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고전 : 서양편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김욱동 지음 / 비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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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고전 시리즈 중 서양편이다. 한국편이 나온지 거의 2년이 되었다. 상당히 기다린 작품인데 이제 나왔다. 한국편을 읽으면서 환경 생태학을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구나 하고 감탄했었다. 그 감탄이 이번에는 조금 약해졌지만 <길가메시>에서 시작한 여정은 변함없이 매력적이다. <성경>에서 뽑아낸 이야기는 저자가 너무 나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생각하지 못한 것인데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한두 가지 해석을 해 볼만 할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물론 로마시대 작품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호라티우스의 <서간시>가 있다.

 

생태학과 관련된 문학이나 저서 등을 찾아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충분한 자료가 있지 않으면 더 힘들다. 그래서인지 <성경>이나 <탈무드>를 말한 후 중세는 건너뛴다. 유일하게 다루는 인물이 성 프란체스코다. 이전에 그냥 무심코 읽었던 그의 글을 하나씩 분석하여 보여줄 때 ‘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깨닫게 되었다. 근대와 현대로 넘어오면 조금씩 낯익은 이름과 낯선 이름이 교차하기 시작한다. 인디언의 연설문을 인용할 때 아는 이름이 있는 반면 모르는 이름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이 그렇게 낯설지 않다. 여기저기 다른 곳에서 읽거나 비슷한 글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을 말하면서 서양에서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월든>의 저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다. 솔직히 말해 예전에 읽으면서 지루했었던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하는 것을 자주 접하고, 감탄하는 글들을 보면서 다시 읽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언제 읽을지는 나도 모른다. 사실 이 책의 매력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인용에 있다. 전문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지만 발췌해서 자신의 해석을 곁들이는 방식이 원전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권 정도는 꼭 읽어봐야지 하는 책들이 있다.

 

고전을 환경적 관점에서 해석한다는 것이 신선하다. 현대의 고전들은 검색하면 금방 알 수 있지만 <길가메시>나 <성경>이나 <탈무드> 등의 경우는 다르다. 뭐 워낙 다양한 해석이 나와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이지만 이것이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한 편의 작품만 가지고 분석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작품이나 작가를 끌고 와 해석의 폭과 깊이를 더한 글도 많다. 이럴 때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편에서 가장 감탄한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 고전에 대한 해석과 풍부하고 방대한 지식의 결합이 나의 시선을 끈 것이다.

 

과학의 발전은 인간의 자연 파괴를 가속화시킨다. 지난 2백 년의 시간 동안 인간이 자연을 파헤치고 동물을 죽이면서 풍요로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파괴된 자연은 그 이전 세대보다 몇 배나 빠르다. 지금도 자본은 엄청난 지역을 파괴하고 있다. 석유로 대변되는 화석산업은 환경오염을 가속화시키고 있고, 한 번 환경오염을 경험한 선진국은 이 산업을 후진국으로 이전시킨다. 님비현상을 이야기하면서 이 현상이 단순히 경제적 문제만이 아니라 인종적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고 할 때 “환경문제는 생물학의 한 분과 학문인 생태학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학뿐만 아니라 이제는 윤리학과도 손을 잡아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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