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종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영 옮김 / 오멜라스(웅진)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3.9

 

465페이지, 22줄, 27자.

 

작가의 patternist 시리즈 5권 중 네 번째 책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마지막이 [내 마음의 마음]이라는데 앞의 3권에 대한 정보는 없네요. 아무튼 이런 정보를 알기 전에, 시작 시점이 17세기 말인데 살아온 기간이 3700년쯤 된다는 것은 '20세기 말이면 대략 4천 년이 되겠군'이란 짐작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도로'는 누비아 지방에서 태어난 초능력자(강력한 혼령)인데 이행기에 옆에 있던 사람(처음엔 통제가 안되어 엄마와 아빠)에게로 영혼이 넘어갑니다. 몸을 빼앗긴 사람은 도로의 혼이 떠나면 죽게 됩니다. 아니, 실제로는 도로가 들어가는 순간 죽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냥 신체를 빌리는 것이므로 그 사람의 본래 능력은 없어지고 신체적 조건만 갖춘 평범한 사람이 됩니다. 죽을 수 없는 몸이므로 3700년을 살아오게 됩니다. 빌린 육체가 죽으면 가까이 있는 인간에게 넘어갑니다. 미리 인지한 경우엔 그 사람에게, 아니면 그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그러다가 자신 같은 초능력자(비록 능력의 종류는 달라도)에게로 가면 더 오래 편히 지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자 그런 사람들을 모아 기르게 됩니다. 집단정착촌을 만들어 주고 다양한 능력자를 교배하여 더 우수한 후손을 기대하는 것이지요. 때로는 꽤 뛰어난 능력자를 그냥 인지하여서 그곳으로 끌려가게 됩니다.

 

안얀우는 아프리카인으로 300여 년을 살아왔습니다. 그녀는 이행기 때의 젊은 몸을 유지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또한 치유자로서의 능력도 약간. 모든 침입자(미생물이든, 독물이든, 음식이든)을 인지하고 척결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또 육체적 힘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죽을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도로 같은 종류에겐 어쩔 수 없지요. 그래서 도로의 정착촌인 뉴욕 휘틀리에 반강제로 끌려가게 됩니다. 안얀우는 아내가 될 줄 알았는데, 도로는 자기의 아들인 아이작에게 넘깁니다. 도로에겐 인간이란 교배의 대상일 뿐이고 필요시 몸을 빌리는 존재니까 가능한데, 안얀우에겐 부자를 연이어 상대하는 것은 불경한 것입니다. 도로는 이런 수집체들을 용도가 다하면(다했다고 생각하면) 그 몸을 취해서 죽이는데, 아이작의 요청으로 아이작이 죽기 전엔 안얀우를 죽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토마스와 안얀우의 딸 중 느웨케는 강력한 능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되었는데 이행기에 정신이 나가서 안얀우를 공격합니다. 아이작이 느웨케를 죽이고 죽자 안얀우는 도로를 피해 달아납니다. 도로는 인간형만 추적할 수 있기에 동물로 변형하어 달아난 안얀우를 감지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이야기는 1690년, 1741년 그리고 1840년으로 진행합니다.

 

특이한 설정이여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사실 도로의 입장에선 3700여 년간 살아왔기에 각 지역별 인간의 문화가 별게 아니죠. 문화란 공감하는 사람들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요. 안얀우도 옳지만 도로도 옳다는 것입니다. 오래 살다 보면 가치관이 일반적인 수명의 사람과 다를 수 있겠지요. 그래도 그 대상자가 된다면 끔찍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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