인청년센터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된다홈페이지 상단에 있는 청년공간’ 메뉴에 들어가 청년공간검색을 클릭하면 지역별 청년공간을 찾을 수 있다또 일부 청년 공간에서는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카페 분위기에서 일하고 싶은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이용하면 좋다단 방문하기에 앞서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한다커피값 걱정 없이 카페 같은 분위기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싶다면 주변에 가까운 청년공간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 190p

 

 

 



 

 

 

 

  이 외에도 가짜 배고픔으로 지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브로콜리 테스트’, 네이버 영수증 리뷰와 리워드앱 캐시카우로 얻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활용하는 법일상카페와 팔라고 앱을 통해 기프티콘 활용하는 법만기된 보험급을 찾고 카드 포인트를 현금화하는 법도서관 매거진으로 잡지 구독료 아끼는 법 등 실생활에서 유용한 짠테크 활용법들을 소개한다무엇보다 나의 소비심리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진단해보고아끼고 안 쓰는 생활을 해보고 싶었지만 잘 안 되던 사람들에게 마인드 세팅을 이끌어준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인 책이다고물가 시대에 이 책을 통해 나의 소비 형태와 심리를 점검해보고 짠내가 아니라 현명한’ 짠테크에 도전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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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왕 GO 6 급식왕 GO 6
급식왕 지음, 서후 외 그림, 최재연 글, 박병규 감수 / 샌드박스스토리 키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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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만 구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유튜브 코미디 채널 급식왕이 만화로!

매력 만점 캐릭터들의 좌충우돌 학교 에피소드!

 

 

 

  언제부턴가 스마트폰의 유튜브 알람에서 급식왕이라는 글자가 눈에 띄었다초등학생인 아들이 구독하는 채널인 듯했다그런데 급식왕이라니왜 이름이 급식왕이냐 물으니 아들은 이유는 모르겠는데재미있어!” 하고 엄지척을 세웠다대체 이게 뭐길래 아이가 이렇게 좋아하나 궁금해져서 함께 시청했는데, ‘사마귀 실장’ ‘홍당무’ ‘발가락쌤’ ‘라바쌤’ ‘몽린이’ ‘보건쌤’(저희 아들 최애 캐릭터라고 하네요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흥미로운 놀이와 실험 그리고 상황극으로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과 재미를 주는 콘텐츠였다.

 

 

 

  때마침 샌드박스키즈 스토리에서 출간된 <급식왕 GO> 6권이 집에 도착하자 아이의 눈이 커진 것은 당연한 일유튜브로만 보던 급식왕이 만화책으로도 나왔다니함께 온 여러 책 중 이 책을 가장 먼저 선택한 걸 보면 정말 재미있긴 한가보다마지막장까지 쉬지 않고 몰입해서 읽는 것을 보는 엄마의 마음은 그저 신기할 따름얼른 엄마도 읽어봐야지~~

 

 

 

유쾌한 학교생활 콘텐츠로 140만 구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유튜브 코미디 채널.

매력 만점 캐릭터들이 학교생활 속 다양한 에피소드를 기상천외한 웃음으로 선보이며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행복한 웃음을 주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 급식왕!

 

 

 

  <급식왕 GO> 6권에서는 세상에서 자기 발가락 냄새를 제일 좋아하는 발가락쌤순진무구 동네 바보 형 티라노이들을 호시탐탐 방해하는 티라노의 형 알렉스귀여운 열정 소녀 초아휴대폰 게임을 좋아하는 유쾌발랄 두더지존재감 제로인 실눈이 등이 등장해 학교 안팎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펼친다.

 

 

 




 

 

 

 

알렉스의 방해에도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는 급식왕 친구들!

 

짜장면 비닐 뜯는 법에서부터 맛있게 먹는 법빨기 먹는 법까지!

 

탕수육 부먹파 VS 찍먹파식은 탕수육 맛있게 먹는 방법도 일러준다.

 

(이 책을 읽은 영향인지 이때부터 탕수육을 먹을 때마다 엄마나는 찍먹파니까 소스 부어주지 마.”라고 하는 아들엄마는 부먹파인데…….)

 

외국인 교환 학생이 커리의 등장팝송을 들으며 영어 공부를 한다던 초아의 자신만만함은 어디로 가고엉뚱한 영어만 계속 해대는데…….

 

여자 아이들이라면 한 번씩 파자마 파티에 대한 환상이 있지 않을까라이네 집에서 벌어진 파자마 파티대담한 야식가 밥통이와 기념 사진 찍느라 바쁜 초아의 만남이 조합 괜찮을까?

 

학교에서 층층마다 있는 화장실에 누군가가 변 테러를범인을 찾아 학교 안을 헤매는 급식왕 비밀 수사대 GSI 수사대의 활약도 기대가 된다과연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

 

 

 




 

 

 

 

  이 외에도 알파벳 퀴즈숨은 그림 찾기예쁜 쪽지 접는 법급식으로 먹고 싶은 희망 메뉴 적기추리력 테스트 등 놀이 페이지도 마련되어 있으니 아이와 재미있게 도전해볼 수 있다이미 시리즈로 <급식왕 GO>가 5권까지 나왔지만 6권을 먼저 읽어도 무리가 없으니아직 <급식왕 GO>를 읽어보지 않은 아이들에게 선물해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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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쩌미 1 민쩌미 1
김기수.권수영 그림, 최재연 글, 서후 콘티, 민쩌미 원작 / 샌드박스스토리 키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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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사랑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민쩌미를 책으로 만나다!

누구나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민쩌미네 가족의 좌충우돌 일상 스토리!

 

 

 

  “이 유튜브는 뭐야모두 같은 사람 맞지?”

 

 

  아이가 계속 키득거리며 웃는 모습에 슬쩍 뒤에 다가가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았다그런데 보라색 머리를 한 주인공이 때마다 다른 분장을 하고 동시에 여러 캐릭터 연기를 소화해내고 있는 게 아닌가.

 

 

 

  “민쩌미야.”

 

 

 

  응민쩌미이름도 독특하고캐릭터나 1인 다역을 하는 콘텐츠 역시 특이해서 나도 따라서 몇 편 함께 시청해보았다. ‘공부하려고만 하면 공부하라는 엄마’, ‘모두 다 뺏어가는 욕심쟁이 동생’, ‘친구 집 갔는데 친구가 혼날 때’ 등 아이들이 공감할 만한 일상의 소재를 재미있게 풀어간 것이 인상에 남았다.

 

 

 

인기만점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민쩌미』 코믹스로 만나다

 

 

  아이가 좋아하는 샌드박스스토리 서포터즈로 활동하게 되면서 민쩌미 인형(벌써 둘째 아이의 애착인형이 되었다)과 새로 출간된 민쩌미』 코믹스 1권을 받았다보라색 머리를 한 민쩌미 특유의 발랄한 캐릭터가 표지에서부터 시선을 끈다.

 

 

 

난 민쩌미야만나서 진짜 반가워서 미쪄미쪄~.”

 

 

 


 

 

 

 

  유쾌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주인공 민쩌미배려심 가득 찐 장녀이지만 화나면 급 돌변하는 첫째 민서니학교에선 훈남이지만 집에서는 투정 많은 막내 민일완벽주의자이자 집안의 실세인 엄마 영미서친구 같은 매력에 방귀쟁이인 아빠 민현치까지누구나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민쩌미네 가족의 좌충우돌 일상 스토리를 만화로 만나볼 수 있다.

 

 

 

  지금은 한창 여름 방학 기간인 초등학생들방학 전까지만 해도 빽빽하게 채운 방학계획표를 세웠겠지만하루에 두세 개 지키기도 힘든 건… 나뿐인가.

 

 

 

  아냐아냐하루에 딱 한 가지라도 계획대로 한다면 보람찬 하루를 보낼 수 있다고빡빡한 계획을 세우고 실패하기보다딱 한 가지만이라도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우리 친구들의 멋진 하루를 응원하는 민쩌미이렇게 책에는 하루에 한 가지씩 TO DO LIST를 통해 실천력을 높이는 방학계획표 작성법을 알려준다.

 

 

 




 

 

 

 

아침 약속에 늦지 않는 꿀팁!

성장기에는 다이어트보다 열심히 운동하는 게 최고!

다른 사람의 소중한 비밀을 지켜주기!

불길한 일이나 불운이 생기는 징조인 징크스’ 이겨내기!

시험을 앞둔 민쩌미 가족저마다에게 맞는 공부법 찾기!

 

 

 

  우리 초등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일화들을 재미있는 스토리로 만날 수 있는 것은 물론 미로 찾기심리 테스트재미로 보는 별자리 공부법스티커 꾸미기 등 흥미로운 놀이 활동까지.

 

 

 




 

 

 

 

  친구들아민쩌미』 코믹스 읽고매일매일 쩌미처럼 즐거운 하루 보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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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클래식 - 천재 음악가들의 아주 사적인 음악 세계
오수현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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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이 만족하는 클래식 입문서!

시대를 초월하여 클래식의 매력에 단숨에 빠져들게 하는 책!

 

 

 

  2022년 6월 북미 최고의 클래식 음악 경연 대회인 벤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우리나라의 임윤찬(18군이 최연소 우승자로 선정되었다그는 준결승전에서 극강의 난이도라 불리는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의 전곡을 연주했는데 그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전율을 불러 일으켰다스토리 클래식의 저자 오수현은 마치 링에 오른 격투기 선수처럼 약 1시간 내내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며 12곡을 상대로 결투를 벌이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묘사한다그도 그럴 것이 그는 아직 연주 중반에 이르기도 전에 얼굴에 땀이 흥건했을 뿐만 아니라마치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듯 끊임없이 몰아붙이는 압도적인 연주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임윤찬 군은 결승전에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협주곡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초고도의 기교를 요하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 Op.30>을 선택했다음표가 인정사정없이 펼쳐져 있는 난해한 악보는 보기만 해도 질릴’ 정도라 하니이 곡 역시 가히 악마적이라 표현할 만하다나는 스토리 클래식에 수록된 QR코드로 해당 영상을 보고 또 보면서이 괴물 같은 작품을 18세에 불과한 임윤찬 군이 완벽하게 소화하는 모습에 내내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19세기 전설의 피아니스트 리스트그런 리스트의 계보를 잇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이 괴물 같은 두 거장이 낳은 유산을 오롯이 건반 위에 써내려간 임윤찬 군을 보며 나는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의 매력에 단숨에 빠져들고 말았다그것은 근엄한 초상화와 웅장한 교향곡으로 박제된 이들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음악가들의 진짜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준 이 책이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토리 클래식은 고전파 음악부터 낭만파 음악까지시대를 초월해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위대한 음악가 16인의 삶과 음악 세계를 담은 예술서다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쇼팽차이콥스키드뷔시 등 음악사에 길이 남을 거장들의 아주 은밀하고도 사적인 삶을 비롯해그들이 낳은 대표곡들이 어떠한 배경을 통해 탄생되었는지 담겨 있다여기에 QR코드만 찍으면 음악가의 곡을 바로 감상할 수 있으니지적 만족감과 정서적 감흥을 동시에 채울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책이다.

 

 

 

음악가들의 삶은 곧 그들 음악의 정체성이기도 한 것

 

 

  고전주의 음악이 꽃피던 18세기에는 하이든과 모차르트라는 2명의 천재가 등장하여 셀 수 없이 많은 위대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그런데 이 두 사람의 삶은 상당히 대조적이었다하이든은 최고의 음악 환경을 제공한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전속 음악가로 채용되어 자신의 작품을 연주할 전속 연주팀을 가진 행운아에 가까웠다많은 작곡가들이 후원자를 찾아 쩔쩔매야 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는 매일같이 자신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자신의 머릿속에 그렸던 음악이 실제 악기로 연주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하나하나 고칠 수 있었다하지만 역설적으로 역대 에스테르하지 공작들의 요구에 따라 음악회에 올릴 맞춤형 작품을 쉴 새 없이 만들어야 했던 음악 노예인 셈이기도 했다그러다 보니 본인 작품을 모방하는 자기 복제도 많을 수밖에 없었고그의 작품이 전반적으로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도 이 때문이었다.

 

 

 

  반면모차르트는 한때 궁정 소속 음악가로 일했지만 전성기 대부분을 독립된 작곡가로 활동했다덕분에 그는 음악에선 역사상 최고의 천재라 불릴 만큼 독보적인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지만안타깝게도 생활을 꾸려나갈 능력은 너무나 모자랐다모차르트 연구자들에 따르면 그의 아내 콘스탄체의 낭비벽이 모차르트를 빈궁한 삶으로 몰아넣었으리라 추측한다오죽하면 어마어마한 공연 수입과 과외 수업비출판 수입을 벌어들였음에도 끼니는커녕 겨울에 난방용 연료를 살 돈도 없었을까심지어 모차르트의 장례식은 위대한 음악가의 장례식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초라했으며가난했던 탓에 시 외곽에 있는 공동묘지에 다른 시신들과 함께 매장되어 그가 어디에 묻혔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대조적인 두 천재 음악가의 삶을 바라보며 저자는 우리에게 질문한다. 35년의 짧은 인생을 불사르고 간 모차르트의 삶과 77년간 장수하며 지루하지만 평온한 하루하루를 살았던 하이든의 삶 중 어떤 인생에 더 끌리는가하고아마도 나라면 하루하루를 묵묵하게 살다간 하이든의 삶을 살지 않았을까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모차르트의 삶을 갈망하며 내내 그를 부러워했을지도 모르겠다.

 

 

 

모차르트는 주변 사람들에게 저를 사랑하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성장기를 마차에서 보내다시피 했으니 몸이 건강하게 자랐을 리 만무합니다모차르트가 열세 살이던 1769아버지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 당시 기록을 읽어보면 아동 학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고된 일정의 연속입니다그중 한 대목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모차르트 부자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로마로 이동할 때, 27시간 동안 흔들리는 좁은 마차를 타고 직행했다고 합니다그사이 둘이 먹은 것이라곤 차가운 통닭구이 4개와 빵 한 조각쌀밥이 전부였습니다마차 안에서 모차르트가 잠을 잔 시간이라곤 2시간이 전부였고요. / 48p

 

 

포디엄 위에선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는 말러였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환자처럼 침대 위에 누워 있기 일쑤였습니다. 160센티미터의 작은 키에 허약한 체질이었던 말러는 일을 할 때면 강박증적 성향이 극대화되며 늘 자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였습니다작곡과 지휘 외 일체 사교 활동도 하지 않았고평생 휴가라는 걸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의 아내 알마는 훗날 이렇게 술회했습니다.

말러는 끊임없이 질주하고미친 듯이 집중하며 자신의 허약한 체질을 극복했다.” / 265p

 

 

사티는 강박적인 성향이 강했습니다사티는 자신의 책에 생활 패턴을 적어놓았는데굉장히 기묘합니다.

나는 오전 7시 18분에 기상한다. 9시 23분부터 11시 47분까지 영감을 받는다. 12시 11분에 점심을 시작해 12시 14분에 식탁에서 일어난다밖을 걸을 땐 뒤를 조심하고주의해서 숨을 쉰다오랜 시간 패션 잡지를 보고 흰색 모자와 흰색 양말흰색 조끼를 입는다나는 한쪽 눈만 감고 깊게 잔다내 침대에는 동그랗고머리가 들어가는 구멍이 있다.’ / 311p

 

 

 




 

 

 

 

  귀족 가문 또는 교회에 종속되기를 거부한 예술가 베토벤좋은 친구들을 곁에 두었지만 그로 인해 고작 31년의 짧은 삶을 마감한 비운의 천재 슈베르트사랑을 갈구했지만 허약하고 불완전했던 남자 쇼팽, ‘그리스 신의 모델로 불릴 만큼 최고의 미남 피아니스트였던 리스트막장 드라마급 치정극을 일삼는 마성의 매력남 바그너자신의 후원자인 폰 메크 부인과 무려 13년간 편지만 주고받은 차이콥스키이 책을 읽다보면 너무나 예민했고그래서 자신을 몰아붙였으며때로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했던 음악가들의 복잡한 삶 앞에서 음악은 그들의 삶이자 언어였음을 체감하게 된다또한 창작은 고통은 수반하기 마련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들의 삶을 통해서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쇼팽은 너무나 부서지기 쉬운 남자인 동시에 완전하기도 해친절하고 우아한 데다 인내심이 강한데오히려 그 점이 마음에 결려왠지 이 거친 세상의 생활을 그가 오래 견디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 122p

 

 

 




 

 

 

 

  한 권의 책으로 거대한 클래식의 세계를 쉽고 재미있게 마주한 기분이다무엇보다 음악을 보다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섬세한 구성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클래식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클래식을 가까이 느껴보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을 소장해보시길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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