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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로마사 2 - 왕의 몰락과 민중의 승리 ㅣ 만화 로마사 2
이익선 지음, 임웅 감수 / 알프레드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왕정이 무너진 이후부터 포에니 전쟁 전까지 이야기다. 마지막 왕 거만한 타르퀴니우스가 쫓겨났다고 하지만 그가 왕의 자리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다. 왕은 자신의 세력을 모아 로마를 공격하지만 실패한다. 다른 에트루리아 왕 포르센나에게 붙어 로마의 왕위를 다시 빼앗으려고 하지만 로마 시민들의 놀라운 희생정신에 감복한 포르센나가 정복 직전에 물러나면서 로마는 그 이름을 유지한다. 특이 가이우스 무키우스가 보여준 행동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행동들은 로마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나타난다. 거대한 제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일도 필요하다.
이번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공화정 귀족과 평민들의 대립과 공존이다. 왕이 쫓겨나 공화정으로 변했다고 하지만 이 공화정은 모두 귀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신들을 대표하기 위한 집정관을 두 명 내세우지만 임기는 겨우 1년이다. 성문법이 없어 귀족들이 그리스로 유학을 가서 12표법을 만들었지만 이 법 또한 귀족을 위한 부분이 더 많다. 이 시대 에피소드를 몇 개만 보아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귀족들의 힘 앞에 평민은 너무나도 무력하다. 하지만 평민들이 뭉치면 어떨까? 이런 점에서 평민들의 기나긴 투쟁기이기도 하다. 이 과정이 없었다면 결코 로마는 제국을 건설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책에서 집정관, 독재관, 호민관 등이 어떻게 탄생했고, 이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이전까지 카이사르 전후 역사 소설 등을 읽을 때면 늘 이들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궁금했고 대충 알았었다. 이제 이 의문이 해소되었다. 하지만 이 부분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은 역시 평민들의 연대와 로마의 기사회생이다. 갈리아 족의 침입으로 완전히 무너질 뻔 했지만 금을 지급하면서 위기를 넘어갔다는 이야기에서는 내가 알고 있던 로마와 달라 조금 놀랐다. 그 유명한 카이사르의 갈리아 원정이 어떤 의미인지도 조금은 알게 되었다.
1권과 같이 직설적이고 현대적인 표현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돌려서 말한 것을 그대로 풀어내어 낯선 부분이 있지만 이해는 그만큼 쉬워진다. 로마가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는 과정 속에는 굴욕도 있고 거대한 위기도 있었지만 전편에서도 말한 정복지 주민을 차별하지 않고 동맹자로 받아들인 부분이 큰 역할을 했다. 나중에 이 부분을 둘러싼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생각되지만 대단한 정책적 결단이다. 다만 공화정 원로원의 구성을 보면 아쉽다. 그리고 이 정책을 보면서 왜 발해가 더 오랫동안 제국으로 남지 못했는지 이해하는 단서 중 하나를 발견한 느낌이다. 지금의 한국도 이 부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귀족과 평민의 대결이 분량 속에서 간단하게 표현했지만 그 시간이 결코 짧지 않다. 계속 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로마의 평민들이 전쟁까지 거부하면서 자신들의 권리 중 일부를 쟁취하는 것과 2차 대전 중 공산주의자들이 보여준 행동이 서로 비교되었다.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연대가 어떤 의지로 표현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평민들의 위대한 승리라고 하지만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 시대에는 대단한 진보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 어디선가 나타나 로마를 구하고 사라진 수많은 귀족들의 이야기는 두 계급간의 조화와 동반의식이 필요한지 그대로 보여준다. SPQR(로마의 원로원과 민중)이 진정한 의미로 빛을 발하는 순간이 생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이 조금 낯설었지만 포에니 전쟁부터는 그 유명한 한니발로 시작하여 낯익은 로마의 집정관 등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또 어떤 시각으로 이야기를 풀어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