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 - 명진스님의 사회성찰 이야기
명진 스님 지음 / 말글빛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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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를 봐도 그냥 참고, 못 본 척하고 살아가는 시대다. 그래야 자신이 생존할 수 있으니까, 혹은 그렇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자신에게 닥칠 그 어떤 위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옳은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바로 명진 스님과 같은 분들이다.

 

히틀러 시대에 살았던 본 회퍼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미친 사람이 차를 몰고 가고 있다면 당신은 종교인이라고 해서 그 미친 사람의 차로 인해 죽은 사람들의 장례식에서 미사나 지내주어야 하겠는가? 당장 그 미친 사람에게서 운전대를 빼앗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는 또 많은 이들이 불의를 봐도 모른 체 하고 고개를 돌린다면 결국 그것이 자신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당신은 히틀러 반대자가 잡혀갈 때에도 나와 상관없다고 침묵했고, 공산주의자가 잡혀갈 때도 나와 상관없다고 침묵했고, 유대인이 잡혀갈 때에도 나와 상관없다고 침묵했고, 노조원들이 잡혀갈 때에도 나와 상관없다고 침묵했고, 가톨릭인이 잡혀갈 때에도 나와 상관없다고 침묵했다. 이제 당신이 그들에게 구속을 당했을 때, 당신의 부당함에 대해 말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정부는 정부에 반대하는, 정부를 비판하는 모든 이들의 입을 강제로 막으려 했다. 미네르바, PD수첩, 쥐 그림을 그린 강사나 민간인 사찰에 이르기까지 법을 초월해, 법을 휘둘렀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 등 같은 족속끼리도 사찰하고 감시했다.

 

하지만 언론계, 종교계는 스스로 입을 닫았고, 오히려 함께 편승해 더러움을 자초했다. 기독교는 말 할 것도 없고, 불교계 역시 혼탁하긴 마찬가지였다. 4대강을 반대하며 문수 스님이 제 육신에 불을 댕겼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더니, 고작 정부의 템플 스테이 지원이 삭감되는 것에서는 목숨을 걸고 투쟁하겠다는 코미디를 연출했다.

 

조계종 총무원의 수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 운동원으로 활약했고, 그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수행자라는 사람들이 오로지 돈과 권력에 눈이 시뻘건 모습들. 불의를 보고도, 그게 불의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이들이 무슨 종교를 논하고, 무슨 부처님을 논하겠는가.

 

명진 스님은 서울 강남의 부자 절 봉은사에서 주지의 소임을 맡으면서도, 권력과 불의에 굴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강남 아줌마, 할머니들을 깨우치려 노력했고, 그 성과로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었다. 그 일들이란 무슨 정치적 꼼수가 아니었다. 어려운 이웃들을 더욱 많이 도와준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한국 불교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랐다. 스님의 노력이 어느 정도의 역할, 성과를 거두었는지는 아직 자신할 수 없다. 하지만 스님이 주지에서 물러난 이후의 상황을 본다면 어느 정도 짐작은 가리라.

 

스님은 여전히 서슬 퍼런 말씀을 멈추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밉고, 현 정부가 자신을 겁박했기 때문이 아니다. 다만 이 나라 모든 국민들이 보다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이제 스님의 두 번째 책이 나왔다. 부제는 서이독경, 즉 ‘쥐 귀에 경 읽기’다. 아무리 못 알아 듣는다 하더라도, 스님은 끊임없이 서릿발 같은 꾸지람으로 세상을 바로 잡으려, 더 많은 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스님이 우리 민족21의 발행인이라는 것이 참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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