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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에 관한 거의 아무 것도 아닌 이야기 - 세계현대작가선 7
장 도르메송 / 문학세계사 / 1997년 3월
평점 :
품절
빅뱅에서 시작하여 존재의 독백으로 마무리 되어지는 이 책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소설? 철학?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존재. 인간. 만물. 이 세 가지 단어 혹은 대상 아니면 형이상학적 단어로 표현되어진 이 책은 방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철학책이라 보아도 무방한 이 소설이 독자에게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고 때로는 약간 때로는 엄청난 좌절을 가져다준다.
책을 읽으면서 학창시절 인식론에 대한 수업을 떠오르게 하고 노자의 하늘과 땅 사이에 인간이 가장 귀하다는 문구도 떠오르면서 인간에 의해 쓰여진 다양한 그러나 소수의 형이상학적 존재에 대한 서술과 묘사가 따른다.
철학적, 천문학적, 인문학적, 신학적 지식 등이 가득하면서 면면히 이어져 오는 것 중 인간 중심의 인식 주체로 시작되는 만물과 존재 등에 대한 이야기다.
하나의 소재로 한권의 책이 될 분량이지만 이 만큼의 분량만으로도 읽기가 벅차다. 간간히 대충 읽은 부분도 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고, 그 내용과 의미는 내가 알고 있는 한도에서 나아가질 못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그 문구처럼 내가 세상에 대해 알고 있는 만큼 이 소설은 나에게 다가온다. 새롭게 인식이나 이해를 추가한 부분도 있지만 전체를 이해하는 틀에서는 아는 한도를 쉽게 넘어가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이전에 생각하고 있든 시간과 공간에 대한 것과 신에 대한 부분에서 인식을 공유하는 부분이 있었고 새롭게 얻은 부분도 있다.
가벼운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지 않다.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철학적 범주에 접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