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전쟁 - 개정판
윌리엄 위어 지음, 이덕열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3.5

655페이지, 26줄, 27자.

편집 점수는 낮게 책정했습니다. 번역자로 한 명만 나와있지만 동일 인물에 대해 챕터에 따라 다른 이름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복수의 번역자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쩌면 편집자도 여럿일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무척 오랜 기간 동안 왔다 갔다 하면서 번역을 한 것이겠지요. 편집자를 나무라는 이유는 612페이지를 보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오스탕스라고 나온 게 2번, 오르탕스는 3번입니다. 순서가 오스-오르-오스-오르-오르탕스입니다. 오스탕스가 맞습니까, 아니면 오르탕스가 맞습니까? 두세 줄 간격을 두고 단어가 이렇게 바뀌어 사용된다면 펄쩍 뛸 노릇입니다.

영어 제목이 보여 주듯이 저자가 생각하기에 (다시 강조합니다. 저자가 생각하기에) 세상에 영향을 크게 미친 50 전쟁을 모은 것입니다. 잡학다식한 제가 -이러면 보통은 교만하다고 하지만 저는 이래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경우가 잦아서요- 아는 전쟁이 40개 쯤 되더군요. 물론 안다고 해서 상세히 아는 게 아니라 이런 저런 경로로 다양하게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절반 쯤은 비슷한 논조로 다른 절반 쯤은 조금 다른 각도로 알고 있었습니다. 아리송한 게 나머지 열 개 정도인데 읽고 나니 일부는 뭔 소린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선정된 기준은 역사의 방향을 바꿀 만한 것들입니다. 치열했다든지 그런 게 아니라요. 해전은 5개 정도 취급되었는데 선정한 작가 마음이겠지요.

전쟁이라고 되어 있지만 원래 제목을 보면 'battle'입니다. 보통 battle은 war의 일부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선정한 것 중에는 십여 년 동안 지속된 것도 있으니 엄밀한 의미의 battle을 넘어섭니다.

저자는 독특한 시각을 자랑합니다. 통상적인 알렉산더의 동서문명의 융합을 부인합니다. 저도 그게 늘 의심쩍었던 것입니다. 저자는 오히려 몽골의 침략에 더 큰 비중을 둡니다. 다른 것들에서도 자주 저자는 기존의 통설을 부인한다고 주장합니다. 역사학자라면 자기의 주관을 가끔은 주장해도 될 것이므로 무관합니다.

책 자체로 다시 돌아가서 하나하나의 (전쟁)이야기에는 배경이 되는 이야기가 나오고 본론이 나오다가 뒷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문제는 어디까지인지 불명확한 게 종종 보이고, 문장 구성에서 혼선이 자주 보인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번역상의 문제일 수도 있지요. 하긴, 어떤 책은 원서랑 비교할 때 엉뚱한 문장에서 끊어서 새로이 단락을 만들기도 하니 이 책도 안 그러란 보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확인한 게 아니므로 일단은 저자에게 씌우겠습니다. 그리고 별로 안 중요한 -일회용인- 사람의 이름이 너무 많아서 혼란을 가중시킵니다. 실제 본문이 아니라 제가 임의로 만들어 보자면 이렇습니다. 3중대장인 김유신은 어쩌구 저쩌구. 때로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책에서라면 대부분은 별로 필요없는 주절거림입니다. 그 이름이 없다고 해서 본문을 이해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전쟁에서는 지도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렇게 책을 보는 독자들에게도. 그런데 대부분은 지도가 없고 혹 있다고 해도 매우 부실합니다. 상세도가 필요한 곳에는 전체 지도를, 전체를 조망할 필요가 있는 것에서는 어떤 특정 부분을. 게다가 편집자들도 편승해서 지도를 우리말로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누구나 프랑스어를 읽을 줄 안다면 모를까 본문에 나온 장소도 제대로 못 찾는 지도가 왜 옆에 있어야 한단 말입니까? 별 의미없는 삽화도 꽤 보였습니다. 그림 자체가 별로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나면 그 의미가 더 커집니다. 하지만 전쟁(이든 전투든)을 잔뜩 모은 책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점수를 보시면 알겠지만 아슬아슬하게 4점입니다. 반올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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