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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캐넌의 세계 ㅣ 환상문학전집 5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6월
평점 :
바람의 열두 방향 중의 단편인 샘레이의 목걸이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갑자기 로캐넌과 샘레이의 후예 이야기로 넘어간다. 반연맹 사람들의 공격으로 로캐넌이 홀로 고립되고 반연맹 세력이 이 별에 자리를 잡은 것을 연맹에 알리려고 하면서 그들의 모험이 시작된다.
헤인 시리즈 초기 작품으로 유배행성, 환영의 도시 등 삼부작의 첫 작품이다. 작가가 창조한 세계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상당히 읽기가 난해한 소설이다. 초반에 그 별에 사는 종족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만 그것을 완전히 기억하고 그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많은 사고를 하게 하는 문장과 서술은 읽기가 쉽지 않다.
그렇게 많은 분량의 글이 아니지만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어 갑작스러운 비약도 보인다. 뭐 그녀가 창조한 세계에 대한 정보가 충분한 사람에게는 많은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지만 곳곳에서 의문점을 자아내는 전개와 행동들은 서술적 구조가 약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SF소설들을 많이 읽지만 이상하게 그녀가 창조한 세계는 나에게 쉽게 와닿지 않는다. 빼앗긴 자들에서 그녀 소설의 재미를 느꼈지만 그 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두개의 별로 나누어 새롭게 시험하는 듯한 구조를 보였기에 때문이다. 이전에 어둠의 왼손에서 느낀 곤혹함이 다시 느껴지는 듯 하다. 하지만 이 연작 소설이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는 텍스트로도 가능한가를 생각하면 그 속에 많은 의문점과 재미가 숨겨져 있지 않을까 한다. 아직 내가 찾지 못했거나 이해하지 못한 것.
아쉽게 느낀 점 하나는 이미 그 별에 수많은 종족들이 살고 있는데 로캐넌의 세계라고 헤인인들이 이름을 붙인 것은 서구인이 아메리카 대륙을 자신들이 발견(?)한 것으로 소유하는 것과 동일선상에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