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 여행 - 제주의 속살로 떠나는 특별한 감성 여행
김다니엘 글.사진 / 북카라반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오름을 처음 의식한 것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제주편을 읽었을 때다. 하지만 읽고 2년이 지난 후 가면서 책보다는 그곳에 사는 후배의 정보에 더 의존했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 속에 제주 일주를 하면서 꽤 많은 곳을 둘러보았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었다. 인터넷 검색과 현지인의 정보가 결합한 결과다. 이때 일정을 짜면서 오름에 관심을 두었지만 오름이라고 부르는 곳을 간 곳은 한 곳이다. 바로 윗세오름이다. 후배의 강력한 추천이 있어 반나절을 투자해 다녀왔다. 힘들지만 멋있었다.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 그런데 이 책에 그 오름이 나오지 않는다. 가장 유명한 곳인데 왜일까? 이 책의 목차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 중 하나다.

 

목차를 보면서 낯익은 곳이 몇몇 보인다. 성산일출봉, 수월봉, 송악산 등이다. 이 세 곳 모두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한 성산일출봉이 만족도가 가장 떨어졌고, 송악산이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기대치와 비교했을 때 이야기다. 그런데 내가 이곳을 여행할 때 단 한 번도 이곳이 오름이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나의 오름에 대한 지식은 오름이란 이름이 붙어야만 오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차를 보면서 둘러본 곳이 나와 괜히 반가웠다. 얼마 전 송악산 정상에서 찍은 사진을 다시 볼 기회가 있어 더 반가웠는지 모른다.

 

제주에는 320여개의 오름이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 내가 둘러본 곳은 정말 몇 되지 않는다. 많은 오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오름 여행을 제대로 해볼 생각은 거의 하지 못했다. 그러다 윗세오름을 다녀온 후 살짝 오름에 대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5월의 뜨거운 햇살과 강한 바람과 멋진 풍경 등이 자연스레 떠올랐기 때문이다. 눈을 감아도 그때의 풍경 중 몇몇이 그냥 스쳐지나간다. 좋은 후배 덕분에 알찬 일정을 보냈다는 생각을 늘 하는데 이번에 한 번 더 느꼈다. 그리고 그가 추천한 곳 중 가보지 못한 몇 곳이 떠오른다. 다시 제주에 가면 한 번 둘러볼 생각이지만 현실의 여건이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 하지만 바람은 조용히 가슴속으로 불어온다.

 

모두 35곳의 오름을 다루는데 이 모든 오름을 저자는 한 달 동안 다녔다. 실제는 60여곳을 다녔다고 한다. 목적의식이 꽤 괜찮은 안내서 한 권을 만들었다. 물론 오름에 대한 정보로 가득한 사이트가 있을 수 있지만 책으로 묶여 나온 것은 그렇게 흔하지 않다. 그리고 아주 가끔 봤던 예능에서 나왔던 오름이 말해질 때 올해 다녀올 수 있을까 하는 바람이 생겼다. 혼자 다닌다면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는 오름들이지만 가족과 다리가 불편한 장모님을 모시고 갈 예정이다 보니 갈 수 있는 곳이 굉장히 한정적이다.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난이도를 확인해야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너무 생각이 많은 것일까?

 

구성은 간단하다. 각 오름별로 난이도와 평점을 표시했다. 개인적인 의견일지라도 이 정보가 내가 갈 경우 하나의 척도가 된다. 평점보다 난이도에 더 비중을 두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이 오름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살렸다는 느낌이 없다.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기획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하나의 오름이 끝난 후 한쪽으로 정리한 ‘보일 듯 말 듯 제주 속살’은 제주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전해준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것을 정리하게 하고, 잘못 알고 있던 것을 다시 배운다. 알 수 없는 것은 네 장으로 나눈 것의 기준이다. 나만 모르나?

 

이 책을 선택했을 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정보다. 다시 제주도에 가면 둘러볼 오름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몇몇 곳을 찜해 놓았다. 다시 제주에 간다면 가보고 싶은 곳이다. 송악산은 한 번 더 가보고 싶은데 산 정상을 막은 듯해 아쉽다. 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 금오름, 붉은오름, 영주산 등이 대표적으로 가보고 싶은 곳이다. 물론 언제 이곳들을 둘러볼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제주 여행을 꿈꾸었고, 일정을 머릿속에 그려봤다. 너무 많은 제주 여행 방송 중 오름에 대한 것은 거의 보지 못했는데 누군가 이 책을 읽고 제주 오름을 기획하고 만든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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