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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 1
김탁환 지음 / 미래지성 / 199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읽은 그의 세 번째 작품이다. 방각본 살인사건과 열녀문의 비밀에서 우리 역사 속의 한 시대를 추리소설로 흥미와 재미를 가져 주었다면 이 책은 역사적 소재로 가장 많이 다루어진 사람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최대의 전쟁과 그 시대상을 새롭게 해석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순신이 본격적으로 부각되고 우리에게 거대한 인물로 다가온 것은 박정희 시대이지만 그의 위대한 업적이 정치적 목적만으로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가 증명한 것이기에 그 시대를 넘어서 지금도 수많은 작가들에 의해 그려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에서 그는 한 명의 영웅으로써의 모습보다 고민하고 노력하는 완벽주의자로 그려지고 있다. 그와 동시대의 영웅인 원균에 대한 콤플렉스로 항상 고민하고 패배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언제나 남 앞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고 한 인물인 것이다. 또한 권력의 정치성에 자유롭기보다 그 속에서 성공한 자로서 묘사되어지고 있다. 때로는 그 정치라는 것에 의해 좌절하기도 하지만 은인자중하면서 그를 필요로 하는 시대의 요구에 의해 그의 정치적 후원자로부터 다시 살아난다. 그 중심에 굉장히 유연하며 대단한 정치 감각과 군에 대한 이해를 가진 유성룡이 선조 때 정치풍경을 그려내는 인물로 서있다.
또한 그의 평생의 숙적 원균에 대한 새롭게 조명하면서 동시대인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과 애정을 보여준다. 군주로써의 선조에 대한 불안감과 이중적 형태와 야심가로써의 광해군과 시대의 풍운아이자 혁명가로써의 허균의 모습이 그러하다.
역사 속의 인물에 대한 재창조와 재해석은 역사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이 책에서 보여준 그들의 모습은 어떤 사람은 무한한 애정을 보여주며 어떤 이는 과감하게 비평을 가하고 있다. 개인적인 역사와 인물의 인식에 대한 차이는 있지만 그 시대에 대한 공부를 하게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다른 작가들의 이순신이나 임진왜란의 소설이나 역사서를 읽고 싶게 만드는 것은 분명히 작가의 역량이다.
요근래 새롭게 8권으로 출간된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책의 초판본이기도 하다. 8권짜리 책은 이 책의 증간본이자 새롭게 원균과 유성룡 등의 어린 시절과 다른 인물들의 활약이 첨가된 듯 하지만 기본 골격은 유사한 듯 하다. 하지만 티브이에서 보여진 내용을 생각하면 8권이 좋겠지만 깔끔한 내용을 볼려면 이전 4권의 책이 좋지 않을까?
그의 이전에 본 책들도 마찬가지로 책은 읽는 재미와 함께 시대에 대한 이해와 함께 깔끔하고 잘 마무리되었고 작가의 매력이 살아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의 책을 읽고 싶은 것은 그가 시대를 해석하고 재창조하는 능력을 높이 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