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맨 그레이맨 시리즈
마크 그리니 지음, 최필원 옮김 / 펄스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최강의 킬러가 나타났다. 그의 별명은 그레이맨, 본명은 코트 젠트리다. 책을 읽기 전에 대단히 재미있다는 평을 읽었지만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런 평을 너무 많이 자주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읽으니 진짜였다. 쉴 새 없이 몰아친다. 미드 <24>의 잭 바우어처럼 한정된 시간 안에 적을 물리치는데 그 능력은 몇 배나 더 뛰어나다. 최근에 이런 종류의 액션 스릴러를 읽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한다. 읽으면서 영화로 만들기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영화로 제작중이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2시간 동안 전설적인 킬러의 어마어마한 활약을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젠트리는 하나의 임무를 완수하고 북부 이라크를 벗어나려고 한다. 그때 미군 헬기가 추락한다.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그냥 지나가야 한다. 그의 전직이 CIA 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쉽지 않다. 아니 현재 그가 벌이는 살인이 어떤 이유를 가지고 있는지 보면 더 분명하다. 돈을 위해 살인을 하지만 그가 선택한 목표들은 모두 악당들이다. 추락한 헬기 속 미군이 모두 죽은 것은 아니다. 알카에다나 다른 지역민들이 이들을 죽이거나 포로로 잡아가려고 한다. 힘없이 쓰러진 그들에게 폭력도 가한다. 순간적으로 참지 못하고 몇 명을 죽인다. 낯선 곳과 쉽게 이동할 수 없는 지역에서 그를 향해 다가올 포위망을 힘겹게 벗어나야 한다. 이때만 해도 그가 얼마나 전설적인 인물인지 알지 못했다.

 

킬러들이 홀로 활동하지만 그들을 연결해주는 사람은 꼭 있다. 이 소설 속에서는 피츠로이 경이다. 그레이맨은 그의 관리 아래에 있다. 그에게 내려진 살인 명령은 나이지리아 산업부 장관 아이작 아부바커 박사 암살이다. 의뢰인이 죽어 암살이 취소되었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죽인다. 그런데 이 암살은 나이지리아 아부바커 대통령 동생을 죽인 것이다. 대통령은 로랑그룹과 엄청난 계약을 맺으려는 단계에 있었다. 이 암살이 있기 전 계약서 상에 작은 실수가 있었다. 이것이 빌미가 되어 대통령은 그레이맨의 목을 원한다. 로랑그룹의 전력이 투입된다. 그 일선에 선 변호사는 전직 CIA소속이었던 로이드다. 그는 그레이맨의 정보 파일을 가지고 있고, 피츠로이 경을 협박한다. 그의 아들 내외와 손녀딸의 목숨을 가지고.

 

젠트리를 구하기 위해 온 조직이 피츠로이의 전화 한 통으로 살인자로 변한다. 하지만 낌새를 알아챈 그레이맨은 반격을 가한다. 첫 번째 사살작전은 실패한다. 이때 로드니는 로랑그룹의 보안실 담당 리켈에게 연락한다. 이틀 안에 그레이맨의 목을 가지고 와야 한다. CIA에서도 제거명령이 떨어졌고, 그의 목에는 엄청난 현상금이 걸린다. 그를 잡기 위해 전 세계 암살조직이 움직인다. 그중에 한국 국정원 소속 김성모도 있다. 한국 킬러라서 그런지 괜히 한 번 더 눈길이 간다. 그리고 그의 비중이 다른 암살단보다 높다. 이제 정보가 차단되고,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그레이맨은 수많은 조직의 눈을 피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그가 걸어가는 길에는 피의 강이 흐른다. 처절하다. 통쾌하다.

 

이라크 북부에서 시작한 그의 탈출과 반격의 경로는 프랑스 노르망디까지 이어진다. 비행기로, 기차로, 오토바이로, 자전거로, 자동차로 움직인다. 그가 만들어둔 몇 곳의 안식처는 알려진 곳도 있고, 숨겨진 곳도 있다. 알려진 곳은 몇 명만 겨우 안다. 이것은 상대방의 배신을 알아차리게 만든다. 다리는 총에 관통상을 당하고, 팔과 손목은 부어오르고, 나중에는 배속으로 칼이 들어오기까지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는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기존에 본 주인공들이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는 것에 반해 그는 이것도 쉽지 않다. 암살단이 그를 찾아와 공격을 하기 때문이다. 수면 부족과 육체적 피로도가 엄청나게 쌓여가지만 그의 불타는 의지는 잠시도 끄지지 않는다. 읽으면서 계속 영화가 생각났다.

 

킬러의 세계는 냉혹하다. 하지만 그레이맨은 따뜻한 심장을 가지고 있다. 정의감도 가득하다. 그렇지만 냉혹하고 잔혹한 킬러의 본능은 어쩔 수 없다. 왜 저렇게 갈까 하는 고민은 이야기의 속도에 밀려 뒤로 처져버린다. 그의 암살행에 대한 이유가 이것을 대신한다. 당연히 이런 주인공이라면 후속편을 기대하게 된다. 몇 편 더 나왔다고 한다. 이 책의 성공이 절실하게 다가온 것은 바로 후속편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따뜻한 심장을 가진 냉혹하고 거칠 것 없는 킬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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