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소녀의 웃음이 내 마음에 - 새로운 명화, 따뜻한 이야기로 나를 안아 주는 그림 에세이
선동기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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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에세이다. 미술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저자가 112편의 그림을 해석하고 자신의 감상을 덧붙였다. 구성은 간단하다. 여섯 장으로 나누고, 각 장은 다시 두 개의 주제로 묶었다. 삶과 희망, 가족 그리고 관계, 그리움과 사랑, 세상과 꿈, 욕망과 슬픔, 마음과 쉼 등이다. 소개글에서 매우 아름답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명화라고 했는데 최소한 나에게는 그렇다. 워낙 회화에 대한 지식이 얕은 나이기에 너무 쉽게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지만 현대 회화로 넘어오지 않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그림의 대부분은 19세기와 20세기 초 작품들이다. 사실적인 묘사가 눈에 들어오는 작품들이 많고, 그 시대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도 적지 않다. 단순한 풍경화도 보이지만 여기에도 저자는 해석과 감상을 덧붙여 다른 시선에서 그림을 보게 한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좋았다. 물론 이 시선이라는 것이 주관적이다 보니 나의 감상과 다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시점이 달라질 때 특히 그랬다. 하지만 무심코 본 그림의 한 부분을 설명해줄 때는 아직 나의 내공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상상력은 이전에 읽었던 회화 관련 팩션으로 잠시 넘어갔다 오곤 했다.

 

하나의 그림을 보여주고 그 그림을 설명해준다. 사실보다는 자신의 해석으로 그림을 읽어준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그 밑에 이것과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말한다. 이 과정이 그렇게 전문적이지도 어렵지도 않다. 편안하게 그림을 보고, 그 후 저자의 해설을 보면 된다. 화가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어 더 궁금한 사람들은 검색해도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몇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역시 그림의 크기다. 표지의 그림만 되어도 그 얼굴이나 조금 더 세부적인 부분을 자세하게 볼 수 있는데 한 쪽에 넣으려다 보니 원본과 너무 차이가 난다. 원작의 느낌을 제대로 누리고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살짝 든다.

 

솔직히 말해 표지가 조금 촌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표지의 그림이 어디에 나올지 궁금했다. 한참을 읽어도 없어, 혹시 없는 것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 순간 마지막 그림으로 등장했다. 책 제목처럼 예쁜 소녀의 웃음이 나를 훈훈하게 만들어줬다. 하지만 읽는 내내 즐거움을 준 것은 다양한 화풍의그림들이다. 어딘가에서 본 듯한 그림도 있었고, 한 번쯤 들은 듯한 이름도 있었다. 정확하게 본 것으로 기억하는 그림이 몇 점 없다는 것도 신선하고 좋았다. 다만 한 점의 그림을 책으로 빠르게 읽다 보니 충분히 오랫동안 감상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이때 앞에서 말한 저자의 설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그림 에세이를 읽으면서 최근에 읽었던 한국 화가 지역에 대한 책이 떠올랐다. 화가에 대한 설명에 항상 따라붙는 것 중 하나가 즐겨 그린 장소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주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을 보면서 사진 같다고 느꼈고, 왜 현대 회화가 사실주의에서 다른 방향으로 바뀌게 되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미술에 대한 책들을 읽으면서 느꼈던 부족함을 이번에도 역시 느꼈다. 사놓고 묵혀두고 있는 미술 에세이나 회화집들이 생각났다. 얼마 전 다녀온 화가 전시회를 너무 대충 본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봄의 노곤함을 날려버릴 외출에 미술관을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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