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소년 만화시편 1
서윤후.노키드 지음 / 네오카툰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와 만화의 만남이다. 낯설다. 출판사는 만화시편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런 형태의 출판물이 다른 곳에서 나왔는지 검색하니 잘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장르라는 단어가 먼저 보인다. 이런 형태의 결합으로 책으로 나온 것이 처음이지만 시 한 편을 만화로 그려낸 것이 완전히 낯설지는 않다. 시에 대한 애정이 만화가만의 해석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시인은 이 책을 만화가의 작품이라고 한 것이다. 공감하는 부분이다. 책을 읽다가 시어들이 눈에 들어오지만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역시 만화가가 그려낸 공간과 작은 대사들이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만화를 보는 것도, 시를 읽는 것도 방해한다. 최소한 나의 경우는 그랬다.

 

편집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만화시편의 경우에는 더욱 그랬을 것이다. 만화, 시 전문, 시인의 코멘터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독자가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시 전문, 만화, 시인의 코멘터리라면 더 쉽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 과정이라면 시가 어떻게 이런 만화로 표현되었는지 좀 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을까, 아니 만화 속에서 시를 찾는 노력을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아마도 아직 낯선 장르이다 보니 이런 사소한 부분에 더 눈길이 가는 모양이다.

 

만화시편 속에 담긴 시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모두 열아홉 편이다. 시집으로 치면 많지 않지만 이 모든 시들이 만화로 재탄생하는 것이라면 어떨까? 단편 만화 열아홉 편을 본 것이다. 이렇게 따지면 적은 수가 아니다. 실제로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도 미리보기로 본 <독거 청년>을 봤기 때문이다. 시를 만화가가 이렇게 멋진 만화로 만들 수 있구나 하고 감탄하고, 다른 작품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만화와 시의 결합만으로 이 작품들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인의 코멘터리가 이 부족한 이해를 조금 더 도와줬다. 그렇다고 모두 이해한 것은 아니다.

 

많은 시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은 역시 소년이다. 이들이 자라 청년이 된 경우다. 나의 기억과 추억을 불러오는 장면들이 가끔 보이지만 다른 세대다 보니 많은 부분이 낯설다. 코멘터리 중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시인의 시집에 실리지 않은 작품들이 이 만화시편에 실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무 살에 시인으로 등단했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럼 시집은? 하고 검색하니 2016년 2월에 처음 나왔다. 등단부터 시집 출간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신춘문예로 등단했던 작가들이 제대로 시집 한 번 내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렇게 생각하면 늦지 않았다. 다른 에세이들도 보이니 더 왕성한 활동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가 재료가 되어 만화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아직 나에게는 이해 진행중이다. 이 말은 앞에서 말한 순서의 문제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만화를 새롭게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더불어 시에 대한 감상을 더 깊숙이 할 필요도 있다. 부끄러운 고백을 한다면 여유 있는 독서가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즉각적으로 와 닿은 만화는 <우물관리인>이다. 시와 만화의 연결을 만화가의 상상력으로 잘 채웠다. 시어들이 하나의 이미지로 가끔 다가오는데 이렇게 만화시편으로 나오니 나의 이미지가 조금은 사라진다. 어떤 만화에서는 와! 하고 감탄하는 경우도 있지만. 언제 시간 내어 시인의 시집을 따로 읽고, 만화가의 만화도 따로 읽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