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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불안 1
조선희 지음 / 생각의나무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삶을 살다보면 열정에 휩싸여 일을 하거나 불안에 떨면서 살아가기도 한다.
이 책은 열정보다는 불안한 현실에서 열정을 읽어버린 사람들이 그 열정을
조금씩 찾아가는 길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전에 씨네21의 편집장이었던 작가가 영화일을 그만두고 소설가로 바뀌어
처음으로 낸 장편소설인 이 작품은 2명의 화자를 내세우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1권과 2권의 화자가 틀리지만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감정의 묘사는 어떤
순간은 과장된 모습이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1권의 화자는 30대 후반의 직장인으로써 젊은 시절의 열정과 희망을 회사에서
찾고자 한다. 그의 동료였던 친구가 야망 등으로 욕심을 부리면서 이에 대한
고민과 자신의 과거의 모습을 뒤돌아보면서 약간은 낙관적인 결말로 글을
마무리하는데 약간은 부럽고 약간은 의아함을 가진다.
2권은 정신과 여의사를 화자로 내세워 그녀의 주변과 1권의 화자와 겹치는
인물들을 연속선상에서 풀어가면서 과거와 현재에 대해 굽어져 있던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 보고 조금씩 펴나간다.
전체적으로 그들이 삶에서 불안을 느끼고, 삶의 부족함을 느끼는 것을 현재의
부족함보다는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들에게서 찾는다.
나 자신도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고 몇몇 부분에서는
실수한 부분과 안타까운 점이 많이 있고 다시 고치고 싶은 부분이 많다.
허나, 그것은 과거의 것으로 어쩔수 없는 것이 아닌가?
물론 책에서도 이를 껴안고 인정함으로써 그 굴레를 조금씩 벗어나지만
작가가 걸어온 길과 묘사가 나의 삶에 완전히 와닿지 않는 것은 경험이
틀리고 생각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면서 열정보다는 불안에 더 쉽게 동조하는 나의 모습은
왠지 씁쓸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