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컬렉터 1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영화를 소설보다 먼저 읽게 되면 머리 속에서 영상이 움직이면서 소설의 상상력을 압도하는 경우가 많다. 원작을 영화로 충실히 잘 만드는 경우에 그런 경향이 더욱 강하다.

하지만 시간이 어는 정도 흘러간 후라면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완전한 회상은 불가능한 것이다.

제프리 디버의 라임시리즈 첫 권이자 내가 읽은 그의 두 번째 소설인 본 컬렉터는 원작보다 영화로 먼저 접한 것이다. 이전에 보면서 사지불구의 라임이 색스를 움직여 증거물을 찾고 분석하고 추리하는 것을 보고 상당히 의아해 하였고, 약간은 말도 되지 않는 전개라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코핀 댄서를 읽고 난 뒤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이 책에서 라임의 경우와 사건 해결을 보면서 그런 장애 요소는 완전히 사라졌다. 적지 않은 분량의 소설에서 그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오고 그를 뒷받침하는 사람들의 활약이 자세히 설명되어지면서 짧은 영화(?) 속에서 생략되고 무시된 많은 부분에 대한 이해가 동반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 속 영상과 책 속의 묘사와 서술이 맞물리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한다.

사건의 전개와 해결까지 모두 본 지금에 있어서 그의 소설 형식과 전개 방식에서 코핀댄서와 유사한 점이 많다고 느꼈다. 처음의 사건 발생 그리고 갈등 구조와 마지막 반전을 위한 최후의 장치 등.

다른 점이라면 코핀댄서의 경우 범인이라고 확신한 인간이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였다면 이 소설에서는 범인의 행적을 보여주지만 최후의 순간까지 숨겨두었다는 점이다. 뭐 반전에서 이를 뒤집어 보여준다는 방식에서는 최후의 장치로 남겨두었지만.

이 소설에서 느낀 매력 중에 하나는 역시 라임의 풍부한 지식과 그 지식을 어떻게 그가 쌓았는지 보여준 점이다. 평소에도 뉴욕을 돌아다니며 우리가 평소에 무시하고 지나간 수 많은 거리와 건물 등의 자료를 그를 불구자로 만든 불운한 사고가 있기 전까지 모아두었고 항상 노력하면서 살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사고 이후 그의 노력과 좌절 그리고 다시 부활하기까지가 소설 속에서 마지막 몇 일 동안에 벌어진 사건 속에서 잘 표현되어서 나타난다. 그 사고의 숨겨진 진실도 포함해서.

과거 사건에 대한 모방 범죄이기도 한 이 소설 속의 살인은 또 하나의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하나의 사고와 사건이 동시에 밝혀지고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가 부활하는 장면에서 먼저 이 책을 읽었다면 다음 편에 대한 상당한 기대를 가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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