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야스미나 카드라 지음, 이승재 옮김 / 문학세계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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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의사 아민 자파르는 어느 날 병원 근처에서 터진 자살 폭탄 테러가 아내 시함 자파르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을 문초한 경찰에게서 알게 된 사실이다.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이미 지역사회와 병원에선 이방인이 되어 버렸다. 화가 난 그는 아내가 마지막에 보낸 편지를 단초로 베들레헴을 방문하여 그쪽 조직을 들쑤신다. 그 후 조카 아델이 관여되었음을 알고 예닌까지 찾아가기도 한다. 그러다가 고향에 가서 친척을 만나 회포를 풀다가 조카 윗삼이 자살폭파범이 되는 바람에 이스라엘 군이 집을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만다. 큰 아버지를 모시고 있던 조카 파탄이 없어져서 그녀를 찾아 예닌으로 왔다가 무인정찰기에서 날아온 로켓에 쉐이크 마르완이 탄 차량이 폭발할 때 인근에 있다가 중상을 입고 후송되지만 죽고 만다.

작가는 알제리 군인 출신이라고 되어 있다. 이 이야기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등장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하나는 시함과 그 배후의 인물들이다. 이들은 아민이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자신들의 이념을 글에 쏟아놓는다. 다른 부류는 이스라엘 당국이 아니라, '내가 꿈꿔온 모든 게 연기처럼 사라진' 아민과 주변인물들이다. 한쪽의 이야기는 조직적으로 나열된다. 다른 한쪽은 제한된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들로서 어느 날 갑자기 뒤통수를 얻어맞아 멍청한 정신으로 상황의 부조리함을 외치는 사람이다. 따라서 작가는 테러를 일으킨 사람들의 정당성을 옹호하려는 의도로 글을 쓴 것처럼 보인다. 반대측의 이야기는 원론적인 수준이다. 즉, 다른 사람을 선동하여 테러를 일으키면서 이것이 다른 이들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게 옳으냐고 외치는 아민의 공허한 주장뿐이다. 아민이 만난 조직의 사람들은 확고한 자신들의 생각이 있다. 그래서 아민과 그들은 시종일관 평행선을 달리게 된다. 마지막에 아민이 비명횡사하는 것은 풍자로 생각된다. 어찌되었든지 공평하지 않은 작품으로 생각된다. 

(2009년 9월 29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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