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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니아의 騎士 7
니헤이 츠토무 지음, 김동욱 옮김 / 애니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먼 미래에 지구는 가우나라고 불리는 외계의 생명체에 의해 반으로 잘린다. 인류는 생존을 위해 우주로 나간다. 가우나는 인류를 좇아오고, 인류는 생존을 위해 가우나를 죽여야 한다. 어떻게 보면 인류의 거대한 탈출기이자 생존기다. 이 탈출의 시간이 몇 십 년 정도나 아니라 천 년 이상이 지났다. 광대한 우주에서 인류 유일의 생존선인 시도니아와 가우나의 대결이 펼쳐진다. 제목인 <시도니아의 기사>는 바로 가우나와 싸우기 위해 만들어진 인간형 로봇의 조종사들을 말한다. 이들은 모리토라고 불리는 기체를 타고 나가 가우나와 싸워야 한다. 그런데 이들의 생존율은 5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엄청나게 처절한 싸움이다.
만화는 주인공 타니카제가 쌀을 구하러 나갔다가 세상과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가우나와 싸우는 가상 조정실에서 훈련을 계속 하고 있었다. 배고픔이 그를 시도니아 사람들과 만나게 만들었다. 그를 본 시도니아의 함장은 훈련생으로 뽑고, 과감하게 조종사로 발탁한다. 처음에는 왜 이런 우대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시도니아 함장의 정체와 더불어 타니카제 출생의 비밀이 흘러나온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영웅은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면서 가우나를 물리친다. 이때부터 조종사들의 생존율이 올라간다. 가상체험에서 가장 좋은 실력을 보여주었던 조종사들이 죽었던 것에 비하면 그의 능력은 너무 탁월하다.
이 만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일본 만화가 있다. 바로 <진격의 거인>이다. 공간이라는 배경은 다르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의 등장과 인류의 멸망이란 소재가 연결된다. 거인과 가우나가 이어지고, 거인으로 변하는 사람들과 인간과 가우나의 융합 개체가 비슷하다. 아직 이 거인과 가우나가 왜 인류를 공격하는지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았고, 그 마지막 결말이 어떻게 될지도 알 수 없다. 그리고 거인이나 가우나와 싸우는 장면이 한 권 안에 몇 번씩 등장한다는 것도 비슷하다. 연재라는 방식을 통해 나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구성이자 전개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타니카제가 등장하고 융합 개체가 나오면서 놀라운 힘을 가지게 된 인류가 반격을 가한다는 설정이 지금은 살짝 거부감이 생긴다.
이 만화를 볼 때 불만 사항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가장 큰 것은 등장인물들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비슷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보니 이름이 나오거나 상황을 유심히 보지 않으면 차이를 알 수 없다. 갑자기 과거로 돌아간 장면을 볼 때 이름이나 상황으로 과거란 것을 알 정도다. 그리고 숨겨 놓은 이야기들이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서 흥미가 떨어진 것도 있다. 불사위원회의 구성과 그들이 하는 일, 99%의 인류가 죽은 후 어떻게 지금의 인류가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등이다. 현재까지 읽은 7권이나 지금까지 나온 12권으로는 그 규모가 쉽게 짐작이 가지 않는다.
일본 만화 특유의 코믹함을 곳곳에 심어놓아 작은 재미를 준다. 화려한 그림체와 호쾌한 전투신은 몰입도를 높인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인물이 바로 죽는 일이 벌어지고, 타니카제가 애정을 느낀 호시지로를 흡수한 가우나의 변종이 보여준 몇 가지 일들은 평면적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에 약간의 입체감을 준다. 일본 만화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일본식 건물과 문화 등이 만화 곳곳에 흘러넘치는데 인류의 생존을 위해 우주로 나간 우주선이란 설정과 조금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지만 강한 흡입력을 발휘하는 만화 구성과 전개는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한다. 인공 카비를 대량 생산하여 가우나를 이전보다 훨씬 쉽게 물리칠 수 있게 된 인류의 역습이 과연 어떤 반격을 불러올지도 궁금하다. 우주는 넓고 적은 강대하니 차근차근 읽으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