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보
심포 유이치 지음, 권일영 옮김 / 민서각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책을 펼쳐 목차를 보는 순간 인쇄가 잘못되었나? 하는 의문을 가졌다. 5장부터 시작하는 이야기가 혼란을 가져온 것이다. 다른 책과 함께 확인을 하니 시간의 역순과 5장에서 과거로 나가가기 시작하였다.

이 소설은 구성과 함께 재미있는 몇 가지 전개 방식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작가가 강하게 주장하는 것처럼 추리소설의 요인을 가진 것과 현재의 시점으로 모든 것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의 구성과 전개방식을 보면 영화 “박하사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과거의 시점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주인공의 외침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설 속의 주인공은 과거를 새롭게 쓰기보다 현재를 열심히 살고 과거의 열정과 삶들을 되돌려 생각할 뿐이다.

작가가 추리소설이라는 부분에서 사실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살인이나 교묘한 트릭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 장마다 조그마한 비밀들이 숨겨져 있고 끝에서 그 비밀이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것이다. 그 자연스러움과 일상적인 것들이 추리소설이라는 생각을 잘 못하게 하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동의하게 된다.

누구나 현재를 살면서 과거의 어떤 시점에 대한 후회와 반성이나 계기를 생각할 것이다. 이 소설은 그 반성이나 후회를 다루기보다 그의 인생의 전환점을 다루면서 삶의 한 시점을 극대화하여 진행한다. 그 시점에서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현재의 삶과 이어지는 끈들이 보이면서 현재의 삶을 사는 것이다.

또 하나의 숨은 것 찾기는 주인공의 부인이 매장마다 등장한다고 하는데 마지막 1장에서는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찾지 못했다. 어디에 숨은 것일까? 아니면 노골적인 등장보다 다른 의미의 등장일까? 책이 주는 재미와 함께 여러 가지 소소한 흥미꺼리를 제공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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