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패왕록 1
하성민 지음 / 시공사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이젠 10년 정도된 이야기이지만 그의 데뷔작 ‘악인지로’는 많은 이의 찬탄을 받은 작품이다. 본인이
꼭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재능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 후 몇 권의 책을 내지 않았지만 첫 작품을 능가하는 글을 그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짜임새나 진행 방식에서 왠지 조급함이 눈에 들어온다. 글 재주를 말한다면 재능이 있다고 하겠지만 완성도와 세부 전개 방식에서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이 글 강호패왕록 또한 그의 재능이 보이지만 전개 방식과 구성에서는 동의하기 힘든 점과 부족함이 보인다.

우연히 만나 약 300년 전 일대고수 마황과 천황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면서 주인공의 기연과 급진전하는 무공이 세상의 인식과 틀을 달리하면서 작가가 만든 세계 속의 논리를 조금씩 무너트리는 것이다. 강호에서 가장 강하다는 10대 고수보다 더 강한 소림사와 무당의 장문인부터 음모의 배후자까지 모든 것이 마지막 결말에서 급진전되고 전반적인 완급 조절의 실패가 눈에 들어온다.

1권의 약간 지루함이 가시면서 어느 정도 재미를 가지는 것은 설정이 나와 맞지 않기 때문이고 2권 이후 어느 정도 재미를 느끼고 속도감 있게 읽어나가는 것은 작가가 가진 글에 대한 재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이야기 속에 몰입해야만 재미를 느끼게 된다는 말이다.

만약 이 소설도 분량을 늘이거나 초반 이야기의 짜임새를 다시 만들어 개연성을 높인다면 상당히 마음에 드는 무협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허나 사천에서의 이야기가 길어지고 마지막 결전까지의 진행이 너무 빨라지고 이후 등장하는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 흥미를 반감시킨다.

정과 마가 마음에 달렸다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많은 무협에서 보았기에 약간은 진부하지만 역시 작가가 이 주제로 잘 만든다면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비록 약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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