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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 - 경제지 홍 기자가 알려주는 똑똑한 절약의 기술
홍승완 지음 / 가디언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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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짠테크!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한 첫걸음, 절약으로 내 통장을 레벨업하는 기술!
고물가 시대,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을 처절하게 실감하는 중이다. 작은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 한 바퀴 슬쩍 돌고 왔을 뿐인데 5만원은 쉽게 넘어간다. 고작 생필품 몇 개, 야채 몇 개 정리하고 나면 끝. 대체 내가 뭘 사왔나 싶게 급격히 허무해진다. 기름 값이 신경 쓰여서 드라이브는커녕 열심히 걸어 다니고 있는 마당에 플렉스나 욜로 따위가 다 뭐란 말인가. 커피 한 잔 값도 부담스러운 요즘, 이 고물가 시대를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지낼 수 있을지 고민이 크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눈에 띄는 키워드 하나가 있다. 바로 ‘짠테크’다. '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로, 불황을 견디기 위해 단순 아끼고 안 쓰자는 의미보다 불필요한 낭비를 막자는 의미에서 생겨난 말이다. “버는 재주가 없다 보니 짠테크로 살아남았습니다.” 아주경제신문의 기자이자 『짠테크로 생각보다 많이 모았습니다』의 저자 홍승완은 수중에 있는 돈을 불리기 위한 방법으로 꼭 주식이나 펀드와 같은 재테크를 시작해야 할까 자문했다고 한다. 그에게 있어 주식은 육체적?정신적 노동을 고려했을 때 가성비가 썩 좋지 않은 재테크였기 때문이다. 주식과 펀드 같은 재테크로 10만 원을 더 벌기보다 차라리 10만 원을 아끼는 편이 훨씬 쉽고, 빠르고, 덜 스트레스 받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무작정 아낀다면 진즉에 성공했겠지. 절약에도 기술이 필요한 법. 이 책은 절약을 시작했더라도 곳간이 쉽게 채워지지 않는 이들에게 공감과 도움이 될 만한 노하우를 전하고자 한다.
가난에도 이자가 붙는 법,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듀젠베리는 1949년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 「소득, 저축 및 소비자행태이론」에서 ‘톱니바퀴 효과’를 언급한다. 특정 수준에 도달한 소비 수준을 이전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을 가리키는 용어다. 한쪽으로 돌기 시작하면 반대 방향으로 되돌리기 힘든 톱니바퀴의 특성을 소비 습관에 빗댄 것이다. 다시 말해, 한 번 늘어난 소비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 중고차 전문 유튜버에 따르면 자신의 수입 범위를 훨씬 초과해 고가의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의 대표적인 특징이 바로 큰돈을 ‘벌어본’ 경험이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어느 달은 100만 원, 다른 달은 200만 원이 통장에 찍힐 때도 있지만 한 달에 400만 원을 ‘벌어본’ 경험 때문에 소비 수준은 늘 400만 원을 번 때로 고정돼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평소에 쓰던 소비 습관에 익숙해져 절약을 하기 쉽지 않다. 이래서야 짠테크를 하겠다고 마음먹는다 해서 실천할 수 있을 리 없지 않나. 이에 저자는 지금껏 내 ‘소비 톱니바퀴’는 얼마짜리였는지, 짠내 생활을 시작하기에 앞서 톱니바퀴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에서 알려주는 짠테크를 위한 또 하나의 스텝은 바로 ‘SNS라는 허물로부터 벗어나라’이다. 신기하게도 SNS를 한글 키보드로 치면 ‘눈’이란 단어가 입력된다. 즉, SNS는 눈이다. SNS를 할수록 남들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우리는 그에 맞는 불필요한 지출을 할 때가 많다. ‘내가 이렇게 잘 먹고 잘 산다’ ‘나는 이런 것도 살 수 있다’ 그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인정욕구를 채우고자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자. 다음 방법은 미래 낭비를 막기 위한 소비 욕구 억제제로 ‘적금’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거 사면 다음 달까지 힘들지 않나?” 소비통제가 안 돼 저축을 못하는 게 아니라 실은 저축을 안 해 소비 통제가 안 된다는 말이 있듯, 저자는 자신이 한 달 동안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이 얼마일지 계산해보고 적금을 통해 월급에 선을 그어보라고 강조한다.
“그거라도 내가 통제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강조했다. 절약도 마찬가지다. 내가 받는 돈을 내 마음대로 늘릴 순 없겠지만, 이 돈을 어떻게 쓸지는 내 손 안에 달려 있다. 이조차 통제하지 못한다면 위기인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게 분명하다. / 54p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자 브라이언 넛슨 교수 연구팀이 신경과학 분야 학술지 「뉴런」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신용카드를 쓰면 현금을 사용할 때보다 전두엽 측위신경핵이 덜 활성화됐다. 이 부위는 무언가를 잃어버렸을 때 통증을 느끼는 부위로 신용카드를 쓸 때 뇌에서 느끼는 통증이 현금으로 결제할 때보다 작았다. 연구팀은 “현금을 쓰면 화폐라는 물건이 사라지지만, 신용카드는 다시 돌려받기 때문에 뇌가 통증을 덜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날수록 뇌가 소비 행위에 무뎌질 수 있단 의미다. / 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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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물건을 사기에 앞서 흔히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커피 한 잔 덜 마시면 돼.” “외식 한 번 덜 하면 돼.” 우리는 큰돈을 써야 할 때 멈칫한다. 200만 원짜리 노트북을 산다고 가정해봤을 때, 12개월 할부로 계산하면 한 달에 16만 원 꼴이다. 이를 또 30일로 나누면 하루에 5,300원. 즉 하루에 커피 한 잔 안마시거나 외식비를 좀 더 줄이자고 생각하면, 200만 원짜리 고급 노트북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나눗셈으로 생각하면 200만 원 소비도 할 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저자는 ‘부자는 돈을 쓸 때 곱셈으로 생각하고, 가난한 사람은 나눗셈으로 생각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매달 3,000원씩 나가는 휴대폰 부가서비스를 가입할 때 가난한 사람은 한 달 3,000원을 30일로 나눈다고 한다. 그러면 하루에 100원꼴이니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는 생각에 도달한다. 반면 부자는 한 달 3,000원에 12개월을 곱해 1년에 3만 6,000원이 지출된다고 계산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해당 부가서비스를 가입할지 말지 내 안에서 좀 더 분명한 판단이 서지 않지 않겠는가. 돈에 쫓겨 살 것이냐 쥐고 살 것이냐는 이처럼 단순한 셈법에 따라 나뉜다는 것을 잊지 말고, 나의 소비 자세를 늘 경계해야겠다.
펀햄 교수가 말한 세 가지 시점은 최근 SNS에 곧잘 등장하는 신조어 ‘시발비용’과도 맞닿아 있다. 흔히 ‘홧김비용’이라고도 부르는 시발비용은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 쓰지 않았을 돈을 뜻한다. 여기엔 짜증 나거나 화가 나서와 같은 감정 어휘가 담겨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고급 미용실에 가서 파마를 한다거나 충동적으로 저지른 온라인 쇼핑, 평소라면 버스나 지하철로 이동했을 거리를 특별한 이유 없이 택시를 타고 이동해 나가게 된 비용 등이 해당된다. / 87p
외부 일정이 없는 날을 노머니데이로 정해 특정 요일의 지출을 0원으로 만드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자. 그다음 노머니데이에 익숙해지면 일주일 중 하루~이틀에서 사흘~나흘로 ‘하루 지출 0원’을 늘려나가자.
자잘한 지출을 지속해서 막아 아낀 돈으로 저축 통장을 만드는 것도 좋다. 나는 이를 ‘동기부여 통장’이라고 부른다. 노머니데이로 아낀 돈을 저축하면 그간 참아왔던 소비 욕구가 얼마짜리였는지 통장 속 금액으로 환산해볼 수도 있다. 이는 노머니데이를 이어나가는 원동력이자 촉진제가 된다. / 102p
특히 가계부 쓰는 팁으로 신호등 색(빨강?노랑?초록)을 활용하는 법이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교통비나 통신비 등 생활에 꼭 필요한 지출 항목은 초록색 형광펜으로 표시한다. 이 지출은 말 그대로 통과해도 괜찮단 뜻이다. 반면 낭비는 아니지만, 충분히 줄일 수 있는 지출이라고 판단되는 항목엔 노란색 형광펜을 칠한다. 이는 언제든지 줄일 가능성이 있는 항목이다. 반면 빨간색 형광펜으로는 낭비라고 판단되는 항목에 칠한다. 충동적으로 구매한 전자제품이나 옷, 액세서리처럼 소비를 중단했어야 한다는 의미로 빨갛게 표시를 하면 소비에 대한 저항감이 분명해질 테니 말이다.
며칠 자고 난 뒤엔 새것도 헌 것이 된다. 그래도 간혹 충동구매 욕구가 생길 땐 ‘72시간 법칙’이 도움된다. 세계적인 성공학자 위르겐 휠러는 “어떤 생각이나 계획을 72시간 안에 실행하지 않으면 실행률이 1%로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즉 사고 싶은 물건이 생겼을 때 바로 구매하지 않고 약 3일 정도만 고민하면 구매 욕구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의미다. 만약 3일 뒤에도 구매 욕구가 크다면 그땐 과감하게 소비하자. 그럴 때는 큰돈이 나갔단 아쉬움보다 소유의 기쁨이 클 것이다. / 152p
2021년 9월 기준 전국에 있는 청년공간은 총 218곳으로, 시설 대부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주변에 있는 청년공간을 찾고 싶다면 온라인청년센터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된다. 홈페이지 상단에 있는 ‘청년공간’ 메뉴에 들어가 ‘청년공간검색’을 클릭하면 지역별 청년공간을 찾을 수 있다. 또 일부 청년 공간에서는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카페 분위기에서 일하고 싶은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이용하면 좋다. 단 방문하기에 앞서 미리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한다. 커피값 걱정 없이 카페 같은 분위기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싶다면 주변에 가까운 청년공간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 19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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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가짜 배고픔으로 지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브로콜리 테스트’, 네이버 영수증 리뷰와 리워드앱 캐시카우로 얻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활용하는 법, 일상카페와 팔라고 앱을 통해 기프티콘 활용하는 법, 만기된 보험급을 찾고 카드 포인트를 현금화하는 법, 도서관 매거진으로 잡지 구독료 아끼는 법 등 실생활에서 유용한 짠테크 활용법들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나의 소비심리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진단해보고, 아끼고 안 쓰는 생활을 해보고 싶었지만 잘 안 되던 사람들에게 마인드 세팅을 이끌어준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인 책이다. 고물가 시대에 이 책을 통해 나의 소비 형태와 심리를 점검해보고 ‘짠내’가 아니라 ‘현명한’ 짠테크에 도전해보시길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