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한 끼 - ‘문화 유목민’ 주영욱의 서울 맛집 기행 47
주영욱 글.사진 / 덴스토리(Denstory)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맛집 가는 것을 좋아한다. 팟캐스트도 맛집 관련된 것을 많이 듣고, 방송도 맛집이나 음식에 대한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 최근에 찾아보는 음식 관련 방송은 딱 두 개다. 하나는 ‘냉장고를 부탁해’이고, 다른 하나는 ‘수요미식회’다. 올해 가장 뜨거운 음식 방송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것 이전에는 ‘찾아라 맛있는 TV'를 좋아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의 신선한 구성이 힘을 잃었다. 최근에 보는 방송들도 약간 그런 기미가 보이지만 단순히 맛집 소개에만 그치지 않고 음식 재료나 관련 지식을 같이 보여주면서 그 재미를 아직은 유지하고 있다.

 

사실 맛집에 대한 정보가 지금처럼 활성화된 적은 없는 것 같다. 이전에도 맛있는 집에 대한 책이나 정보들이 적지는 않았지만 블로그가 일상화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어딘가 놀러갈 때면 자연스럽게 맛집을 검색하고 그 중 한 곳을 갈 정도다. 이에 대한 부작용도 적지 않아 ‘블로거지’란 단어까지 나왔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도 신문이나 잡지를 보면 꼭 맛있는 집에 대한 소개가 나왔다. 방송국에서 소개한 맛집이 전국 어디에나 가도 있다. 오히려 방송에 나오지 않은 것을 자랑으로 광고하는 집까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맛집을 소개하는 책이 나오면 눈길이 간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기 때문이다.

 

모두 여섯 장으로 나누었다. 친구들과 함께 하기 좋은 맛집, 지친 몸과 마음을 위한 힐링 맛집, 부담 없이 즐기는 골목 맛집, 혼자라도 괜찮은 맛집, 미팅하기 좋은 맛집, 가족과 함께 하기 좋은 맛집 등의 47곳이다. 이 중에서 가본 곳을 세워보니 딱 세 곳이다. 아야진 생태찌개, 광화문집, 중국 등이다. 중국은 딱 한 번 갔고, 다른 곳은 몇 번 다녀왔다. 아야진 생태찌개를 제외하면 다른 맛집 소개 방송을 듣고 찾아간 곳이다. 모두 만족했다. 다만 자주 갈 수 있는 곳들이 아니다 보니 그쪽으로 갈 일이 있으면 한 번 더 맛보고 싶다. 그럼 나머지 44곳은 어떨까? 낯선 이름도 몇 있지만 꽤 많은 수의 식당들이 낯익다. 아마도 다른 곳에서 보고 듣고 한 것 때문일 것이다.

 

주영욱이란 이름이 낯익으면서 낯설다고 생각했는데 그가 운영하는 여행사 이름을 듣고 팟캐스트에 등장했던 것이 떠올랐다. 내가 들은 방송은 ‘탁PD의 여행 수다’란 팟캐스트다. 이 방송에서 소개한 식당 몇 곳이 이 책에도 나온다. 방송을 듣고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책에 적힌 가격을 본 후 주저하게 되었다. 일인분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기 때문이다. 뭐 자주 가는 것이 아니니 이 정도 가격을 지불할 수 있지 않나 하고 말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맛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의 정보만 가지고 가기에 주저하게 된다. 비싸고 맛없는 식당의 경험이 몇 번 있다 보니 더욱 그렇다.

 

2012년부터 ‘중앙선데이’란 매체에 연재한 것을 추려서 책으로 내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실린 것을 감안하면 몇 년 동안 적지 않은 식당들이 나왔을 텐데 그 중에서 뽑았다는 것은 나름 믿을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나의 경험이 주는 신뢰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음식은 개인의 취향을 많이 탄다. 그의 입맛과 나의 입맛이 꼭 맞는다는 보장이 없다. 괜한 트집일까? 아마 이 책에 나온 식당들을 간다면 대부분 만족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가보고 싶다는 식당을 그렇게 많지 않다. 왜일까? 아마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식이 기존의 것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많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또 자신의 감각이 기본이지만 식당 주인들의 주장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모습이 하나의 광고처럼 다가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신문 연재 칼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친절했을 것이고. 물론 그가 자주 가는 식당의 경우는 다를 것이다. 이 식당들 모두가 그가 자주 가는 식당들이라고 한다면 나의 이 트집은 정말 잘못된 것이다. 나의 이전 경험과 상관없이 말이다. 맛집에 대해 관심이 있고, 여기저기 다녀보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